[포포투=정지훈]

조재진, 이동국 그리고 최강희 감독. 2006년부터 군 복무를 제외하면 전북에서만 활약한 ‘원 클럽 맨’ 최철순이 전북의 역사를 바꾼 결정적인 인물 3명을 꼽았다.

전북 현대 모터스는 5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 동측 '팬 익스피리언스 센터' 내 이벤트 홀에서 ‘하나은행 K리그1 2025’ 우승 미디어 데이를 진행했다. 미디어 데이가 진행된 ‘팬 익스피리언스 센터’는 전북의 30년 유산을 팬들과 함께 만들어 갈 공간으로 박물관, 오피셜 스토어 등으로 구성돼 있다.

세 번째 기자회견 세션에는 전북의 레전드로 통하는 최철순과 홍정호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최철순은 “감독님이 새로 부임하면서 새로운 축구를 하게 됐다. 힘든 일들이 많았는데, 올해는 선수들과 해보자는 마음으로 잘 준비했다. 홍정호 등 고참 선수들이 잘 도와줬고, 주장단이 잘했기 때문에 하나로 뭉칠 수 있었다”며 소감을 밝혔다.

사실 이번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전북의 우승을 예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지난 시즌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떨어졌었고, 시즌 초반을 불안하게 출발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포옛 감독은 전술적으로 변화를 가져갔고, 결국 전북은 26경기 무패 기록과 함께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이 중심에는 탄탄한 수비가 있었다. 전북은 현재 리그 35경기에서 30실점으로 최소 실점을 기록하고 있고, 최다 클린 시트 기록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베테랑 센터백 홍정호가 중심을 잡아줬고, 국가대표인 박진섭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맹활약하며 전북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이에 대해 최철순은 “감독님이 오셔서 수비적인 부분에 강조를 많이 하셨다. 올해 세트피스 실점이 많이 줄었다. 세트피스 수비를 강조했고, 다 득점보다는 클린 시트를 원하셨다. 저도 최강희 감독님과 함께 하면서 맨투맨 수비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셨는데, 잘 맞았다”고 답했다.

최철순은 전북의 진정한 레전드다. 2006년에 입단한 후 군 복무를 제외하면 약 20년 동안 전북에서만 뛰었고, 리그 우승 10회,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2회, 코리아컵 2회 등 무려 14회 우승을 차지했다. 전북이 총 18회 우승을 차지했다는 것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우승을 최철순과 함께 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최철순에게 비결을 묻자 “비결은 없다. 저는 꾸준히 제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한 것 같다. 꾸준함이 쌓이면 기록이 된다. 꾸준함으로 많은 분들에게 어필 할 수 있어서 기쁘다”면서 “처음에 전북에 왔을 때는 전북이 재정 상황이 아주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점점 좋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모기업에서 많은 지원이 있었고, 클럽 하우스도 지어주셨다. 그런 역사가 있었기 때문에 이런 박물관이 지어졌다고 생각한다. 계속해서 K리그를 대표하는 구단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웃었다.

이어 “저는 말을 많이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운동장에서 파이팅 있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무패를 이어갈 때도,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경기를 뛰지 못하는 선수들을 다독였다. 한 구단의 레전드라고 말하기는 부끄럽다. 레전드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팀을 위해 희생하려고 했다. 그런 마음들이 잘 맞아 들어가서 좋은 성적이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철순이 곧 전북의 역사다. 최철순이 입단하기 전까지 전북은 K리그 최강의 팀은 아니었다. 그러나 최철순은 자신보다 더 중요한 인물 3명을 겸손하게 꼽았다. 첫 번째는 전북을 최강 팀으로 만든 최강희 감독, 두 번째는 전북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는 이동국, 전북을 스타 군단으로 만든 첫 번째 선수인 조재진을 선택했다.

최철순은 “최강희 감독님이 첫 번째다. 기조를 만들었기 때문에 우승을 많이 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이동국 선수다. 동국이형이 우리 팀의 문화를 많이 바꿔놓았다. 마지막으로는 조재진 선수를 말씀드리고 싶다. 재진이형이 전북에 오면서 마케팅 적으로 높아졌다. 팬들이 많이 와주셨고, 덕분에 큰 힘이 됐다. 저는 몇 번째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저는 감독님이 요구하시는 것에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팀에 도움이 된다면 어느 위치에서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제 최철순은 은퇴를 앞두고 있다. 이번 시즌을 마친 후 공식적으로 현역에서 은퇴하지만, 그의 축구는 계속된다. 현재 최철순은 박사 학위 공부를 하고 있고, 은퇴한 후에는 K7리그에서 계속 뛰고 싶다는 이야기도 했다.

최철순은 “선수로서 경기를 뛰고 싶은 마음은 지금도 가지고 있다.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박사학위 공부도 하고 있고, 하고 싶은 것이 많다. 유소년 선수들에게 관심이 많다. 어떻게 하면 도움을 줄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논문도 준비하고 있다. 제가 생각했던 축구를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다. 재능 기부도 많이 했는데, 축구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전북에 도움이 되는 선수로 남고 싶다. 트레이닝에 대한 공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은퇴식에 대해서는 “제가 빛나는 것도 좋지만, 저를 위해 고생해준 가족들이 빛났으면 좋겠다. 많은 준비를 구단에서 해주시는 것 같은데, 감사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많은 선수들이 환호를 받으며 은퇴했으면 좋겠다. 가족들의 의사가 가장 컸다. 좋을 때 마무리를 잘 짓자고 해서 은퇴를 결심했다. 어디에서든 축구를 하고 있을 것 같다. 아직까지 축구를 하는 것이 행복하다. 달릴 수 있을 때까지 축구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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