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포투=박진우]
경질이 유력한 감독들을 조롱하는 상대 관중들의 외침. 아르네 슬롯 감독도 피할 수 없었다.
리버풀은 30일 오전 4시 45분(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에 위치한 안필드에서 열린 2025-26시즌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16강에서 크리스탈 팰리스에 0-3으로 패배했다. 이로써 리버풀은 16강에서 탈락했다.
처참한 결과를 거듭했던 리버풀. 이날 전까지 최근 6경기 1승 5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프리미어리그(PL)에서는 4연패를 당하며 무너졌다. 지난 시즌 ‘디펜딩 챔피언’의 위엄은 온데간데 없었다. 슬롯 감독의 위기설이 피어 오르는 시점이었다.
그럼에도 이날 슬롯 감독은 ‘로테이션’을 활용했다. 슬롯 감독은 “우리 구단을 꾸준히 지켜본 사람이라면 잘 알겠지만, 이 대회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무대다. 6만 명 관중 앞에서, 우리 홈팬들 앞에서 뛰는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싶다. 그게 이유다”라고 밝혔다.
슬롯 감독의 선택은 자충수가 됐다. ‘영건’들의 경험 부족이 여실히 드러났다. 리버풀은 전반 41분 이스마일라 사르에게 선제골을 헌납한 뒤 완전히 무너졌다. 불과 4분 뒤에 또다시 사르에게 실점하며 의지를 잃었다.
후반에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팰리스는 점유율을 내줬지만, 효율적인 공격으로 수차례 기회를 만들었다. 결국 후반 43분 예레미 피노에게 추가골까지 헌납한 리버풀이었다. 리버풀은 안필드에서 0-3으로 완패하며 16강에서 탈락했다.
말 그대로 ‘대참사’다. 리버풀은 최근 공식전 7경기에서 1승 6패를 기록했다. 지난 시즌 단단했던 리버풀의 팀 컬러는 완전히 사라졌다. 최근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는 “리버풀 고위층은 슬롯 감독에게 전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지만, 이 상황이 지속된다면 경질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다.
이날 슬롯 감독은 경질 구호를 들어야 했다. 최근 PL 경기를 보면, 상대 관중이 경질이 유력한 감독에게 ‘경질 구호’를 외친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후벵 아모림 감독이 대표적인 표적이었다. 이날 팰리스 관중들의 표적은 슬롯 감독이었다.
영국 ‘스포츠 바이블’은 “팰리스 관중들은 2-0 리드를 잡은 뒤, 슬롯 감독을 향해 ‘내일 아침이면 경질될 거야’라는 노래를 불렀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굴욕을 면치 못한 슬롯 감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