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포투=박진우]
한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흥부 듀오’. 드니 부앙가도 별명에 만족하는 눈치다.
LAFC는 22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 앤젤레스에 위치한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서 애틀랜타 유나이티드에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LAFC는 5연승을 달리며 서부 컨퍼런스 4위를 유지했다.
이날 부앙가는 결승골을 넣었지만 손흥민에게 혼났다. 결정적인 득점 기회에서 손흥민에게 패스했다는 이유였다. 이날 전까지 손흥민과 부앙가는 총 17골을 합작하며 절정의 호흡을 과시했다. 특히 결정적인 상황에서 서로에게 기회를 양보하는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는데, 이날도 그랬다.
후반 45분 박스 우측으로 부앙가가 완벽한 공간 침투를 가져가며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맞이했다. 순간 반대편에서 손흥민이 자유롭게 침투하고 있었다. 부앙가는 직접 슈팅을 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손흥민에게 공을 밀어줬다. 다만 패스가 너무 길어 득점 기회는 무산됐다.
의외의 선택이었다. '득점왕'에 도전하고 있었기 때문. 부앙가는 이날 득점으로 24골을 기록하며 인터 마이애미의 리오넬 메시와 동률을 이뤘다. 해당 장면에서 본인이 슈팅으로 마무리했다면 득점으로 연결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그 기회를 손흥민에게 양보한 것.
결국 손흥민에게 혼났다. 손흥민은 경기 직후 구단 인터뷰에서 "부앙가 제발 그냥 슈팅을 해라. 그 순간 내 몸짓과 제스처 때문에 네가 패스를 선택한 걸 안다. 하지만 특히 오늘 같은 날은, 너가 무조건 슈팅을 때려야 했다. 절대 너를 비난하는 게 아니다. 사랑하고 정말 축하한다 내 동생"이라며 애정 섞인 조언을 건넸다. 손흥민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부앙가도 아쉬움을 표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다. 당시 내가 제대로 된 패스를 했다면 두 번째 골이 터졌을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여전히 손흥민을 향한 패스 실수를 자책하고 있던 부앙가였다. 손흥민을 생각하는 마음을 한 눈에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경기 직후 LAFC는 흥미로운 영상을 게재했다. 부앙가가 ‘흥부 듀오’가 새겨진 플랜카드를 들고 있는 장면이었다. 손흥민과 부앙가는 한국 팬들에게 ‘흥부 듀오’라 불리고 있다. 과거 손흥민이 해리 케인과 ‘손케 듀오’로 불렸는데, 그와 상응할 정도의 호흡을 자랑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별명이었다.
이날 경기장에는 ‘흥부 듀오’ 플랜카드를 직접 만들어 준비한 팬들이 찾았다. LAFC는 플랜카드를 들고 있는 팬들의 모습을 공식 채널에 게재했는데, 경기가 끝난 뒤 그 플랜카드가 부앙가에게 전달된 것. 부앙가는 플랜카드에 사인을 하며 “앞에도 뒤에도 똑같이 새겨져 있다. 정말 멋지다”라고 말했다.
한편 부앙가는 한국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한국 팬들과 커뮤니티로부터 정말 많은 응원 메시지를 받았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 감사함을 가장 좋은 방식으로 전하고 싶다. 손흥민이 더 빛날 수 있도록, 또 지금보다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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