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정지훈]

태국과 4차전이 끝나자, 국내 온라인 중계를 맡았던 쿠팡 플레이는 가수 김동률의 노래인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를 배경 음악으로 선택했다. 아주 적절한 선곡이었다. ‘캡틴’ 손흥민과 ‘막내’ 이강인의 브로맨스가 다시 시작됐기 때문이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지휘하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FIFA랭킹 22위)은 26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태국 방콕에 위치한 라자망갈라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4차전에서 태국(FIFA랭킹 101위)에 3-0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한국인 2차 예선 4경기 무패(3승 1무)를 이어갔고, 승점 10점으로 단독 선두를 지켰다.

꽤 오래 전부터 한국 대표팀에는 주장과 막내의 ‘브로맨스’가 존재했다. 2002 한일 월드컵에서는 홍명보와 이천수, 2011 카타르 아시안컵에서는 박지성과 손흥민,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기성용과 이승우 그리고 2022 카타르 월드컵부터는 손흥민과 이강인이 그랬다.

스페인 라리가 마요르카에서 활약하던 시절 이강인은 한 인터뷰를 통해 “스페인 동료들이 한국에 어떤 선수가 있냐고 물으면, 우리 팀에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이 있다고 말한다”고 할 정도로 이강인은 손흥민을 존경했고, 손흥민은 그런 이강인을 살뜰히 챙겼다. 손흥민은 항상 이강인이 미래에 대표팀을 이끌 선수라고 칭찬해왔다.

‘케미’가 남달랐기에 충격이 더 컸다. 지난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요르단과 준결승을 앞두고 선수단 내 갈등이 폭발하면서 많은 논란이 나오기도 했다. 특히 그 중심에 이강인이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더 큰 논란이 됐고, 이후 자신의 SNS를 통해 사과문을 남기기도 했다.

이제 모든 것이 종결됐다. 이강인은 런던에 있는 손흥민을 직접 찾아가 진심어린 사과를 했고, 두 선수 모두 SNS를 통해 화해했음을 알렸다. 이후 손흥민이 다시 한 번 이강인을 감쌌고, 이강인도 직접 고개를 숙였다.

태국과 2연전에서 반전이 절실한 한국이었다. 특히 이강인에게는 비판의 목소리를 다시 응원의 목소리로 바꿀 기회였다. 결국 손흥민과 이강인이 모든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는 득점을 합작했다. 후반 8분 이강인이 중원에서 손흥민을 보고 패스를 연결했고, 이후 손흥민이 크로스 오버를 통해 수비수의 균형을 무너뜨린 후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 도움을 기록한 이강인이 손흥민과 함께 격한 포옹 세리머니를 했다.

완벽한 승리였다. 이재성의 선제골, 손흥민의 추가골, 박진섭의 쐐기골까지. 모두가 팀이 만든 득점이었다. 무엇보다 ‘하극상 논란’의 당사자였던 손흥민과 이강인이 합작품을 만든 것에 의미가 있었고, 두 선수의 포옹 세리머니에 갈라졌던 팬심도 다시 하나가 될 수 있었다.

경기 후 손흥민은 이강인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많은 분들이 걱정하셨다. 축구를 하다보면 승부욕도 강하고, 요구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다툼이 있을 수 있다. 이번 계기를 통해 강인이가 더 좋은 선수, 좋은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강인이가 5천만 국민들이 보고 계시다는 것을 인지하며 선수 생활했으면 좋겠다. 강인이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고, 훌륭한 선수가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 대한민국 축구를 앞으로 이끌어나갈 선수다. 오랜만에 강인이를 끌어안아봤는데, 너무 귀엽고, 잘했으면 좋겠다”며 이강인이 더 좋은 선수가 되기를 바랐다.

경기 후 배경 음악은 ‘센스’가 있었다. 가수 김동률의 ‘다시 사랑한다 말할까’. 이 노래처럼 ‘캡틴’ 손흥민과 ‘막내’ 이강인의 브로맨스가 다시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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