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한유철]

영국 현지에서도 손흥민의 '은퇴 시사' 발언을 조명했다.

손흥민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캡틴이다. 2010년 12월 시리아와의 친선경기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고 지금까지 통산 120경기 이상 출전하며 대한민국의 공격을 이끌고 있다. 2018년부터는 대한민국의 캡틴으로서 경기장 안팎으로 많은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대표팀을 향한 손흥민의 애정은 너무나 유명하다. 프리미어리그(PL)에서 뛰며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는 와중에도 대표팀의 부름은 단 한 번도 마다하지 않았고 올 때마다 최선을 다해 임했다. 결과가 좋든 나쁘든, 인터뷰를 통해 팬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도 잊지 않았고 자신을 필요로 한다면 언제까지나 대표팀의 부름에 응할 것이라는 입장을 드러냈다.

하지만 그런 손흥민도 견디기 어려운 일이 있었다. 바로 2023 카타르 아시안컵 탈락. 황금 세대로 평가를 받은 대한민국은 아시안컵에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조별리그 때부터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바레인전에서 3-1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세부 전술의 아쉬움과 수비적인 불안함이 노출됐다. 요르단전에선 상대의 압박에 정신을 차리지 못했고 패배의 위기에까지 놓였었다. 다행히 후반 막바지 황인범의 동점골로 패배를 면했지만, 승리를 따내지 못한 것은 충격적이었다. 말레이시아전도 참담했다. 대회 최약체로 평가받는 말레이시아에 무려 3골을 헌납하며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불안감을 뒤로 하고 토너먼트에 돌입했다. 토너먼트에선 두 번 연속 극적인 승부를 연출하며 힘겹게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하지만 '기적'은 거기까지였다. 4강에서 요르단과 재회한 대한민국은 졸전 끝에 0-2로 패하며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우승'을 목표로 한 만큼, 4강 탈락은 충격적인 결과였다. 선수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손흥민 역시 큰 충격을 받았는지 대회 이후 은퇴를 시사하는 발언까지 했다. 당시 손흥민은 대표팀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동행을 해야 하는지 묻는 질문에 "그 전에 먼저 제가 앞으로 대표팀을 계속할 수 있을지 생각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후 대표팀 내 불화설이 제기되며 손흥민의 발언은 더욱 주목을 받았다.

손흥민의 발언에 많은 국민들이 노심초사했지만, 지난 태국전을 통해 불안감을 덜어낼 수 있었다. 경기 종료 이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여전히 팬들은 손흥민 선수가 대표팀에서 뛰길 바란다"는 질문을 받았다. 약 10초 정도 침묵을 지킨 손흥민은 이후 "어려운 질문이다. 대표팀이라는 자리는 단 한 번도 당연시된 적이 없었다. 매번 감사했고, 매번 영광스러웠다. 만약 나 혼자만 생각했다면 그만 뒀을 것이다. 그때는 정말 그 생각이 매우 컸다"라고 전했다.

이어 "퇴한 선수들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많은 조언을 구했다. 솔직한 얘기를 들을 수 있었고, 큰 도움이 됐다. 내가 과연 대표팀으로서 자격이 있는지 생각을 했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이러한 결정을 하기까지 팬분들, 가족들에게 많은 응원을 받아 큰 힘이 됐다. 이제 이런 약한 생각을 하지 않도록 스스로 좀 더 강한 사람이 됐으며 좋겠다. 이제는 대표팀이 저를 필요로 하는 한, (김)민재가 얘기했듯이 대가리 박고 가겠다"라며 은퇴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을 것임을 드러냈다.

손흥민의 이러한 발언은 현지에서도 화제가 됐다. 영국 매체 '스퍼스 웹'은 손흥민의 발언을 다루며 "우리는 Sonny가 감성이 풍부한 사람이며 자신의 편이 성공할 수 있도록 책임을 지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니 대한민국의 준결승 탈락이 그에게 얼마나 큰 영향을 미쳤는지 짐작할 수 있다. 다행히도 손흥민은 이제 그 실망감을 뒤로하고 클럽과 국가의 성공을 위해 노력할 것임을 밝혔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