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정지훈(봉동)]

어느 새 프로 데뷔 10주년이다. 전북 현대와 대한민국 축구 국가 대표팀의 주전 레프트백으로 활약하고 있는 김진수의 이야기다. 김진수를 처음 만난 것은 지난 2014, 독일 분데스리가 호펜하임으로 이적하기 직전이었다. 당시 김진수는 20대 초반의 나이로 유럽 무대 진출을 앞두고 있었고, 필자 역시 입사 3년차의 초보 기자였다.

당시를 떠올리면 모든 것이 서툴렀지만 엉성한 질문에도 성심성의껏 대답을 해줬던 선수김진수에 대한 기억은 여전히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리고 8년이 지나 전라북도 완주군 봉동읍에 위치한 전북 현대 클럽 하우스에서 다시 만났다. 여전히 귀여운 외모, 밝은 미소,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지만 한국 나이로 31세가 됐고, 이제는 한 아이의 아빠이자 가장이다. 그만큼 더 성숙해졌고, 전북 현대와 대한민국 축구 국가 대표팀에서 리더가 됐다.

8년이 지나 만난 김진수에게 그때는 20대 초반의 선수였는데, 이제는 팀의 리더이자, 가장이 됐네요라고 말을 건넸다. 그러자 김진수도 . 이제 기자님도 편집장이 되셨네요. 저도 기자님도 이제 고참이 됐네요고 답했다.

김진수가 가장 먼저 꺼낸 말은 팀에 대한 책임감 그리고 부담감이었다. 현재 전북의 주장은 홍정호지만 부상으로 빠져있기 때문에 김진수의 왼팔에 주장 완장이 채워져 있다. 그만큼 책임감이 남다르고, 때로는 부담감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특히 전북이 이번 시즌 좋지 않은 경기력으로 비판을 받았을 때 가장 먼저 팬들 앞으로 나섰던 선수가 바로 김진수였다.

당시 전북은 리그에서 부진을 겪으며 팬들의 비판을 받고 있었고, 울산 현대의 독주를 지켜만 봐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후반기 들어 전북의 우승 DNA'가 살아났고, 10점 이상이었던 승점차는 이제 단 ’5으로 줄었다. 파이널 라운드 5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충분히 따라 잡을 수 있는 위치고, 지난 3년간 역전 우승을 차지했던 전북이기에 기대감은 더 높다.

김진수는 팬들에게 다시 한 번 당부했다. “5년 동안 우승을 했는데, 선수들만의 노력으로 된 것은 아니다. 팬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5연패를 할 수 있었고, 모든 선수들이 그렇게 생각한다. 팬 분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구단, 프런트, 감독님, 코칭스태프, 선수들 모두가 승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누구나 최선을 다하고 있고, 전북이라는 클럽은 최선을 넘어 최고여야 한다. 우리는 경기장에서 보여줘야 하고, 팬 분들은 우리를 믿어주셨으면 좋겠다.”

김진수의 목표는 명확했다. 전북의 리그 6연패를 이끈 후 꿈의 그리던 월드컵 무대로 향하는 것이다.

[전북 현대 김진수 인터뷰]

-사상 첫 겨울에 열리는 월드컵으로 인해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월드컵을 앞두고 몸 상태는?

솔직히 힘들다. 일정이 빡빡하다 보니 경기를 많이 소화하고 있다. 저 뿐만 아니라 모든 K리그 선수들이 힘든 상태다. 매번 이야기하지만 다치는 사람이 없었으면 좋겠다.

-지난여름 전북과 임대 계약이 만료되면서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결국 계약을 연장했는데, 이유는?

원래는 원 소속 팀인 알 나스르에서 복귀를 원했기 때문에 돌아가려고 했다. 그러나 제가 힘들 때 전북이라는 클럽과 김상식 감독님께서 정말 많이 도와주셨다. 저도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되고 싶었고, 원 소속 팀에 전북 잔류를 요청했다. 월드컵이라는 꿈도 있었기 때문에 남았다.

-최근 전북 팬들이 김상식 감독과 허병길 대표의 퇴진을 외쳤다. 선수들 입장에서는 아쉬움도 있었을 것 같은데?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5년 동안 우승을 했는데, 선수들만의 노력으로 된 것은 아니다. 팬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5연패를 할 수 있었고, 모든 선수들이 그렇게 생각한다. 팬 분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구단, 프런트, 감독님, 코칭스태프, 선수들 모두가 승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노력은 하고 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아 비판도 나오고 있다. 안타깝다.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전북뿐만 아니라 모든 K리그 구단에서 성적이 조금만 좋지 않으면 걸개가 걸리고 있다. 팬들이 버스를 막기도 한다. 팬들을 이해하지만 선수들은 조금만 더 믿어주셨으면 좋겠다. 누구하나 열심히 하지 않는 선수들은 없다. 팀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경기장에 나가는데, 경기는 잘 될 때도 있고, 잘되지 않을 때도 있다. 선수들이 열심히 뛰지 않는다고 비춰지면 아쉬움이 있다. 경기장에는 어린 팬들도 많이 온다. 욕설 등은 아쉬움이 있다. 가장 마음 아픈 것은 선수들이다.

-김상식 감독

김상식 감독님은 전북과 한국 축구의 레전드다. 월드컵도 다녀오셨고, 전북에서 선수, 코치,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유일한 경험을 가진 분이시다. 너무 안타깝다. 옆에서 감독님을 보면서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사실 2위도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북이기 때문에 1위로 올라서야 한다. 선수들도 인지를 하고 있고, 남은 경기를 잘 한다면 감독님, 팬들 모두 기뻐하실 것 같다.

-그 뒤로 반전에 성공했다. 대구를 5-0으로 대파했고, 성남도 제압했다. 94경기에서 22무로 무패. 달라진 것이 있다면?

조금 더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다녀와서 3경기에서 무승부를 거뒀다. 모든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한계가 왔는데, 서로 힘이 돼 주면서 하나로 뭉치고 있다. 팬들이 응원을 해주시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분위기를 끌어올리면서 비난도 달게 받으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프로 선수이기 때문에 꼭 이겨야 한다.

-울산과 승점 5점차. 충분히 따라갈 수 있는데 선수단 분위기는?

울산도 매년 최선을 다하고 있고, 우리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울산 경기를 아예 신경을 쓰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가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 울산도 잘하고, 우리도 잘한다면 현 상황에서는 울산이 우승을 할 것이다. 울산이 잘해서 우승을 한다면 어쩔 수 없겠지만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을 해보지 못하고 우승을 놓친다면 너무 실망스러울 것 같다. 일단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을 해야 한다. 울산도 신경을 써야하지만 우리가 잘해야 한다. 선수단에서도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고, 매 경기 이기려고 하고 있다.

-전북의 득점력이 살아나고 있다. 특히 조규성의 복귀가 큰 힘이다

당연히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구스타보도 계속 잘해줬다. 또 하나의 옵션이 생겼다.

-이제 정규 리그 최종전과 파이널A가 남았다. 울산과 맞대결도 있는데, 목표는 당연히 우승인가?

당연히 6연패다. 우리가 우승을 한다면 K리그 역사에 있어서 또 하나의 기록을 세우는 것이다. 1년 동안 고생을 했는데, 보상을 받고 싶다. 파이널 라운드에서도 다 승리하는 것이 목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다.

-이번 시즌 상심이 컸던 전북 팬들에게

팬들에게는 이미 많은 말을 한 것 같다. 선수로써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누구나 최선을 다하고 있고, 전북이라는 클럽은 최선을 넘어 최고여야 한다. 팬 분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못하면 욕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좋지 않은 분위기에서 선수들도 영향을 받는 것 같다. 선수들이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에 응원해주셨으면 좋겠고, 우리는 경기장에서 보여줘야 한다.

포포투의 말: 전북 현대 김진수의 인터뷰 중 일부를 전합니다. 월드컵에 대한 이야기가 있는 김진수의 단독 인터뷰는 포포투 한국판 11-12월호에 담길 예정입니다. 포포투 한국판은 스마트스토어(IF메가스토어)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진=장승하 기자,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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