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Mark White]

일반적으로 임대 이적은 선수의 성장을 도모하는 제도다. 다만 임대 선수가 지나치게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것이 임대 팀에게 마냥 희소식이 되지는 않는다.

필리페 쿠티뉴를 예로 들어보자. 이번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아스톤 빌라로 합류한 쿠티뉴는 복귀전에서 득점포를 가동하며 경기를 뒤집었다. 만약 그가 이전의 경기력을 회복한다면 1억 파운드(1,620억 원)를 지불한 바르셀로나가 헐값에 완전 이적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이에 포포투는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크트'를 기준으로 임대 이적 기간 몸값이 폭등한 선수를 모아 봤다. 다음 소개될 10명은 임대 이적을 통해 몸값이 수직 상승한 선수들이다.

10. 곤살로 게데스(파리 생제르맹발렌시아, 2,070만 파운드)

벤피카 시절 포르투갈 신성으로 주목받은 게데스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무대에서 득점을 기록하며 이름을 알렸다. 특히 조별리그 C2차전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상대로 결승골을 터뜨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의 찬사를 받았다. 이에 파리 생제르맹(PSG)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게데스를 둘러싼 영입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그는 PSG로 이적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임대를 떠나야만 했다.

20171PSG가 게데스 영입을 위해 3,000만 유로(400억 원)라는 엄청난 이적료를 지불했을 당시 그는 겨우 19세에 불과했다. 그로부터 9개월 후 킬리안 음바페와 네이마르가 합류하며 게데스는 벤치만 달굴 듯했다.

위기의 순간에 영웅이 나타났다. 슈퍼 에이전트인 조르제 멘데스는 게데스가 발렌시아로 한 시즌 임대를 떠날 수 있도록 합의를 이뤄냈다. 게데스는 스페인 라리가에서 충격적인 활약을 펼쳤고 발렌시아는 곧장 4,000만 유로(540억 원)로 완전 이적을 추진했다. 결국, PSG는 그를 영입한 지 16개월 만에 이적료를 회수하며 1,000만 유로(135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그렇게 게데스는 고작 8경기 출전에 그친 채 PSG를 떠났다.

9. 호제르 이바녜스(아탈란타AS로마, 2,070만 파운드)

아탈란타는 이바녜스를 놓고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유럽 빅리그의 관심을 받던 이바녜스를 플루미넨시로부터 영입했지만, 자리를 전혀 잡지 못했다. 아탈란타에서 2시즌을 보내는 동안 기록한 출전은 세리에A 1경기, UCL 1경기가 전부였다.

그런 이바녜스에게 로마가 손을 내밀었다. 당시 로마는 센터백 잔혹사를 이어가고 있었다. 나폴리로 떠난 코스타스 마놀라스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맨유에서 밀려난 크리스 스몰링을 데려왔음에도 수비는 항상 치명적인 약점으로 꼽혔다. 이에 로마는 800만 유로(110억 원)의 임대 이적료를 지불하며 이바녜스를 영입했다. 로마에서 눈에 띄는 성장을 거듭한 그는 마침내 조세 무리뉴 감독 체제에서 확고한 주전 수비수로 자리 잡았다.

8. 탕귀 은돔벨레(아미앵올랭피크 리옹, 2,160만 파운드)

리옹에서의 은돔벨레와 토트넘 훗스퍼에서의 은돔벨레는 동일 인물로 보기 어렵다. 토트넘이 클럽 레코드를 경신하며 데려온 은돔벨레는 현재 방출 수순을 밟기에 이르렀다. 그러나 리옹에서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었다.

과거 아미앵의 핵심 미드필더로 활약한 은돔벨레는 리그2(2부 리그) 우승을 이끈 일등 공신이었다. 이후 리그앙으로 승격해 3경기를 뛰다가 리옹으로 임대를 떠났다. 당시 리옹은 200만 유로(30억 원)로 한 시즌 임대 계약을 맺었으며 800만 유로(110억 원)를 추가로 지급하는 완전 이적 조항을 삽입했다. 아미앵은 20%의 셀온 조항을 포함해 리옹이 토트넘에 은돔벨레를 매각한 수익을 나눠 가졌다.

리옹 시절 은돔벨레는 후셈 아우아르와 함께 중원에서 역동성을 더하며 뛰어난 활약을 펼쳤고 리옹은 망설임 없이 완전 영입을 택했다. 이로 미루어볼 때 토트넘에 요구한 천문학적인 이적료는 결코 무리한 조건이 아니었다. 실제로 리옹은 완전 영입 후 한 시즌 만에 은돔벨레를 떠나보내야 했고 셀온 조항으로 인해 실수령한 이적료는 4,800만 파운드(775억 원)에 불과했다.

7. 데얀 클루셉스키(아탈란타파르마 칼초, 2,160만 파운드)

아탈란타가 다시 등장했다. 스웨덴 기대주인 데얀 클루셉스키는 아탈란타 유스 팀에서 성장해 20181군에 합류했다. 이후 더 많은 출전 기회를 받아 성장하기 위해 파르마로 한 시즌 임대를 떠났다.

2019-20시즌 클루셉스키는 나이가 믿기지 않는 활약으로, 제이든 산초와 함께 1999년 이후 출생한 선수 중 유럽 5대 리그에서 7도움 이상 기록한 유이한 선수가 됐다. 결국, 클루셉스키는 유벤투스의 부름을 받았다. 세리에A의 일반적인 관례다. 유벤투스는 3,300만 유로(450억 원)의 이적료로 그를 영입했고 후반기 잔여 시즌을 다시 파르마에 임대했다.

6. 더글라스 코스타(바이에른 뮌헨유벤투스, 2,250만 파운드)

코스타는 지난 2015년 뮌헨에 입단했다. 당시 뮌헨은 펩 과르디올라 감독 체제에서 프랑크 리베리와 아르연 로번의 장기적인 대체자를 물색하고 있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윙어 자리를 놓고 다양한 실험을 했고 샤흐타르 도네츠크에서 데려온 코스타도 그 대상이 됐다.

그러나 과르디올라 감독의 후임인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은 리베리를 다시 적극적으로 기용했다. 세대교체는 뒤로 밀려나며 코스타의 입지는 급격히 줄어들었다. 이에 유벤투스는 뮌헨으로 떠난 킹슬리 코망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코스타 임대를 추진했다.

임대 후 이적의 형식으로 유벤투스에 합류한 코스타는 2017-18시즌 전 경기(47경기)에 출전해 614도움을 기록했다. 유럽 최고의 팀에서 다시 주전 자리를 확보한 모습이었다. 코스타는 이탈리아 무대에서 눈부신 성공을 거둔 데다가 꾸준히 그를 괴롭혔던 부상 문제도 극복했다. 그러던 지난 시즌 뜬금없이 뮌헨으로 다시 돌아갔다.

5. 두반 사파타(삼프도리아아탈란타, 2,250만 파운드)

세리에A는 임대 이적이 특히 활발하다. 콜롬비아의 에스투디안테스에서 건너온 사파타는 나폴리에서 2년간 교체 카드로 활약했다. 이후 2015년 우디네세로 2년간 임대된 뒤 2017년 삼프도리아로 이적했다. 하지만 2018년 다시 아탈란타로 임대를 떠나 마침내 세리에A를 제패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임대생 신분임에도 아탈란타의 주포로 맹활약하며 최다 득점 2위를 기록했다. 30세의 사파타는 임대를 전전하던 떠돌이 생활을 마감하고 완벽한 주전으로 자리매김했다.

4. 마르틴 외데가르드(레알 마드리드레알 소시에다드, 2,700만 파운드)

10대 초중반의 어린 나이로 혜성같이 등장한 외데가르드는 노르웨이의 유스 팀에서 성장한다. 압도적인 기량으로 서너 살 많은 선수들과 함께 훈련했고 2015년 레알 마드리드에 전격 합류했다. 이후 여러 해에 걸친 임대 생활을 통해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으며 레알 소시에다드에 임대돼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소시에다드 시절 외데가르드는 자신의 기량을 만개했다. 그는 타고난 재능을 주목받기 시작했으며 라리가에 완벽 적응한 모습으로 20199월 라리가 이달의 선수로 선정되기도 했다. 여기에, 해당 시즌 소시에다드를 리그 6위에 올려놓으며 UEFA 유로파리그(UEL) 진출에 크게 일조했다.

3. 아슈라프 하키미(레알 마드리드보루시아 도르트문트, 4,410만 파운드)

레알에서 찬밥 신세를 면치 못했던 하키미는 도르트문트로 임대된 지 2년 만에 슈퍼스타 반열에 올라섰다. 그는 유럽 최고의 라이트백으로 꼽힐 정도로 날카로운 공격력과 폭발적인 스피드를 뽐내며 분데스리가에 완벽히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 당시 하키미의 몸값은 5,400만 유로(730억 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2020년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적극적인 구애에 레알을 떠나 인터밀란으로 완전 이적했다. 이 과정에서 지네딘 지단 감독과 개인적으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2. 루카 요비치(벤피카프랑크푸르트, 5,220만 파운드)

2018-19시즌 프랑크푸르트는 루카 요비치, 세바스티안 할레, 안테 레비치로 구성된 막강한 최전방 삼각편대로 돌풍을 일으켰다. 요비치는 해당 시즌 8라운드 뒤셀도르프전에서 5골을 몰아치며 분데스리가 한 경기에서 5골을 기록한 최연소 득점자에 이름을 올렸다.

프랑크푸르트 시절 요비치는 힘, 공중볼 장악, 기술, 위치 선정을 고루 갖춘 육각형 스트라이커의 진수를 보여줬다. 당시 프랑크푸르트의 유일한 문제는 임대 선수인 요비치가 벤피카로 복귀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를 주시하던 레알은 6,000만 유로(810억 원)라는 거액의 이적료를 들여 요비치를 영입했다.

그러나 레알의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요비치는 2019-20시즌 27경기 2골에 그치며 이른바 '먹튀' 자원으로 분류됐다. 다음 시즌에도 극심한 부진은 이어졌고 결국 프랑크푸르트로 다시 임대됐다. 분데스리가로 복귀한 요비치는 18경기 4골을 기록하며 2019년 이후 레알에서 기록한 득점보다 높은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1. 킬리안 음바페(AS모나코파리 생제르맹, 7,650만 파운드)

음바페와 임대 이적은 다소 어색한 감이 있다. 하지만 음바페는 이 TOP10의 여타 선수들과는 다른 이유로 임대를 떠났다. 그가 맺은 1년 임대 계약은 네이마르 영입에 22,200만 유로(2,970억 원)를 쏟아부은 PSG가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한도를 초과하지 않기 위해 부린 꼼수였다. , FFP 룰을 위반하지 않기 위해 임대 영입 후 완전 영입이라는 수를 쓴 것이다.

당시 포함된 16,900만 유로(2,280억 원)라는 완전 이적 조항은 음바페가 아직 검증이 끝나지 않은 10대의 어린 선수였다는 점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높은 이적료였다. 다만 음바페의 몸값은 임대 기간에도 수직 상승했다.

그러나 음바페는 올여름 자유계약(FA) 신분이 된다. 음바페 영입에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들인 PSG는 이적료 한 푼 없이 음바페를 놓아주며 막대한 손해를 떠안게 됐다.

번역=유다현 에디터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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