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김환]

컵 대회 우승은 시작에 불과하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7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23시즌 잉글랜드 풋볼리그컵(EFL컵) 결승전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2-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맨유는 대회 최정상에 올랐다.

6년 만이다. 맨유의 마지막 우승은 조세 무리뉴 감독이 있던 2016-17시즌이었다. 당시 맨유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와 EFL컵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이듬해 리그 준우승을 차지하며 알렉스 퍼거슨 경 시대 이후 침체됐던 팀 분위기를 극복하는 듯 보였다. 그러나 무리뉴 감독은 경질됐고, 이후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과 랄프 랑닉 감독이 팀을 맡았음에도 맨유는 한동안 암흑기를 완벽하게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에릭 텐 하흐 감독은 맨유가 둔 강수였다. 아약스에서의 커리어는 훌륭했지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경험이 전무하고 빅클럽을 맡아본 적이 없다는 점은 걱정거리였다. 그러나 걱정과는 달리 텐 하흐 감독은 부임 직후부터 맨유를 빠르게 변화시켰고, 내용은 물론 결과로도 맨유의 선택이 옳았음을 증명하고 있다.

EFL컵 우승은 맨유의 방향키를 잡은 텐 하흐 감독이 옳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러나 맨유는 여기에서 만족하는 팀이 아니다. 남은 시즌은 길고, 앞으로 마주할 시간은 더욱 길다.

당장 이번 시즌에는 추가 우승을 노려볼 수 있다. 맨유는 최근 바르셀로나와의 16강 플레이오프 끝에 UEL 16강에 진출했다. 대회에는 쟁쟁한 팀들이 많지만, 맨유도 충분히 우승을 노려볼 수 있는 전력이다. 또한 잉글랜드 축구협회컵(FA컵)에서도 16강에 진출한 상태이기 때문에 우승에 도전할 여지가 남아 있다.

더 멀리는 EPL 우승과 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의 활약을 기대한다. 현재 맨유의 리그 순위는 3위다. 이번 시즌 EPL의 우승 판도가 아스널과 맨체스터 시티의 2파전으로 향하고 있는 가운데, 맨유는 이를 흔들 수 있는 유일한 팀으로 여겨진다. 리그 우승에 도전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대신 다음 시즌부터 맨유가 우승 경쟁을 펼칠 팀이라는 것은 보여줄 수 있다.

현재 순위를 유지한 채 시즌을 마친다면 맨유는 다음 시즌 UCL로 복귀한다. UCL은 텐 하흐 감독의 능력을 진정으로 평가할 수 있는 시험대다. 당장의 우승도 좋지만, 맨유의 목표는 과거처럼 유럽을 호령하는 팀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이를 위해 UCL에서의 활약은 필수다.

텐 하흐 감독 체제의 맨유는 현재진행형이자 미래형이다. 첫 시즌부터 우승을 차지했다는 것 자체도 긍정적인 소식이지만, 맨유는 EFL컵 우승을 비롯한 이번 시즌 행보로 영광스러웠던 과거로의 회귀이자 미래로 나아갈 발판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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