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이규학]

이번 시즌 아스널이 보여주던 모습과 전혀 다른 경기였다. 에버턴은 어떤 식으로 ‘1아스널을 제압했을까.

에버턴은 4일 오후 930(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에 위치한 구디슨 파크에서 열린 2022-23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22라운드에서 아스널에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아스널은 승점 50(1622)으로 1, 에버턴은 승점 18(4611)으로 18위에 위치하게 됐다.

아스널로선 최근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지난 1월에 토트넘 훗스퍼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모두 잡아냈던 아스널은 2위 맨체스터 시티와 격차를 8점까지 벌리면서 순위 경쟁을 펼쳤다. 이런 가운데 강등권에버턴과의 만남이었기 때문에 가볍게 승리를 거둘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실상은 달랐다. 프랭크 램파드 감독이 경질되고 션 다이치 감독이 선임된 이후 열린 첫 홈경기였기 때문에 선수들의 동기부여가 남달랐다. 이번 시즌 무적에 가까운 페이스를 보여주던 아스널을 상대로 자신들의 전술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에버턴은 먼저 아스널의 핵심 미드필더마르틴 외데가르드부터 꽁꽁 묶었다. 외데가르드는 아스널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전체적인 경기의 지휘를 맡는 플레이메이커다. 다이츠 감독은 제임스 타코우스키, 아마두 오나나, 압둘레예 두쿠레 등 중원을 담당하던 선수들에게 외데가르드를 특별히 전담 마킹을 하라고 지시했다.

효과는 확실했다. 외데가르드는 후반 32분 교체로 그라운드를 떠날 때까지 경기장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볼 터치를 겨우 38회 밖에 하지 못했고, 공격 지역 패스가 단 1회에 불과했을 만큼 외데가르드는 부진했다.

두 번째는 양쪽 윙을 무력화하기 시작했다. 에버턴은 기본적인 포메이션은 4-5-1로 두면서 수비 시엔 윙어와 풀백이 2줄 수비를 형성했다. 비록 부카요 사카에게 몇 차례 위협적인 찬스를 내주긴 했으나, 반대쪽인 가브리엘 마르티넬리를 봉쇄하는데 성공했다. 후반전 부진하던 마르티넬리 대신 투입된 레안드로 트로사르도 확실하게 수비할 수 있었다.

마지막은 전방 압박으로 상대 실수를 유도했다. 경기 내내 아스널 선수들을 타이트하게 압박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강한 압박으로 아스널 선수들은 실수를 피할 수 없었고, 계속해서 소유권을 허무하게 에버턴에 내주고 말았다. 그렇게 후반전 타코우스키의 세트피스 결승골을 지켜낸 에버턴이 리그 1아스널을 격침했다.

그야말로 번리가 돌아왔다. 다이치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번리를 지휘하면서 늪 축구를 보여줬다. 두 줄을 형성하여 극단적으로 수비 강화에 초점을 두고, 롱볼로 한방을 노리는 전술로 빅클럽도 상당히 고전하던 전술이었다. 비록 2021-22시즌엔 강등을 당했지만 다이치 감독이 에버턴에 돌아와 자신이 추구하던 색깔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이날 에버턴의 승리로 잔류 경쟁을 계속해서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공식 10경기 동안 승리가 없던 에버턴은 승점 3점을 챙겨 리그 18위까지 올랐다. 13위 레스터 시티와 승점이 3점 밖에 차이 나지 않기 때문에 기세를 이어간다면 순위를 뒤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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