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장승하 기자
사진=장승하 기자

[포포투=김환]

이강인과 양현준은 U-23 대표팀에 발탁될 수도 있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27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국가대표 친선경기에서 카메룬을 상대로 1-0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벤투호는 다가오는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앞두고 치른 마지막 두 번의 최종 평가를 1승 1무로 마쳤다.

전 경기였던 코스타리카전에 이어 손흥민이 또다시 빛났다. 전반 35분 김진수가 박스 왼편에서 올린 크로스를 카메룬의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가 쳐냈지만, 이를 손흥민이 집중력을 발휘해 재차 머리로 밀어 넣으며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손흥민의 선제골은 그대로 결승골이 되어 한국에 승리를 안겼다.

경기의 주인공은 손흥민이었지만, 경기를 앞두고 모두의 이목을 끈 선수는 바로 이강인이었다. 정확히는 이강인의 출전 여부. 이번 2연전을 앞두고 1년 6개월만에 A대표팀에 발탁된 이강인은 최근 소속팀 마요르카에서 1골 3도움을 기록하며 스페인 라리가 도움 1위 자리에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소속팀에서의 활약이 좋았기 때문에 명단이 발표되기 전부터 이강인을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고, 그렇게 발탁된 이강인은 세트피스나 킬러 패스로 벤투호에 새 옵션이 되어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이강인은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코스타리카전에서 1-2로 끌려가던 상황에도 벤투 감독의 선택은 나상호였고, 이번 경기에서도 권창훈에 이어 이강인 대신 나상호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어진 교체는 황의조, 정우영, 그리고 백승호였다. 백승호의 경우 부상당한 황의조를 대신해 들어간 것이지만, 경기 종료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시간 이강인을 투입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벤투 감독은 이강인을 선택하지 않았다. 그렇게 이강인의 9월 A매치는 ‘0분’으로 끝났다.

출전하지 못한 것은 양현준도 마찬가지였다. 이번 시즌 K리그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양현준은 생애 처음으로 국가대표팀 유니폼을 입었다. 지난 6월 엄원상이 그랬던 것처럼 교체로 투입돼 상대 측면을 흔들어줄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꽤나 많은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쟁쟁한 선배들 사이에서 양현준은 벤투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했고, 벤치에서 선배들의 플레이를 바라만 보다가 소속팀으로 복귀하게 됐다.

아쉬울 수밖에 없다. 물론 국가대표팀에 소집되어 실력이 뛰어나고 경험 많은 선배들과 훈련을 함께하며 조언을 듣는 것 자체도 어린 선수들에게 좋은 기회다. 그러나 이강인과 양현준, 두 선수는 A대표팀 발탁이 아니라면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에 들 수 있었다. U-23 대표팀에서는 주전으로 기용될 가능성이 높은 두 선수이기 때문에 더욱 아쉬울 따름이다.

아쉬운 것은 황선홍 감독도 마찬가지일 터다. 황선홍호는 26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친선경기에서 1-1로 무승부를 거뒀다. 끌려가던 상황에 터진 조현택의 환상적인 프리킥으로 간신히 패배를 면했다.

이강인과 양현준이 있었다면 조금 더 여유롭게 경기를 풀어갈 수도 있었다. U-23 대표팀에 합류한 선수들 중 동나이대에서 이강인과 양현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는 선수는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뛰고 있는 이현주, 수원 삼성에서 리그 11골 3도움을 기록하고 있는 오현규 정도를 꼽을 수 있다.

황선홍 감독도 당연히 이강인과 양현준을 발탁 대상으로 고려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A대표팀 차출로 인해 두 선수들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고, 어린 선수들 중 가장 재능이 뛰어난 두 선수들 없이 경기를 치러야 했다.

결과적으로 서로 손해를 봤다. 황선홍호는 동나이대 최고의 재능들이 포함된 최고 수준의 스쿼드로 전력을 평가할 수 있는 기회를, 이강인과 양현준은 경험 자체를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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