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정지훈]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 경제가 얼어붙었지만 축구계는 예외였다. 특히 세계 최고의 리그로 불리는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만큼은 겨울이 춥지 않았고, 뜨거운 겨울 이적 시장을 보냈다.

이번 겨울 이적 시장에서 주목받았던 것은 한 때 재능 천재로 불렸던 미드필더들이 대거 팀을 옮겼다는 것이다. 리버풀에서 재능을 꽃 피웠지만 바르셀로나에서는 먹튀로 통하는 필리페 쿠티뉴가 EPL로 돌아왔다. 이밖에도 델레 알리, 탕귀 은돔벨레 등 재능 천재들이 팀을 옮겼다.

감동적인 이야기도 있었다. 유로 2020 경기 도중 심정지로 쓰러졌던 EPL로 복귀했다. 행선지는 승격팀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브렌트포드. 이에 전 소속팀은 토트넘 훗스퍼는 EPL로 복귀한 에릭센에게 “EPL에서 다시 보게 돼 반갑다며 축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다양한 스토리가 더해져 뜨거운 겨울을 만든 EPL의 겨울 이적 시장을 정리해봤다.(팀의 앞 숫자는 현 순위다.)

1. 맨체스터 시티

in: 훌리안 알바레스(리버 플라테, 재임대)

out: 페란 토레스(바르셀로나), 토미 도일(임대), 패트릭 로버츠(선덜랜드), 맷 스미스(MK돈스)

이번 시즌 압도적인 성적으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맨시티의 겨울은 비교적 잠잠했다. 지난여름 EPL 역대 이적료로 잭 그릴리쉬를 영입했고, 해리 케인의 이적설까지 나오면서 시끌벅적했던 맨시티지만 이번 겨울에는 페란 토레스가 떠나는 등 선수단 정리에 중점을 뒀고, 2000년생 공격수 알바레스를 영입하며 미래를 대비했다. 이미 좋은 스쿼드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이번 겨울보다는 다음 여름을 위해 총알을 장전하고 있는 맨시티다.

2. 리버풀

in: 루이스 디아스(포르투)

out: 낫 필립스(임대), 네코 윌리암스(임대)

리버풀이 드디어 공격 보강에 성공했다. 이미 모하메드 살라, 사디오 마네, 호베르투 피르미누, 디오구 조타 등 화려한 공격진을 갖추고 있는 리버풀이지만 이 다음 세대에 대한 대비는 부족했다. 이에 토트넘과 강하게 연결됐던 루이스 디아스 영입 전쟁에 참전했고, 결국 승자가 됐다. 살라와 마네가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출전으로 빠져있는 상황에서 디아스의 영입은 큰 힘이 될 리버풀이다.

3. 첼시

in: 다일란 윌리암스(더비 카운티)

out: 루이스 베커(스토크 시티), 티노 안조린(임대)

이미 강한 스쿼드를 구축하고 있는 첼시도 상당히 조용했다. 최근 로멜루 루카쿠의 언해피발언으로 분위기가 좋지 않지만 루카쿠가 사과하며 분위기를 다잡았고, 기존에 있는 선수들만 좋은 시너지를 낸다면 충분히 우승 전력이다. 이런 이유로 이번 겨울에는 큰 영입이 없었고, 지난 2020-21시즌처럼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 깜짝 트로피에 도전하는 첼시다.

4.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out: 알렉스 튀앙제브(임대), 앙토니 마르시알(임대), 아마드 디알루(임대), 도니 반 더 비크(임대)

맨유는 방대한 스쿼드를 정리하는 것이 중요했다. 겨울 이적 시장에서 기동력이 있는 중앙 미드필더를 노렸지만 아직 제대로된 감독 선임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할 이유는 없었다. 대신 마르시알, 반 더 비크 등 능력은 있지만 기회를 받지 못한 선수들을 임대 보내면서 스쿼드를 정리했고, 제시 린가드도 임대를 허용했다. 그러나 메이슨 그린우드가 성폭행 혐의로 체포되면서 상황이 바뀌었고, 린가드를 잔류시켰다.

5.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예상보다 훨씬 더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웨스트햄은 변화보다는 지키기에 힘을 썼다. 특별한 영입도, 이탈도 없는 상황에서 데이비드 모예스 감독을 중심으로 돌풍을 이어가겠다는 생각이고, 최소한 유럽대항전 진출을 노린다. 다만 지난 시즌 후반기에 임대로 영입해 엄청난 활약을 펼쳤던 린가드를 다시 데려오지 못한 것은 아쉽다.

6. 아스널

out: 아인슬리 매이틀란드-나일스(임대), 폴라린 발로군(임대), 시아드 콜라시나츠(마르세유)

아스널도 ‘0’입이다. 이미 젊고 유능한 자원들이 많기 때문에 단기간의 성과보다는 미래에 집중하고 있는 아스널이고, 불필요한 자원들을 정리했다. 아직 오피셜은 나오지 않았지만 주장이었던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이 바르셀로나로 이적하는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7. 토트넘 훗스퍼

in: 로드리고 벤탄쿠르(유벤투스), 데얀 클루셉스키(유벤투스)

out: 잭 클라크(임대), 탕귀 은돔벨레(임대), 브리안 힐(임대), 지오바니 로 셀소(임대), 델레 알리(에버턴)

EPL 상위권 팀들 중에서는 변화가 가장 큰 팀이다. 안토니오 콘테 감독이 시즌 도중 부임하면서 이미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했고, 토트넘의 수뇌부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적 시장 초반에는 너무 잠잠해 비판도 받았지만 이적 시장 마감 일에 모든 이적이 이뤄졌다. 계륵이었던 알리, 은돔벨레를 내보낸 것만으로도 큰 성과라 할 수 있고, 힐과 로 셀소는 임대를 통해 경험을 쌓는다. 여기에 유벤투스로부터 벤탄쿠르와 클루셉스키를 영입하며 중원과 측면을 강화했다. 성공적.

8. 울버햄튼 원더러스

in: 치퀴뉴(에스토릴), 황희찬(완전 영입)

out: 아다마 트라오레(바르셀로나), 브루누 조르당(임대)

울버햄튼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임대로 영입한 황희찬을 완전 영입했다. 시즌 초반 적응기라는 말이 무색한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결과였고, 큰돈을 들이지 않고, 좋은 공격수를 영입했다는 평가다. 대신 경쟁에서 밀란 아다마 트라오레가 바르셀로나로 복귀했다.

9.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

out: 요르겐 로카디아(보훔), 댄 번(뉴캐슬)

브라이튼은 전력 공백이 있다. 그레이엄 포터 감독을 중심으로 엄청난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매 이적 시장마다 전력이 조금씩 유출되고 있다. 이번에도 센터백 댄 번을 뉴캐슬로 내주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이번 시즌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에 일단 버티고, 다음 여름에 영입을 노린다.

10. 레스터 시티

out: 샘 휴즈(버튼)

레스터도 큰 변화가 없다. 이번 시즌 현실적으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전력이 아니기 때문에 중상위권 정도를 목표로 하고 있기에 겨울에 큰 움직임을 보여주지는 않았다. 그래도 제임스 메디슨 같은 유능한 자원을 계속 지키고 있는 것은 큰 수확이다.

11. 아스톤 빌라

in: 필리페 쿠티뉴(임대), 뤼카 디뉴(에버턴), 로빈 올센(임대)

out: 웨슬리(임대), 아론 램지(임대), 안와르 엘 가지(임대), 맷 타겟(뉴캐슬)

리버풀의 전설 스티븐 제라드 감독이 부임한 아스톤 빌라도 변화가 많은 팀이다. 리버풀에서 제라드 감독과 함께 했던 쿠티뉴가 임대로 합류했고, 에버턴에서 베니테스 감독과 불화가 있던 뤼카 디뉴를 영입해 확실하게 보강을 했다. 겨울에 확실하게 스쿼드를 강화했기 때문에 후반기 대반전을 노리는 빌라다.

12. 사우샘프턴

15. 리즈 유나이티드

두 팀 모두 지난 시즌에 비해 성적이 하락했지만 큰 변화가 없는 상황. 이에 팬들이 불안함을 가지고 있지만 강등만은 면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후반기에 임한다.

13. 크리스탈 팰리스

in: -필립 마테타(마인츠)

패트릭 비에라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는 팰리스는 나쁘지 않은 스쿼드를 자랑한다. 이에 마테타를 완전 영입한 것을 제외하면 큰 영입은 없었다.

14. 브렌트포드

in: 요나스 뢰슬(임대), 크리스티안 에릭센(FA)

out: 마쿠스 포르스(임대), 루카 라시치(임대)

에릭센이 EPL로 복귀했다. 그야말로 감동 실화. 에릭센은 지난해 6월 유로 2020 조별리그 핀란드전에서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원인은 급성 심장마비. 주장 키예르 등 빠른 응급처치가 없었다면 자칫 더 큰 비극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이후 덴마크 대표팀은 하나로 똘똘 뭉쳤다. 이들은 "에릭센을 위해 뛰었다"고 한목소리를 내며 4강 진출이라는 감동적인 이변을 연출했다.

이후 에릭센은 심장에 인공 제세동기를 삽입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러나 이탈리아 세리에A 규정상 심장 제세동기를 장착한 선수는 경기에 출전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인터 밀란과 계약을 해지했다. 에릭센이 은퇴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7개월간 그라운드 복귀를 준비했고, 결국 EPL로 돌아올 수 있었다.

16. 에버턴

in: 비탈리 미콜렌코(디나모 키예프), 네이선 패터슨(레인저스), 안와르 엘 가지(임대), 도니 반 더 비크(임대), 델레 알리(토트넘)

out: 뤼카 디뉴(아스톤 빌라)

에버턴 역시 변화가 큰 팀이다. 베니테스 감독과 결별한 후 프랭크 램파드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에버턴은 대대적인 보강을 약속했고, 알리와 반 더 비크를 영입하며 중원을 확실하게 강화했다. 램파드 감독의 후계자라 불렸던 알리가 에버턴에서 부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7. 노리치 시티

승격팀 노리치의 최대 목표는 잔류다. 그러나 쉽지 않은 상황. 강등 경쟁을 하는 뉴캐슬, 왓포드, 번리가 겨울에 보강을 했고, 잔류 경쟁에서 승리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노리치는 큰 변화 없이 조직력을 통해 승부를 봐야하지만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18. 뉴캐슬 유나이티드

in: 키어런 트리피어(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크리스 우드(번리), 브루누 기마랑이스(올림피크 리옹), 맷 타겟(아스톤 빌라), 댄 번(브라이튼)

out: 프레디 우드만(임대), 매티 롱스태프(임대), 제프 핸드릭(임대)

520조 갑부구단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뜨거운 겨울을 보냈다. 에디 하우 감독과 함께 리빌딩을 진행하고 있는 뉴캐슬은 알짜배기들을 대거 쓸어 모으면서 1부 잔류 의지를 보였다. 뉴캐슬은 트리피어를 시작으로 우드, 기마랑이스, , 타겟을 영입하며 공격, 중원, 수비 모두를 보강했다.

19. 왓포드

in: 니콜라 은쿨루(FA), 하사네 카마라(니스), 사미르(우디네세), 에도 카옘베(에우펜), 사무엘 칼루(보르도)

잔류를 노리는 왓포드도 겨울 이적 시장을 바쁘게 보냈다. 카마라, 사미르, 칼루 등을 영입하며 스쿼드를 보강했고, 후반기 강등권 탈출을 노린다.

20. 번리

in: 부트 베르호스트(볼프스부르크)

out: 크리스 우드(뉴캐슬)

번리는 뉴캐슬에 뺏긴 간판 공격수 우드를 대신해 비슷한 유형의 네덜란드 폭격기베르호스트를 영입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검증된 공격수를 데려왔기 때문에 기대가 높지만 꼴찌 탈출을 이끌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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