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성남] 일곱 개의 별은 어떻게 되나요?

기사작성 : 2013-08-26 0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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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오늘 따라 악수할 때 손을 꽉 잡아주시는 분들이 많네요."

경기 전, 성남일화 구단 관계자가 너털웃음을 지으면 한 말이다. 새 주인을 찾는 작업이 세상에 공개된 후 치르는 첫 홈경기였으니 그럴 만도 하다.

24일 저녁 탄천종합운동장에서는 예정된 대로 K리그 클래식 성남과 울산의 24라운드 경기가 열렸다. 양팀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뛰었고, 성남이 3-1로 승리했다. 구단의 입장에서는 모든 게 /'/예정된 대로/'/ 잘 풀린 하루였다. 상위 스플릿 진입이 걸린 막판 3경기 중 첫 단추를 일단 잘 뀄다. 표면적으로는 완벽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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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 후 구단 담당자가 기록지를 나눠줬다. 또렷이 적혀있는 김성준, 김동섭, 기가의 3골이 성남의 기분 좋은 승리를 보여줬다. 오랜만에 이뤄진 심우연의 출전도 기록되어있었고, 혼자 7개의 슈팅을 시도했던 하피냐(울산)의 고군분투도 적혀있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이 이 기록지에는 이날 탄천의 모든 것이 담겨있지 않았다.

보도된 것처럼 성남은 지금 새 주인을 찾고 있다. 24년간 구단을 운영했던 통일그룹이 축구에서 손을 떼기로 마음먹었기 때문이다. 14년간 둥지를 틀었던 성남시는 결별을 통보했다. 안산시가 유력한 대안으로 떠올랐으나 아직 아무것도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게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차마 글로써 적기도 마음 아프다.

이날 현장에서는 그런 복잡한 마음이 눈에 보이는 듯했다. 안익수 감독은 질문에 대한 답변을 굳은 표정으로 신중하게 골랐다. 구단 관계자들도 표정이 어두웠다. 골이 터질 때마다 울려 퍼지는 서포터즈의 /'/노란 샤쓰 입은 사나이/'/ 합창이 왠지 처량하게 들렸다. 경기 후 박규남 단장이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상황을 설명하는 노신사의 목소리가 조금씩 갈라졌다.

알다시피 성남은 K리그 30년사에서 가장 화려한 역사를 자랑한다. 현재 사용 중인 클럽 엠블럼에 새겨진 별이 무려 일곱 개에 달한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구단 홍보나 마케팅보다 오직 우승만 추구한다는 비난도 많이 받았다. 어찌 보면 한국 프로축구의 습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구단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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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든 현실과 마주칠 때가 가장 아프다. "돈 없다"라는 푸념보다 통장잔고가 표시된 인터넷뱅킹 화면이 훨씬 더 아프다. K리그도 마찬가지다. 관중집계에서 허수를 뺐을 때도, 구단별 연봉을 공개했을 때도 아픈 비난이 쏟아졌다. 치부(恥部)가 까발려지니 마음 편할 수 없다. 리그 최다 우승팀이 새 주인과 메인 스폰서를 찾기 위해 절박하게 뛰어야 한다는 점 자체도 K리그 30년 역사의 모순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만약 탄천종합운동장이 매 경기 만원사례가 난다면? 공중파 TV방송국이 앞다투어 달려든다면? 아마도 지금만큼 상황이 우울하진 않을 것이다. 비단 성남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 당장 운영 주체(모기업 또는 지방자치단체)와 결별해 당당할 수 있는 K리그 구단은 많지 않다. 솔직히 매우 적다.

이날 박규남 단장은 "구단명에서 /'/일화/'/는 없어지지만 /'/성남/'/이라도 남았으면 좋겠다. 물론 그것도 새로 맡으실 분들께서 알아서 하실 부분이지만…"이라고 말했다. 하소연이었다. 그렇게 되기 힘들다는 사실을 당사자부터 잘 안다. 찬란한 칠성(七星) 업적과도 결별해야 할지 모를 판국에 구단 이름이야 오죽하랴.

경기 후, 탄천종합운동장 길 건너편에 있는 치킨집에 구단 관계자와 기자들이 모여 앉았다. 옛 술자리 추억을 더듬으며 폭소했다. 하지만 주제가 성남의 현실로 옮겨가자 분위기가 가라앉았다. 격한 말과 아쉬움 가득한 탄식이 한데 뒤섞였다. 일곱 개의 별이 어떻게 될지, 현장에서 고생해왔던 프런트 직원들의 고용은 또 어떻게 되는 건지, 모호한 추측들만 가득했다. 우리가 그러하듯 K리그도 서른 살 되는 해에 유난히 아픔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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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재민

축구는 재미있어야 합니다. 하든 보든 쓰든 읽든 뭐든 @jaemin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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