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수원] 전과 후가 너무 다른 홍명보호의 90분

기사작성 : 2013-08-15 03:20

본문


"
[포포투=수원월드컵경기장] 더운 날씨였다. 가만히 앉아있어도 후텁지근한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하지만 날씨는 크게 중요하지 않았다. 눈앞에서 펼쳐진 지루한 0-0 무승부, 골을 못 넣는 한국 축구가 가장 큰 문제였다.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홍명보호는 네 번째 시험무대에 섰다. 상대는 FIFA랭킹 22위의 강호 페루였다. 이틀 전, 홍명보 감독은 강팀과의 평가전 성사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클라우디오 피사로, 파올로 게레로 등의 이름값 있는 선수들이 있는 팀이니만큼 홍명보 감독이 강조해온 /'/과정/'/을 충실하게 해줄 기회였다.
 
36987871.jpg

홍명보 체제 하에서 선발명단을 건네 받는 일은 작은 재밋거리가 되었다. 기존의 대표팀에서 매번 벗어났기 때문이다. 페루전도 마찬가지였다. 김승규가 정성룡의 자리에 섰다. 조찬호도 /'/깜짝/'/ 선발 출전했다. 동아시안컵 때처럼 홍명보 감독은 조합 가능한 카드를 몽땅 테스트해보기로 작정한 것처럼 보인다.
 
선발명단의 신선함은 그대로 경기 안으로 스며들었다. 킥오프 휘슬로부터 정확히 45분간 홍명보 감독의 선발 11인은 패기가 넘쳤고 의욕이 충만했다. 골 결정력 비난을 받았던 김동섭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근호의 돌파는 명불허전이었다. 양 측면에 배치된 조찬호와 윤일록은 탄산수처럼 톡톡 쐈다.
 
그런데 불안감이 조금씩 생겨났다. 선수들의 슈팅이 막히거나 빗나가면서 시간은 계속 흘렀다. 전반 8분에는 이근호가 막혔다. 25분과 26분, 29분에는 윤일록의 슈팅 3개가 연속되었다. 전반전에만 한국은 슈팅 10개를 때렸다. 그 중 절반이 유효 슈팅이었다. 그 동안 페루의 슈팅 숫자는 고작 1개에 불과했다. 전반전은 0-0으로 끝았다. 나무랄 곳 없는 공격 /'/과정/'/ 그러나 아쉬운 /'/결과/'/였다.
 
하프타임이 끝나고 90분의 나머지 반이 시작되었다. 미리 짜놓은 시나리오처럼 한국의 경기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결과는커녕 과정조차 만들지 못했다. 경기를 조율하던 하대성의 불운의 부상을 당하면서 한국의 팀 플레이는 자취를 감췄다. 홍명보 감독은 이근호를 전진시켜 4-4-2시스템으로 전환했다. 스트라이커의 숫자를 늘렸지만 소용없었다. 페루의 막판 공세에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동아시안컵 3경기에서 나타났던 문제를 고스란히 되풀이했다. 전반전 가파르게 치솟았다가 후반전이 되어 급격히 떨어지는 현상을 뜻한다. 90분을 고르게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호주, 중국, 일본 그리고 이번의 페루를 상대로 모두 그랬다. 원래부터 그렇게 하기로 정해놓은 것처럼 말이다. 홍명보호의 전반과 후반이 너무 달랐다.
 
4539403.jpg

원인은 세 가지로 정리될 수 있다. 첫째, 아직 팀으로서 성숙하지 못했고, 둘째, 큰 폭의 선수 교체, 마지막으로 선수들의 의욕이 지나쳐 오버페이스를 초래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에 대해 홍명보 감독은 "선수들은 시즌을 치르고 있어 체력적으로 힘든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선수 교체도 또 다른 이유"라고 덧붙였다.
 
그의 말투는 자신감이 넘쳤지만 알맹이를 천천히 들여다보면 사실 자기방어적이었다. 왜냐면 시즌 중인 선수 쪽이 컨디션 면에서 당연히 앞선다. 즉 페루보다 한국 선수들의 체력 상태가 훨씬 좋았다. 선수 교체가 원인이라는 점에서는 홍명보 감독도 동의했다. 하지만 이는 "결과에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라는 발언과 대치된다.
 
감독 및 선수들의 인터뷰까지 모두 끝낸 취재진은 각자 자리에 앉아 열심히 키보드를 두들겼다. 하지만 다들 입에서는 똑같은 푸념이 나왔다. "이 경기 도대체 어떻게 써야 하는 거야?"라고 말이다. 전반을 칭찬하자니 후반이 너무 망가졌다. 경기 내용에 대한 호평은 360분 1골이란 수치 앞에서 설득력을 잃는다.
 
이제 막 출발한 홍명보호의 골 결정력을 탓하는 태도는 성급하다. 누구든지 4경기만에 세상을 바꿀 순 없는 노릇이다. 그는 2012 런던올림픽 동메달이란 확실한 실적을 남긴 지도자이다. 지금 대표팀의 최우선 목표가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성적이란 명제도 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페루전 취재 현장에서는 최소한 한 가지가 확실해졌다. /'/축구 영웅/'/ 홍명보에게 주어진 /'/신임 감독 허니문/'/의 종료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글=홍재민, 사진=FAphotos
월드 No.1 풋볼 매거진...포포투 한국판(www.fourfourtwo.co.kr)
 
[Copyrights ⓒ 포포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writer

by 홍재민

축구는 재미있어야 합니다. 하든 보든 쓰든 읽든 뭐든 @jaeminhong
트렌드
포포투 트렌드

[영상] 잉글랜드 전율시킨 슈퍼 쏜! 슈퍼 골!

포포투 트렌드

[영상] 내한공연 전 흔한 맨시티팬 근황

Responsive image

2020년 3월호


[COVER STORY] 세상과 싸우는 남자, 조제 모리뉴
[FEATURE] 2020 K리그 개막 특집
K리그1 12개 팀 완벽 분석, K리그2 핵심 관전포인트
[READ] 대전하나시티즌의 길
[READ] 빈티지풋볼 특집: 유로96 다이어리
[인터뷰] 김보경, 리오 퍼디낸드,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피터 크라우치, 김정우 등

[브로마이드(40x57cm)] 엘링 홀란드, 킬리앙 음바페, 이상민, 이동준
주식회사 볕
07806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중앙2로 35(이너매스마곡2), 821호
구독문의 : 02-302-1442    카톡 : fourfourtwokr
대표이사 김도영 사업자등록번호 : 758-88-00295 통신판매신고번호 : 제2019-서울강서-2752호
Copyright © BYUTT.COM All rights reserved.
포포투코리아 웹사이트 제작 디자인 lo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