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T중동특집①] 한국 선수들이 중동 가는 까닭은?

기사작성 : 2013-08-06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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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김정우가 전북을 떠나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알샤르자로 임대 이적했다. 이로써 2009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 알힐랄에 임대 이적한 설기현을 시작으로 4년도 채 지나지 않은 지금까지 중동을 거쳤거나 뛰고 있는 한국선수의 숫자가 19명으로 늘어났다. 이쯤이면 일종의 트렌드다. 한국선수들은 왜 중동으로 향할까. 중동 축구에 관해 궁금한 것들을 모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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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중동이 한국 선수들에게 새로운 일터로 각광받는 이유는?
 
두말 할 것도 없이 /'/오일머니/'/의 힘이다. 행선지가 아라비아 반도의 산유 부국(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UAE)에 몰려있다는 사실로도 확인할 수 있다. 가장 많은 한국 선수들이 거쳐 간 사우디는 세계 최대 산유국이다. 카타르와 UAE는 1인당 GDP가 각각 세계 2위, 5위(2012 IMF 기준)의 경제대국이다.
 
고액 연봉과 현지 체류 및 생활 환경 등에 특급 대우를 보장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단순히 숫자로서의 연봉이 아니라 실수령액이 높다. 세금이 없기 때문이다. 실수령액에 따른 축재(蓄財)의 의미에서만 본다면 중동은 선수들에게 매력적인 무대다.
 
#2. 중동클럽들은 왜 한국선수들을 원하나?
 
아시아쿼터제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선수들은 시쳇말로 /'/가격대비 성능/'/이 훌륭한 자원들로 인정받고 있다. 유럽, 남미 출신 스타플레이어들보다 몸값은 싸지만 국제 무대에서의 경험이나 경쟁력은 /'/탈(脫)아시아급/'/이라는 게 아시아권 내 중론이다. 특히 아시아 무대에서 K리그 팀들이 연속으로 결승전에 오르고 우승컵을 차지하면서 한국 선수들에 대해 호의적인 평가가 이뤄졌다.
 
한국선수 특유의 근면성실함과 프로정신으로도 현지 관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초기 설기현, 이영표 때부터 이슬람권 특유의 느슨한 분위기에서 한국 선수들은 철저한 자기관리와 성실한 훈련 자세를 보였다. UAE 알자지라에서 신형민을 지도했던 파울로 보나미고 감독의 경우 알샤르자로 옮긴 뒤 신형민 영입을 추진했다. 여의치 않자 한국인 미드필더를 적극적으로 물색했다. 김정우 이적은 그 결과물인 셈이다.
 
물론 중동 클럽들이 앞뒤 재지 않고 한국선수들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 최소한 올림픽팀 이상의 대표경력이 있어야 한다. 곽태휘의 에이전트인 오앤디의 김학렬 이사는 "아직까지는 대표팀에서의 경력이나 활약을 더 높이 평가해주는 분위기다. 에이전트들이 선수 자료를 준비할 때도 대표팀 활약상을 강조하는 편이다. ACL에서의 활약만으로 중동에 진출한 선수는 고슬기가 유일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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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적료 수준은?
 
 
한국 선수들의 중동행 러시가 가능해진 배경에는 국내 축구계의 정서가 부드러워진 면도 있다. 선수뿐 아니라 원소속팀도 비교적 높은 이적료를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원소속팀과의 계약 기간이나 선수 명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중동행 선수들에게 설정된 몸값은 통상 20억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시즌이 끝난 뒤 곽태휘와 고슬기를 각각 사우디와 카타르로 보낸 울산은 지난해 ACL 우승 상금에 맞먹는 금액을 이적료로 벌어들였다.
 
울산 관계자는 "대략 30억 원 안팎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임대 이적에도 이적료가 발생한다. 지난해 대구FC가 김기희를 카타르 알사일리아로 임대 보내면서 챙긴 임대료는 약 10억 원이다. 이번 여름 UAE 알샤르자로 임대 이적한 김정우의 경우 김기희와 비슷한 수준이다. 여기에 완전이적이 이뤄질 경우 임대료가 올라가는 옵션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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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경쟁력이 가장 높은 포지션은 수비수?
 
 
포지션별 진출 상황을 훑어보면 수비수들이 가장 높은 비율을 점하고 있다. 중동 클럽에 적을 두었던 한국 선수 19명 중 9명이 수비수이고 6명이 미드필더였다. 공격수는 4명에 불과하다. 상대적으로 수비수들의 경쟁력이 높다는 뜻이다. 오앤디의 김학렬 이사는 "(수비수들의)신체 조건만 따진다면 호주나 레바논, 시리아 선수들보다 우리가 월등하다고 볼 수는 없다. 하지만 국제 무대에서의 경험이나 스피드, 정신력에서는 확실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카타르에서 활약한 선수만 보더라도 이정수, 조용형, 김기희 등 전체 5명 중 3명이 수비수였다. UAE에서 뛰고 있는 신형민은 본업이 수비형 미드필더이지만 감독의 요청에 따라 절반 이상의 게임에서 센터백을 소화했다. 사우디 알힐랄은 유병수가 떠나면서 생긴 아시아쿼터를 활용해 수비수 조성환을 영입했다. 조성환이 1년 이상 무적 신세였던 점을 떠올린다면, 한국 수비수들에 대한 그들의 신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이에 비해 공격자원의 경우 수요만큼이나 공급처도 다양하다. 굳이 한국이 아니어도 뛰어난 기술과 득점력을 보유한 자원을 찾기 쉽다. 브라질부터 동유럽까지, 팀 사정에 맞게 선수들을 데려올 수 있는 선택지가 많다는 뜻이다.
 
#5. 연령대가 낮아지는 흐름은 어떻게 봐야할까?
 
불과 2년 전만 해도 중동으로 이적하는 선수들은 대표 경력을 가진 30세 전후의 기혼자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20대 초중반의 미혼 선수들도 중동행에 유연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남태희(22)를 필두로 유병수(25), 김기희(24), 석현준(22) 등이 중동에서 뛰었거나 뛰고 있다.
 
두 가지 경우로 구분해 볼 수 있다. 하나는 감독의 적극적인 구애와 선수의 필요가 맞아떨어진 경우다. 남태희와 석현준이 그 예다. 각각 프랑스와 포르투갈에서 이들을 직접 보고 그 잠재력을 높이 평가한 감독들이 적극적인 설득에 나섰다. 출전기회가 보장되는 팀이 필요했던 선수들도 결국 마음을 열었다. 남태희는 "꾸준히 실전경험을 쌓을 수 있는 팀이 필요했다. 돈보다 더 중요했던 문제다. 실제로 연봉은 프랑스에서 받던 것보다 조금 더 받는 정도다"라고 말했다. 유병수와 김기희는 구단 간 거래로 적을 옮긴 경우다. 시민구단인 전 소속팀들과 전력 강화를 노리는 중동 팀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원소속팀과 선수 모두 적지 않은 돈을 손에 넣었다.
 
젊은 선수들은 유병수와 남태희 사례를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유병수는 알힐랄에서의 활약을 발판으로 러시아 FC로스토프로 이적했다. 중동을 거쳐 유럽으로 진출하는 것이 어렵다는 선입견을 깨고 성공사례를 남겼다. 남태희는 레퀴야에서 주전공격수로 활약하며 성인무대에서 경험을 쌓은 덕에 2012올림픽팀의 일원이 될 수 있었다. 남태희는 "빠른 시간 안에 다시 유럽으로 나가고 싶다. 5년 뒤에는 유럽 어느 팀에서든, 항상 경기에서 주전으로 뛰고 있는 모습의 선수였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글=배진경,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알샤르자, 알아흘리, 알힐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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