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울산] 우승 후보 0순위는 왜 또 준우승에 그쳤나

기사작성 : 2020-11-02 05:10

- 전북현대 우승으로 2020시즌이 종료됐다
- 울산현대는 도대체 왜 우승에 실패한 걸까?
- 그렇게 투자를 했는데? 왜 때문에???

본문


[포포투=조형애(울산)]

축구는 참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올 시즌만 해도 도통 모르겠다. 전북현대는 어떻게 또 역전 우승에 성공 했을까? 강등 후보라던 광주FC는 어떻게 파이널 A그룹에 들었을까? 이번엔 진짜 ‘강등각’이라던 인천유나이티드의 잔류는 또 어떻고?

울산현대의 준우승도 물론이다. 딱 잘라 설명하기 쉽지 않다. 다만 결과적 팩트를 두고 짐작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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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울산현대와 광주FC의 2020 K리그1 최종전 맞대결이 펼쳐졌다.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은 울산의 우승 희망이 남아 있다는 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차분했다. 지난해 전주와는 사뭇 달랐다. 한 손에 든 스마트폰에서 좀처럼 떼지 못하던 시선, 잔뜩 상기된 표정, 눈앞의 플레이와는 어딘가 동떨어진 리액션으로 술렁이던 경기장까지. 울산엔 그 어떤 것도 보이지 않았다. 한 울산 팬이 스마트폰을 뒤집어 놓으며 한 말 정도만 들었다. 언뜻 본 전북 스코어, 2-0 리드였다.

“아, 됐다. 됐다. 안 볼란다.”

울산도 어렵지 않게 승기를 잡았다. 윤빛가람과 주니오의 연속 득점이 터지면서 공격 삼각편대가 제대로 가동되지 못한 광주와 스코어를 벌려갔다. 그래도 최종전 역전 우승을 바라는 흥분 같은 건 어디에서도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죄송하다는 듯 꾸벅 인사한 이동경의 세리머니, 그리고 경기 후에도 한동안 벤치를 떠나지 못했다는 김태환의 사연으로 ‘우승을 다투던 팀은 맞긴 맞았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곰곰이 따지고 보면 울산은 무기력하게 시즌을 마감하는 게 이해가 안 되는 팀이다. 선수 구성과 개인 능력으로 이미 개막 전 우승 후보 0순위에 꼽혔다. 김도훈 감독에겐 ‘팀 문화’를 만들 충분한 시간도 주어졌다. 여기에 시즌 전 2부 리그 제안에도 본인 의지로 남은 주니오가 뜻밖에 터져주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더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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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훈 감독의 짐작은 뒷심이 약했다는 것이다. 사전 인터뷰가 허락됐던 그 언젠가 “시즌 막판에 약했는데요…?”라는 질문에 살짝 발끈하며 “누가 그래요?”라고 하던 때와는 미묘한 차이였다. 그는 한 해를 돌아보며 “시작은 좋았다. 마무리가 아쉽다. 2년 동안 많이 늙었다”고 짧은 소회를 밝혔다. 어느 정도 잘 매듭짓지 못한 점을 인정하는 것 같았다. 올 시즌 울산의 스플릿 라운드 성적은 2승 1무 2패였다. 우승을 다투는 팀의 막판 성적은 대체로 이렇지 않은데 말이다.

약한 뒷심에 대한 우리네 짐작 중 하나는 로테이션 원칙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진다. 울산 같은 팀에서 로테이션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그 과정에서 선수들에게 각자 뛰기에 가장 적절한 때를 이해시키는 건 감독의 몫이다. 헌데 울산은 일부 주전급 선수들은 과부하가 우려될 정도로 많이 뛰었고, 일부 주전급 선수는 중요한 경기에선 정작 중용 받지 못하는 일이 빈번하게 일어났다.

그때가 승부처라는 게 문제라면 문제였다. 올 시즌 울산은 딱 4번 졌다. 그중 세 번을 전북에 패했다. 전북과 치른 첫 번째와 두 번째 경기는 깜짝 카드가 잘 들어맞지 않았다. 중요할 때마다 했던 실험은 결과적으로 패착이 됐다. 포항스틸러스 상대 패배 역시 돌아보면 안정감 있게 승점을 챙기던 때와는 거리가 있었다. 100%는 아니었지만, 포항전 대비를 했던 이청용 카드는 결국 쓰지 않았다. 막판에 기용하기를 주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이 승부에 소극적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 이유다.

울산은 이제 준우승에 만족하면 안 되는 팀이 됐다. 그런 시선으로 기자회견실에서 김도훈 감독을 마주했다. 그는 “(전북과) 차이는 좁혀졌다”고 말했다. “점차적으로 좋아졌고, 견줄 수 있는 팀으로 성장했다. 그게 헛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아, 어쩌면 애초에 기대치가 달랐는지도 모르겠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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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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