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탄천] 성남 김남일 감독이 흘린 눈물의 의미를 아시나요?

기사작성 : 2020-10-31 21:06

-시즌 최종전에서 잔류를 확정한 성남
-잔류 이후 눈물 보인 김남일 성남 감독
-뜯어보니 무수한 스토리가 있다

본문


[포포투=이종현(탄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경기 후 기자회견장에서 김남일 성남FC 감독

김남일 성남 감독의 눈물이 화제였다. ‘시즌 최종전에서 잔류를 결정짓고 감독이 눈물을 보인 게 대수인가’라는 생각을 가질 법하지만 그 대상이 차가워 보이고 ‘빠따 발언’ 등을 미디어에 대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인물, 김남일이라면 그 느낌이 다르다. 그는 선수 시절 산전수전 다 겪었지만, 감독 첫해 극적으로 잔류했다. 돌이켜 보면 그 과정은 거칠었다.

성남은 리그 최종전에서 부산아이파크를 2-1로 역전해 리그 10위에 올랐고 자력으로 잔류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고 벤치에 앉은 김남일 감독이 울었다. 기자회견장에 나타난 그는 가슴에 있던 응어리가 다 풀어진 듯 기어코 미소를 보였다. 성남의 잔류는 그들의 흐름이 좋았고, 경기 당일 적지 않은 운들도 작용했다. 상황과 운이 모여 완벽한 결말이 됐다.

Responsive image

2019년 12월 26일. 초보 감독 김남일의 성남 감독 취임식이 있었다. 선수 시절 커리어는 화려했지만 초보 감독이라는 배경 때문에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김남일 감독은 시즌 성적과 목표에 대해 짧고 굵게 말했다. “우려하는 것들을 결과로서 말씀드리겠다. 평가는 시즌이 끝나고 받도록 하겠다.”

시즌 초반 그의 호기로운 포부처럼 성남은 초반 4경기에서 2승 2무를 기록하며 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4라운드 FC서울 원정에서 1-0으로 이긴 경기는 하이라이트였다. 그의 미소도 잠시 성남은 이후 4경기를 내리 지고 7경기 째 승리가 없어(2무 5패)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연승 한 번 없이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특히 5월 리그 개막 이후 18라운드까지 홈에서 승리가 없다는 점도 그의 마음을 애태웠다. 성남은 21라운드부터 25라운드까지 5연패까지 당했다. 다이렉트 강등을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감독 첫 시즌 롤러코스터처럼 오를 내리면서 김남일 감독은 마음을 상했다. 조급해진 그의 마음은 24라운드 강원FC전 패배 이후 주심에게 항의하다가 퇴장당하는 일로 번졌다.

Responsive image

최악의 상황에서 성남은 스스로 반전을 만들었다. 그게 26라운드 수원삼성 원정이었다. 성남은 전반 8분 만에 실점했지만, 나상호와 토미가 연달아 득점해 이겼다. 역전 승리였고, 무엇보다 5연패를 끊고 2020시즌 K리그1 잔류 및 강등전을 시즌 최종전으로 이끌었다는 사실이 중요했다.

최종전에서 성남의 의지는 결연했다. 올 시즌 최다 홈관중인 1,655명의 홈팬들이 경기장을 찾아서 응원했다. 성남 직원들은 이날 일반적인 사복이 아닌 세미 정장을 입고 경기장에 찾았다. 홍보팀 관계자는 “시즌의 마지막 홈경기니까 이렇게 입었다. 약간 결연한 의지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홈에서 열리는 최종전이었고, 중요한 경기였기 때문에 성남 선수들의 의지를 드러내는 영상이 전광판을 통해 나왔다. 이례적으로 선수들이 이겼을 때 경기 후 팬들 앞에 일렬로 도열해 인사하는 방식으로 의지를 다졌다.

성남 선수들의 의지를 확인한 홈팬들은 주심이 성남에 불리해 보이는 판정을 하거나, 부산 선수들이 시간을 끄는 듯한 동작을 보이면 육성으로 소리쳤다. 후반 홍시후의 동점골이 터지면서 탄천은 용광로로 변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공격, 수비 등 플레이 하나하나에 진심을 다해 응원하는 듯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Responsive image

탄천의 용광로 같은 분위기는 후반전 마상훈의 역전골이 터졌을 때 전광판은 '성남 2 : 1 부산'이 아닌 '성남 1 : 2 부산'을 가리켰다. 그만큼 모두가 정신없이 열광했다. 성남 홍보팀 직원은 “대행사가 실수했는데, 담당자분도 그 순간 넘 흥분해서 놓쳤다고 한다”라며 웃었다. 이런 해프닝도 잔류가 확정됐으니 웃어넘길 수 있는 일들이다.

김남일 감독은 말한다. “코칭스태프와 모두가 이 상황(경기)만 집중했다. 마지막 홈경기에서 팬들의 함성소리가 선수들을 포기하지 않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김남일 감독에게 뜻깊은 건 유독 힘에서 성적이 안 나던 성남이 시즌 마지막 경기 홈 두번째 승리로 잔류를 확정했다는 사실일 거다. 반면 이기형 부산 감독 대행은 “선수들이 부담감을 이기지 못했다. (인천전 역전패가 팀 분위기에 악영향이) 전혀 없었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패인을 분석했다. 부산은 앞서 인천유나이티드 원정에서 이번 성남전처럼 이동준이 선제골을 넣고 내리 골을 내줘 1-2로 졌다. 부산은 2경기 같은 결말을 맞았다. 이러한 두 팀의 상반되는 흐름도 차이를 만드는 요소였다.

이날 경기에서 동점골을 넣은 홍시후와 역전골을 기록한 마상훈에게도 비밀이 있다. 두 선수 모두 시즌 리그 첫골이었다. 홍시후는 리그 12번째 경기에서, 마상훈은 9번째 경기 만에 마수걸이 골을 넣었다. 1골 1도움을 올린 홍시후는 “경기장에 들어서면 나도 모르게 떨리는 것 같다. 오늘은 수원전보다 그런 게 없었다”라며 부산전 컨디션이 좋았다고 복기했다. 김 감독은 “항상 경기를 하면서 ‘누군가 터지지 않을까’ 기대한다. (마)상훈이가 오늘 터진 것 같다. 고맙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다”고 말했다. 경기 전 성남은 시즌 26경기에서 22골을 넣은 최저 득점팀이었다. 오랜만에 선발로 나선 홍시후와 보통 후보로 뛰던 마상훈이 중요한 경기서 골망을 흔들었다. 성남은 부산전 승리로 리그 첫 연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롤러코스터 같았던 2020시즌. 초보 감독 김남일은 홈에서 기적과 같은 반전을 써냈다. 최종전을 홈에서 치를 수 있는 일정의 운, 시즌 마수걸이 골을 기록한 2명이 동점과 역전을 만들고, 부산이 앞서 데미지를 입었던 것도 성남의 잔류 스토리의 일부분들이다. 이런 배경을 알면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올해 들어서 가장 기쁜 날이 아닌가 싶다”라는 김남일 감독의 눈물을 이해하는 건 어렵지 않다.

사진=FAphotos
writer

by 이종현

이상과 이유, 그 사이 어디쯤 축구 @joyear2
트렌드
포포투 트렌드

차범근과 FFT+, 전설의 눈물

포포투 트렌드

[영상] 카메룬 대표팀은 왜 원피스 유니폼 입었나

Responsive image

포포투+ 창간호: 차범근, 파이오니어


Interview 이영표, 오쿠데라, 구자철, 박주호, 송범근, 김덕기, 송기룡, 주한 독일대사
Column & Essay 그를 이해하는 학문적인, 경험적인 방법론
Infographic 기록 그리고 함께한 감독과 선수
Article 국내외 언론의 관찰과 기록
City 차붐을 품었던 성격이 다른 두 도시 이야기
Quote 찬사와 평가 그리고 증언
Pictorial 이미지로 보는 개척사
Cover Story 차범근 인터뷰. 선구자의 삶: 성취와 오열 사이
주식회사 볕
07806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중앙2로 35(이너매스마곡2), 821호
구독문의 : 02-302-1442    카톡 : fourfourtwokr
대표이사 김도영 사업자등록번호 : 758-88-00295 통신판매신고번호 : 제2019-서울강서-2752호
Copyright © BYUTT.COM All rights reserved.
포포투코리아 웹사이트 제작 디자인 lo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