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김학범호 복귀’ 이승모, 이제 멘탈은 괜찮니?

기사작성 : 2020-09-29 18:24

- 김학범호 재입성!
- ‘포항의 아픈 손가락’이 다시 날아오르기까지
- 그래서, 멘탈은 괜찮은 거냐고요…?!

본문


[포포투=조형애]

2018년 8월, 인도네시아에서 눈물을 쏟았던 그날을 이제 이승모(22)는 먼저 이야기할 수 있다. 그날 이후로 한시도 자유롭지 못했던 ‘멘탈’ 지적에도 웃을 수 있다. 최순호 전 포항스틸러스 감독의 임대 이적 제안에 고심했던 지난날을 돌아보면서도 웃음이 새어 나온다. 울산현대와 치렀던 2020 FA컵 준결승도 마찬가지다. 피 말렸던 승부를 농담 섞어 이야기할 수 있다.

포항스틸러스 미드필더 이승모는 우여곡절을 많이 겪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땐 전국민적인 욕받이도 돼 봤고, 실수한 자리만 가면 불안해지는 트라우마도 겪었다. 그해 말엔 경추가 미세하게 부러졌고, 해를 넘겨 오랜 재활을 했다. 포항에서 두 자릿수 출전을 기록한 게 프로 4번째 시즌 만이다. 포항에서의 득점 역시 올 시즌 처음 해냈다.

이승모의 멘탈은 이제 제법 무사하다. 지난날을 웃으며 말할 여유도 생겼고, 실수로 어그러질 뻔했던 경기를 결국 승리로 이끌만큼 정신력 회복 속도도 빨라졌다. 그는 그라운드 안의 ‘정신적 지주’ 최영준에게 연신 고마움을 표한다. 그리고 서서히 홀로서기를 꿈꾸고 있다. 포항의 아픈 손가락은 언젠간 포항의 중심이 되고 싶다고 말한다. 우선, 부담털고 ‘벤투호와 김학범호의 친선경기’ 즐기기부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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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호에 발탁됐어요. 오랜만에 대표팀 유니폼을 입게 됐어요!

정말 예상 못 하고 있었어요. 갑작스럽게 일이 이렇게 됐어요. 기분은 되게 좋은데, 한편으로는 부담이 되기도 하는 것 같아요. 지금은 ‘즐기고 와야겠다’는 마음이 커요. ‘마음을 비우고, 즐기자’하고 생각해요.

이벤트 매치인데도 부담이 커요?

마지막이 안 좋았잖아요.(웃음) 김학범호에서 한 마지막 경기가 좋지 않았어서, 그 기억이 다시 되살아날까 봐 걱정이 돼요. 그 이후로 오랫동안 실수한 지역에서 불안했던 것 같거든요. 볼 잡기도 불안할 정도로요. 아, 지금은 괜찮아요!

포항 내부 반응이 궁금해요. 송민규 선수는 ‘당연히 뽑힌다’였다고…

민규는 뭐 어디든 거의 들 거라 생각했어요. A대표냐 올림픽대표냐의 문제라고 봤어요. 그래서 ‘벤민규’냐 ‘김민규’냐 하면서 다들 놀렸어요. 저는 아무 생각 없었죠. 민규 보면서 속으로 ‘와, 좋겠다~’하고 있었는데 같이 들었어요. 형들은 “넌, 왜 가냐?”는 반응이던데요?!(웃음)

올 시즌 오닐과 팔로세비치 공백이 있을 때마다 제 몫을 해 줬잖아요?! ‘4년 차 이승모’는 전보다 기대에 부응하고 있는 것 같아요. 시즌 앞두고 마음가짐을 달리한 게 있나요?

‘간절하게 준비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있어요. 4년차이기도 하고, U22룰 적용되는 마지막 해이기도 해요. 그동안 경기도 못 뛰어오기도 했고요. 올 시즌도 초반엔 경기력이 잘 올라오지 않아서 마음고생이 많았어요. 그런데 형들이 잘 다잡아주었어요. 특히 (최)영준이 형 도움이 컸어요. 많이 배웠어요. 그래서 지금 조금씩 나가지고 있는 중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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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은 U22룰 때문에 그 연령대 선수가 기회를 받고, 못 받고 하지는 않는 것처럼 보여요. 그래도 U22룰이 올해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게 걱정이 되던가요?

그렇죠. 포항은 룰 때문에 뛰고, 못 뛰고 하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유리한 조건이 조금이라도 더 없어진다는 건 있는 것 같아요. ‘내년 되면 정말 더 잘해야 된다’고 느껴져요. 그런 부담은 있어요.

그럼 많은 부담을 이겨내고 활약을 하고 있는 거네요. 무엇 때문일까요?

경기에 조금씩이라도 나가다 보니까 감각을 찾아가는 것 같아요. 경기력도 나아지고요. 감독님이 믿고 써주시니 더 자신감을 가지고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또 영준이 형이 잘 챙겨주세요.

최영준 선수 이야기가 벌써 두 번째예요. 도대체 어떻길래…?!

저한테 해주시는 것처럼 다른 선수들에게도 해주시는 줄은 모르겠지만… 유독 저를 잘 챙겨 주시는 것 같아요! 경기 끝나면 ‘이런 게 좋았다. 고생했다’ 이야기해 주시고, 메시지도 따로 보내주세요. 경기하면서도 조언 많이 해주세요. “압박할 때 자세가 높으면, 수비수가 압박감을 못 느낄 수 있어”라는 식? 세세하게 제가 놓치는 부분들을 챙겨주세요.

도움이 컸나 봐요. 최근 플레이를 보면 자신감이 있어 보여요. 사실 FA컵 준결승 승부차기 때 그렇게 자신감 있게 차 넣을 줄 몰랐어요.

감독님도 그러셨어요. “기대도 안 했는데 넣었다”고요!(웃음) 아무래도 실수 없이 경기를 계속 치르다 보니 자신감이 올라온 것 같아요. 형들이 편한 분위기를 잘 만들어주시는 것도 있어요. 승부차기도 편한 분위기여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못 넣으면 어때?!”라면서 자신 있게 하라고 하셨죠. 아… 그래서 다들 못 넣었나?!(웃음) 사실 전 운이 좋았어요. 잔디가 3번째 키커들이 찰 때까지만 해도 안 파였거든요.

상주상무전(22R)도 인상 깊어요. 경기 종료 직전에 볼을 끊어내고 결승골을 도왔어요.

저도 상주전이 가장 인상 깊어요. 사실 상주가 따라올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한 것도 저예요. PK를 준 이후에 골을 줄줄이 먹혔죠. 경기 뛰면서도 마음이 쓰였어요. ‘나 때문에 이렇게 된 게 아닐까’ 하고요. 그런데 다행히도 마지막에 볼을 끊어냈고, 이겼어요. 지옥과 천국을 맞본 경기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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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리그 15경기에 출전하고 있어요. 포항에서 10경기 이상 뛴 게 처음이죠. 예상보다 프로 무대 적응 기간이 더 걸렸다고 보는 시각도 있는 것 같아요.

프로의 벽은 정말 높아요. 지난해까지만 해도 ‘아, 이렇게 하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급하게 생각하면 더 안될 것 같았어요. 영준이 형이 이런 말을 해주세요. “난, 너 나이 때 3군이었다. 벤치에도 못 들었다”고요. 자주 들어서 인지, 제가 늦고 있다고 생각이 들지 않았어요. 지금 잘 프로 무대를 걷고 있다? 그렇게 생각하려고 해요. 저는 천천히 잘 나아가고 싶어요.

그동안 마음고생도 꽤 했죠. 광주FC 임대 때도 고민이 컸다고 들었어요. 지난 시즌엔 복귀 이후에 리그 2경기 출전에 그쳤고요.

임대를 정해야 할 때는 고민이 너무 많았어요. 처음엔 포항에 남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갑자기 ‘경기에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2부였긴 했지만 광주에서 리그 감각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게 좋았어요. 지난 시즌은 재활을 오래 했어요. 급하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어요.

초반에 말한 김학범호 마지막 경기 여파가 큰 것 같아요. 지금까지도 ‘멘탈이 약하다’는 평가에서 자유롭지 않아요. 억울하기도 하죠?

멘탈이… 큰 실수를 하면 와르르 무너지는 게 있긴 했어요. 그러면 그 경기를 날렸거든요. 그래서 생각들을 하실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근데 지금은 조금 달라요. 그런 실수를 안 하려고, 안전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땐 경기의 흐름을 잘 몰랐고, 그래서 실수들이 나왔던 것 같아요. 지금은 어느정도 여유가 생겼어요. 영준이 형을 보고 많이 배워요. 올해 정말 많이요! 괜히 ‘축구 도사’라고 하는 게 아닌 것 같아요. 영준이 형 보면서 ‘아, 저런 상황에선 안 급해도 되는구나’하고 느끼고, 배우고, 따라 하려고 해요.

김학범호에 가서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겠어요! 대표팀 경기는 주목도가 K리그와는 또 다르니까요.

그래서 더 부담이 큰 거 같아요!(웃음) 크긴 큰데… 그동안 크게 부담을 느껴와서 저의 플레이가 안 나왔다는 걸 이제는 제가 알아요. 느낌 아니까! 그런 것들 무시하고 재밌게 하고 오려고 해요.

시즌은 어떻게 마무리하고 싶어요? 천천히 잘 나아가고 싶다고 했는데, 내년 내후년 어떤 모습을 스스로에게 기대하고 있나요?

올 시즌 리그는 4경기 남았어요. 감독님이 “1위는 못하더라도 득점 1위는 하자”고 말씀하셨어요. ‘우리 팀이 진짜 그거라도 했음 좋겠다’는 생각이 커요. 최대한 출전하면서 도움이 되고 싶어요. 득점에 기여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어요. 그리고 이젠 팀에 중심이 되는 역할을 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내년부터라도요.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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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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