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aasq] 최효진: 꿈 꾸길 포기하지 않는 수비수

기사작성 : 2020-07-23 14:43

- ‘아무말’로 질문하기 <국내편>

- 세 번째 주인공은 전남드래곤즈 최효진이다

본문


[포포투=조형애]

‘아무말로 질문하기(Ask A Silly Question) 세 번째 주자, 전남드래곤즈 베테랑 수비수 최효진은 각종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커피 잘 내리는 법부터, K리그 장수 비결까지 다양하기도 하다.

꿈도 다양하다. 전남드래곤즈와 함께 우승하는 꿈, 승격하는 꿈이 2020시즌 위시 리스트에 담겨있다. 그리고 먼 훗날, K리그 500경기 출전 목록에 그 이름이 추가되길 소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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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효진이라니… 언제 봐도 이름이 참 예쁜 것 같아!

정말 여자 이름 같지? 근데 얼굴이 여자 같지가 않아. 실은 효도 많이 하라고 지어주신 이름이야. 효도 효(孝), 참 진(眞) 자를 써. (FFT: 이름에 얽힌 학창 시절 에피소드도 많지?) 몇십 년 전 이야기야. 이젠 학교 다닌 기억도 안 난다고! 그보다 팀에 (정)호진이라고 입단했는데, 걔를 부르면 자꾸 헛갈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아는 남자’라고 소개하더라. 의외였어…

원래부터 좋아하진 않았어. 2년 전 (이)경렬이와 시간을 많이 보내면서 생긴 취미야. 둘이 밥 먹고 커피를 꼭 마시러 갔거든. 그러다 “우리가 내려보자”가 된 거야. 커피 내리는 자체도, 후배들 커피 주는 것도 재밌더라!

응? 아내가 바리스타 자격증을 따면서 어깨너머로 배웠다고 들었는데?

아니야. 아내는 순천 살면서 무료하니까 자격증을 취득했어. 아내 믿고 머신을 샀는데, 안 쓰길래 내가 쓰는 거지!

커피 잘 내리는 노하우가 있어?

아, 커피 잘 모르는구나?! 커피는… 장비 빨이야!(웃음) 웬만한 카페에서 쓰는 것 이상으로 가지고 있긴 해. 일단 장비는 갖춰야지.

커피 가격이 천차만별이야. 아메리카노 기준, 얼마를 받으면 적당하다고 생각해?

사실 천 원대 커피는 마진이 얼마 나지 않아. 내가 집에서 내리는 것도 좋은 원두를 쓰면 한 잔에 원가만 2,000원 이상이거든. 그러니까 카페에서 4,000원 정도 하는 것도 그렇게 비싼 건 아니야. 나도 예전엔 비싸다고 느꼈는데, 유능한 바리스타가 내리는 건 그 가격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게 됐어.

잠깐, 지금 바리스타와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아!

카페를 차리려고 하는 건 아니야! 근데 카페 가면 머신을 쓱 보지. 그것만 봐도 느낌이 오거든. ‘커피 제대로 하는구나, 아니구나’ 알 수 있는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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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해! 딸바보라고 소문도 났어. ‘사위 삼고 싶다’하는 동료가 있어?

생각해 본 적도 없고, 생각하고 싶지도 않아! 딸에게 선택권을 줄 거긴 한데, 운동선수와는 결혼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내조하는 게 보통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든. 가족과 떨어져 살아야 할 때도 있고. 나중에 시집보내면 나 울 것 같아…

둘째 딸 지유는 드리블을 꽤 하더라! 축구 선수가 되고 싶다고 하면 어떨 것 같아?

싫어. 운동장에서 공을 처음 드리블 한 날, 실은 깜짝 놀랐어. 진짜 잘 하고, 재밌어하는 거야! 두 가지 생각이 들더라. ‘왜 내가 진작에 안 해 줬지? 그렇지만 축구 선수한다고 하면 안 되는데…’ 큰 딸은 발레에 꽂혔고, 둘째는 다재다능한 편이야. 뭘 해도 잘 하는?! 얼마 전엔 두 발 자전거를 가르쳤는데 5분도 안 돼서 잘 타더라니까. 아무래도 유전자가 있는 것 같아. 체력도 무지하게 좋아. 나 닮아서!

이름 검색하면 개인 사이트가 미니홈피로 연결되는 거 알아?

와… 나 진짜 옛날 사람인가 보다. 관리를 왜 이렇게 밖에 안 해주지? (FFT: 본인 참여 2020년 5월 4일이라고 적혀있는데?) 내가 참여한 게 아니야! 아, 좀 당황스럽네? 바꿔야겠다. 이거 뭐지, 진짜?

걱정 마. 들어가 보니까 아무것도 없었어. 도토리 좀 주고 싶을 만큼! 배경 음악은 깔아야지.

<비긴 어게인(버스킹 음악 여행을 담은 프로그램)>에서 박정현이 부른 노래들을 좋아해. 이것도 옛날 사람 느낌인가? 아니, 요즘엔 후배들도 옛날 노래 잘 알던데! (FFT: 음악에선 세대 차이 안 느낀다는 거지?) 응. 세대 차이는 노는 거에서 느껴. 애들은 클럽도 가는 것 같은데 난 가족과 보내는 게 좋아.

진위를 알고 싶은 게 있어. 2006년 인천에서 포항 이적할 때 진짜 울었어?

운 건 사실이야. 포항에 가기 싫어서라는 건 거짓. 인천에 대한 고마움이 크고, 헤어짐이 아쉬워서 눈물이 났어. 사랑을 많이 받아서 그래.

최근에 운 건 언제야?

폭풍 오열은 한 적은 최근에 없고, 정말 슬픈 노래를 듣거나 하면서 약간 울컥한 적은 있어. 감수성이 생겼나 봐. 나이 들수록 큰일에는 덤덤한 것 같아. 작은 일에 눈물이 찔끔 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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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400경기 출전을 달성했잖아? 꾸준히 활약할 수 있는 노하우 좀 알려줘.

일단 타고났지! 건강하게 태어났어. 두 번째는 가족의 힘이야. 힘들 때 더 힘을 낸 것 같아. 세 번째는… 없어. 그저 하루하루 최선을 다했어. 특별히 챙겨 먹는 약도 없고, 잠도 많이 자는 편이 아니야. 보양식으로 오리고기가 잘 맞길래 좋아하긴 하는데 다른 특별한 건 없어. 성실하게 했을 뿐이야.

과자 안 먹고 탄산 안 마시고 그렇진 않아?

몸에 안 좋은 걸 가까이하는 건 좋진 않지. 하지만 먹으면 큰일 날 것처럼 사는 것도 좋지 않다고 생각해. 내가 옛날엔 그렇게 살았어. ‘라면 먹으면 안 돼’라는 생각 많이 했지. 그런데 강박에서 벗어나니까 편해지고, 축구도 더 잘 되는 것 같아.

최고의 야식은 뭘까?

뭐가 있지? 사실 내가 말은 이렇게 해도 야식을 잘 안 먹어. (FFT: 뭐야, 이 언행불일치!) 그러네 언행불일치네. 라면 먹어도 상관은 없어. 먹어도 돼. 그래도 자기 전엔 안 먹어야지?!

알았어. 자기 전엔 안 먹는 걸로…

응. 자기 전엔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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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말 뒤 돌아온 현실 - 만 서른여섯의 최효진은 여전히 꿈을 꾸고 있다. 다음 목표는 개인 통산 500경기. 대기록까지 앞으로 95경기(*2020 K리그2 11라운드 기준)가 남았다.


2005년 인천유나이티드에서 프로 데뷔한 최효진은 2007년 포항스틸러스에서 처음으로 리그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이후 FA컵, 리그컵, AFC 챔피언스리그까지 우승했다. FC서울로 이적한 2010년에도 그는 리그 정상에 섰다. ‘우승 청부사’라는 수식어를 얻은 것이 그때다.

“옛날엔 그랬죠!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고 우승하는 팀엔 이기는 DNA가 있는 것 같아요. 안 질 것 같은 분위기가 있었어요. 슬프게도 우승 못 한지 이제 오래됐어요. 올해 한 번 해 봐야죠!”

전남드래곤즈에서 어느덧 6년째. 최효진은 올 시즌 승격 후보에 전남도 있다고 강조한다. 2017년 강등한 전남은 올 시즌을 앞두고 한찬희, 김영욱, 이슬찬 등 주축 선수들이 빠져나가며 외부의 주목과 기대에서 멀어져 있었지만, 개막 후 6경기 무패 행진을 달렸다. 11경기를 마친 현재 3위에 올라 있다.

“일단 외부의 기대가 떨어졌다는 게 슬프네요. 하지만 선수들이 증명해야 하겠죠. 함께 땀 흘리고 고생한 선수들이 잘 돼서 가는 거라 기쁘기도 하면서 아쉬움이 컸어요. 정이 든 선수들이 하나둘 떠나가니까요. 그 수가 너무 많아져서 사실 선수들 사이 걱정도 있었어요. 그런데 감독님이 ‘자신 있다’고 하시니까, 감독님 믿고 가는 것 같아요. 후배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잘 따라와 주고 있어요. 선참으로서 ‘중심을 잡아주어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선수들 다 고맙죠. 열심히 해주고 있어서요.”

“동계 훈련 때부터 훈련을 정말 열심히 했어요. 한 경기를 위해 쏟아 붓는 시간이나 노력이 어느 때보다 많아요. 전남은 90분을 뛰어 내고 버티는 체력을 중요시해요. 체력은 다른 팀보다 자신 있는 것 같아요.”

최효진이 보는 올 시즌 K리그2는 어느 때보다 경쟁할 맛이 난다. 확연한 컬러가 보이는 팀이 많기 때문이다. “상대팀 분석하고 미팅하다 보면 각 팀이 어떤 축구를 하려고 하는지 뚜렷하게 보이는 것 같아요. 그 팀들을 상대해 지지 않았다는 건 의미가 있죠! K리그2도 경쟁이 굉장히 치열해요. 어느 팀이든 승격 가능성이 있어요. 그중 한 팀이 우리가 될 수 있도록 할 겁니다.”

그의 목표는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치르는 것이다. 축구 선수로 많은 것을 이룬 지금, 남은 꿈은 500경기 출장 기록. K리그에 다섯(김병지, 이동국, 최은성, 김기동, 김영광) 밖에 없는 역사다.

“포항에 있을 때 기동이 형이 500경기 뛰는 걸 봤어요. 따라가고 싶어요. 그때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했고, 지금도 불가능하다고 생각은 해요. 하지만 꿈은 꾸라고 있는 거죠!”

*본 인터뷰는 <포포투> 7월호 중 주요 내용을 발췌했습니다

일러스트=윤성중, 사진=FAphotos
writer

by 조형애

디지털이 편하지만 아날로그가 좋은 @hyung.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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