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list] 축구 역사상 가장 멋진 선수 10인

기사작성 : 2020-05-14 16:57

- 경기력만 논하기엔 따분하다
- 그라운드 안팎으로 영향력을 발휘한 시대의 아이콘들

본문


[포포투=Greg Lea]

축구 선수들의 ‘멋’을 이야기할 때 일종의 편견이 있다. 항상 비슷한 이야기를 하고, 새로운 구석도 없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축구 역사 전체를 돌아보면 그렇지만은 않다. 그라운드 안팎으로 영향력을 발휘한 선수들이 있다. 경기력 외에 ‘시대의 스타일’을 상징한 것으로 획을 그은 인물들이다. 역사상 가장 멋지고 개성 넘치는 축구 선수 10명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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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귄터 네처(독일)
밖에서는 아프로 헤어스타일(펠라이니처럼)을 하고 마오쩌둥 말을 인용했던 폴 브라이트너가 더 멋져보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독일 사람들은 실상이 그렇지 않았다는 걸 잘 알았다. 네처는 달랐다. 그는 정말 잘생겼고, 페라리를 몰았으며(사고도 냈다), 마약이나 음주를 하지 않고도 ‘러버스 레인’이라는 나이트클럽을 운영했다.

네처는 힘들게 뛰거나 태클을 할 필요가 없었다. 그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정확한 장거리 패스를 했다. 독일 작가 헬무트 보티거는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네처의 패스는 유토피아 정신으로 호흡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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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즈보니미르 보반(크로아티아)
보반은 AC밀란에서 10시즌 넘게 뛰면서 세리에A 우승을 네 차례 차지했다. 1994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바르셀로나를 4-0으로 격파한 멤버이기도 하다. 4년 후 그는 1998프랑스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 주장 완장을 차고 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보반’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경찰을 걷어찬 것이다.

1990년, 디나모자그레브에서 뛰던 보반은 라이벌 레드스타베오그라드와 맞붙었다. 당시 유고슬라비아는 민족 간 긴장이 극에 달했다. 관중석에서 폭력사태가 벌어져 팬들이 그라운드로 쏟아져 들어오자 경찰이 출동했다. 보반은 디나모 팬을 때리는 경찰을 보고 달려가 가슴에 ‘날아차기’를 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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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레프 야신(구 소련)
야신은 별명이 많다. 검은 거미, 검은 문어, 검은 표범(블랙 펜서) 등등. 공통점은 ‘검은’이라는 수식어다. 상대를 압박하려고 모두 검은색으로 차려 입은 것으로 유명해졌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야신은 현대 축구에 처음으로 등장한 위대한 골키퍼다.

그는 클럽과 국가대표팀에서 모두 중추적인 역할을 맡았다. 그래서인지 감독들은 그가 지닌 나쁜 습관을 막지 않았다. 심지어 야신은 그게 성공 비결이라고 믿었다. 그는 그걸 “마술”이라고 불렀는데, “담배를 피워 안정감을 가져온 뒤 독주를 한 모금 크게 마시며 근육을 단련시켰다”라고 말했다. 물론,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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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페렌츠 푸스카스(헝가리)
육군 복무 경력으로 ‘질주하는 소령’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경기를 엄청나게 잘 읽었기에 (별명대로) 좀처럼 구보를 하진 않았다. 혼베드와 레알마드리드 그리고 헝가리 대표팀에서 트로피를 차지하고 최다득점 기록을 깨는 데도 그 방식을 고수했다. 스코틀랜드 축구 영웅이자 푸스카스의 술친구 짐 박스터의 증언에 따르면, 푸스카스는 영어 단어를 딱 두 개(위스키, 섹스)만 썼다고 밝혔다.

그는 잉글랜드 언론이 자신을 ‘작고 뚱뚱한 선수’라고 묘사한 것을 조롱했다. 1953년 웸블리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경기에서 골을 터뜨리며 6-3 대승을 이끌었다. <더 타임즈> 조프리 그린 기자는 잉글랜드 주장 빌리 라이트가 푸스카스 동작를 막느라 “잘못된 지점에 물을 뿌리려는 소방차처럼 이리저리 뛰어다녔다”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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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미카엘 라우드롭(덴마크)
라우드롭이 얼마나 멋지냐고? 유로92에서 우승하며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덴마크 대표팀에서 뛰지 않을 정도로 멋있었다고 할까. 그는 예선을 치르며 리차드 묄러 닐센 감독과 사이가 틀어졌다. 유고슬라비아 대신 덴마크가 본선에 올랐을 때도 팀에 합류하지 않았다.

덴마크 스포츠 기자 얀 겔트토프트는 덴마크가 “수비와 역습”을 구사했기에 “아마도 라우드롭과 함께 했다면 우승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세련되고 정교한 라우드롭은 닐센이 시킨대로 수비하기보다는 차라리 공격하다 지는 걸 택했을 거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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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제이-제이 오코차(나이지리아)
볼턴 팬들이 오코차 기념 티셔츠를 만들기 훨씬 훨씬 전, 영국 아이들이 오코차의 턴 동작을 연습하기 훨씬 전, 모든 독일 소년들은 텔레비전 앞에 앉아 입을 벌린채로 오코차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1993년 8월, 오코차는 아인라흐트프랑크푸르트 소속으로 카를스루에와 경기했다. 종료 3분을 남기고 오코차는 카를스루에 골키퍼를 넘어야 승리할 수 있었다. 오코차는 왼쪽으로 움직이다 오른쪽으로 가는 척 하면서 다시 왼쪽으로 꺾었다. 수비수 세 명이 다시 오코차를 막았지만, 그는 태클을 넘어 좌회전, 우회전, 다시 좌회전하며 세 명을 제친 뒤 다이빙하는 골키퍼까지 무너뜨렸다. 그 골키퍼 이름은 올리버 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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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불가리아)
팬은 게으른 선수를 싫어한다. 영웅을 원한다. 구단과 명예를 위해 기꺼이 모든 걸 바칠 용의가 있다는 걸 증명하며 유니폼을 모두 땀으로 적시며 경기를 마치길 바란다. 예외가 하나 있다. <가디언>이 “그는 축구를 하지 않는다. 거기엔 관심이 없다. 그 위에 있다(그 이상의 수준이다)”라고 표현한 불가리아 출신 선수다.

베르바토프는 엄청나게 어려운 상황에서도 골을 넣고(너무 쉬운 것은 종종 놓친다), 미국 배우 앤디 가르시아와 닮았다. 베르바토프는 언젠가 “나는 가르시아가 담배를 피우는 방식대로 담배를 피우려고 노력하기도 했고, 이제 그렇게 할 수 있다”라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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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조지 베스트(잉글랜드)
알콜 중독으로 인한 타락과 사망이 아쉽긴 하지만, 1966년 포르투갈 언론이 “비틀즈 다섯 번째 멤버”라고 표현한 게 이상하진 않다. 벨파스트 출신 베스트는 최초로 ‘연예인 축구선수’가 됐고, “소매치기의 손처럼 예민한 발”로 과잉과 다양성이라는 욕구를 결합시켰다.

결국 그는 가수로 음반을 내고, 모델과 결혼하고 미스 월드와 데이트 했으며, 나이트클럽과 옷 가게를 소유했던 데다, 감옥에 갔고, 영국에서 가장 시청률이 높은 토크쇼에 술 취한 채 출연했고, 그를 모티프로 한 팝송과 영화를 가지게 됐고, 그의 이름을 딴 공항과 소시지 광고를 소유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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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안드레아 피를로(이탈리아)
“경기 전 워밍업은 여전히 사랑할 수 없다. 내 온몸이 그걸 싫어한다. 정말 역겹다. 트레이너를 위한 자위행위에 지나지 않는다.”

안드레아 피를로는 자서전에서 이렇게 말했다. 피를로는 그라운드에서 땀흘리기보다는 그라운드를 사선으로 가로지르는 패스를 보내고 프리킥으로 골대 상단을 뚫으며 우아함을 발산했다. 경기 스타일도 멋지지만 머리 스타일과 아름다운 수염은 그를 완벽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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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에릭 칸토나(프랑스)
그는 재능만큼 화도 많다. 팀 동료, 감독, 구단 고위층과 마찰을 빚었기에 1988년 오세르를 떠나 1992년 맨체스터유나이티드로 이적할 때까지 여섯 개 팀을 거친 이유다. 그 무렵 대표팀 경력은 끝나버렸다. 올드트래퍼드와 잉글랜드 축구는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위로 세운 옷깃, 프랑스 스웨그, 동료에게 영감을 주는 능력.

칸토나가 합류한 뒤 5년 동안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 우승컵을 4개 차지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칸토나가 공을 잡을 때마다 경기장이 광란의 도가니가 됐다”라고 회상했다. 쿵푸킥, 갈매기, 어선(트롤러) 그리고 서른에 갑자기 한 은퇴는 칸토나의 신화적인 위치를 더 공고히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포포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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