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n&now] 축구로 밤 지새운 김정우, 생각하는 지도자로

기사작성 : 2020-03-30 18:08

- 은퇴 후 이야기: <김정우>편
- 은퇴 후 인천대건고 감독을 맡은 김정우
- 선수 시절 밤샘 축구 생각이 지도자에 큰 도움이 된다고…

본문


축구화를 벗고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는 ‘그때 그 스타’를 만납니다. <편집자 주>

[포포투=이종현]

2016년 해외에서 조용히 은퇴했다. 3년 동안 쉬며 미래를 고민했다. 그렇게 내린 결론. ‘축구를 떠날 수 없다.’ 그리고 인천대건고 감독을 맡았다. 지휘봉을 잡은 첫해 2개(인천광역시 축구협회장기 축구대회, 전국체전고등부)의 타이틀을 챙겼다.

지도자 체질인가?! 선수 시절 ‘생각을 연습’한 습관이 지금의 가장 큰 자산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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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이후 3년 정도 공백이 있었다. 그리고 첫 선택은 인천대건고였다.
지도자에 대한 생각은 없었다. 쉬고 있었다. 와이프가 계속 "제일 잘하는 게 축구인데, 지도자를 해야 하지 않겠냐”라고 권유했다. 생각하니 그게 맞더라. 쉬면서 지도자 자격증을 따고 준비했다. 그러다 인천유나이티드에서 제안이 왔다. 인천은 내 고향이고 축구를 시작한 곳이다. 지도자도 인천에서 시작하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

해외에서 조용히 은퇴했다.
중동에 있다가 종아리를 다쳐서 3개월 고생했다. 3주 진단이 나왔는데, 치료를 제대로 못해주더라. 복귀했다가 몇 경기 지나지 않아 또 다쳤다. 한국에 돌아왔다. 정신적으로 힘들었다. 가족들과 6개월 쉬다가 운동하고 싶어서 태국으로 갔다. 태국에서 2개월 훈련하고 경기하다가 오른쪽 십자인대를 다쳤다. 은퇴를 결심한 순간이다.

은퇴하고 얼굴이 더 좋아 보인다.
선수 시절 때는 로션도 좋은 거 쓰고 선크림도 바르면서 관리했다. 내년이면 마흔 살이다. 더 관리를 안 하게 되더라. 이제 볼 사람은 아내밖에 없다.(웃음) 관리는 안 하는데, 주변에서 얼굴 좋아졌다는 소리를 자주 듣는다. 편해져서 그런 가보다!

어릴 때부터 주목을 받았다. 고대 시절 이천수, 차두리와 대표팀도 불려 다녔다…!
사실 내가 유명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워낙 유명한 이천수 인천 실장, 최태욱 코치, 박영우 코치가 있었다. 나는 도와주는 임무를 했다. 내 포지션에서 열심히 하다 보니까 뒤에서 좋게 평가해 준 것 같다.

프로 입단한 첫 팀 울산에서 성공했다.
처음 프로에 입단했을 때 내 포메이션은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까웠다. 프로에 가니 템포를 따라가기 어려웠다. 첫 번째, 두 번째 경기에서 만족할 경기력은 아니었다. 그래서 사실 2군 경기도 뛰었다. ‘어떻게 하면 적응을 잘할지, 어디서 뛰면 좋을지’ 곰곰이 생각했다. 수비적인 부분을 더 열심히 했다. 그래서 팀에 빠르게 녹아들 수 있었다.

수비형, 공격형, 심지어 섀도스트라이커까지 다양한 위치에서 뛰었다. 스스로 생각하는 최고의 포메이션은 어딘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뛸 때가 가장 재미있었고 잘할 수 있었던 자리다. 스트라이커도 잠깐 뛰면서 재미있었지만 스스로 한계가 있다고 느꼈다. 잠깐 잘할 수 있어도 지속적으로 잘하기는 힘들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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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그램퍼스에서 프로를 데뷔한 혼다 케이스케와 함께 뛰었다.
그때 혼다는 사이드백으로 뛰었다. 어린 선수인데 프리킥을 차는 것을 보고 많이 놀랐다. ‘좋은 선수다’라고 생각했는데, 그렇게까지 큰 선수로 성장할지는 몰랐다. (FFT: 혼다가 ‘김정우를 롤모델’이라고 했다던데 알고 있나?) 기사로는 봤는데, 직접 들은 것이 아니라서.(웃음) 그렇게 이야기해 줘서 기분은 좋다.

나고야에서 한국으로 돌아오기 전 프리미어리그 위건에슬레틱 입단을 도전하기도 했다.
J리그에서 한국으로 복귀 전에 프리미어리그 위건에 도전했다. 사실 잉글랜드까지 가서 같이 훈련했다. 입단하지 못해 아쉽긴 하다. 은퇴하고 돌아보니 유럽을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게 아쉽고, 더 궁금하기도 하다. 아이들을 지도할 때 유럽 경험을 이야기해 주지 못해 아쉽고 미안하다.

2011시즌 상주상무에서 26경기 18골을 넣었다…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나?
당시 상주는 공격수 고민이 컸다. 코칭스태프에서 먼저 제의했다. 맨날 수비만 하다고 다른 걸 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다. 동계훈련 때부터 공격수로 훈련했다. 득점하고 자신감이 생기니까 매 경기 욕심과 집중력이 생겼다. 그래서 계속 득점했던 것 같다. 생각지도 못한 골도 많이 넣었다.

남아공월드컵 원정 16강 경험자이다. 그때 활약이 정말 뛰어났다. 리오넬 메시도 상대했다.
사상 첫 월드컵 원정 16강을 경험한 것은 영광이다. 앞으로도 기억할 일이다. 나는 조용하고 부끄러움이 많은 성격이다. 월드컵 때 거수경례하는 것도 나만 튀는 것 같았다. 월드컵을 군인 신분으로 나가다 보니까, 모든 간부들이 보는 걸 의식했다. 군인 정신을 보여줘야 했다. 군기가 바짝 들어 열심히 뛰지 않았나 싶다. (FFT:월드컵 맹활약 비결은 결국 ‘군인정신’인 건가) 많은 영향이 있었다.(웃음) 군대에서 간부의 말 한마디에 휴가가 달렸다…!. 메시 공을 뺏었는지 생각이 안 난다. 정신이 없이 수비했던 기억만 있다. 당시 태클로 볼을 뺏는 사진을 보고 ‘진짜였구나’ 회상한다.

마른 체격 때문에 불린 ‘뼈정우' 별명을 빼놓을 수 없다
뼈에 관련된 건 다 들었다. 뼈르바토프, 뼈브레가스가 기억에 남는다.(FFT: 대건고 제자들은 무엇을 묻나) "메시 잘해요?” 묻길래 “너보다 못해”라고 해줬다. 승부차기 연습하다가 한 번은 내가 선수 때 못 넣었던 것 이야기하며 놀리기도 한다.

신체능력이 좋지는 않았지만, 선수로 대성한 이유는 무엇인가?
물론 센터백이나 스트라이커는 신체조건이 좋으면 유리하긴 하다. 하지만 주세종, 홍철 선수처럼 작지만 기술이 있으면 된다. 우리 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 친구 역시 왜소하고 작다. 근데 영리하다. 기술도 있다. 그러다 보니 우리 팀에서 정말 중요하다.

‘선수 김정우'는 영리해서 대성했나?
제가 영리했다기보다는 경기 후에 누워서 자기 전에 축구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잠을 못 잘 정도였다. 개인 운동을 남들보다 많이 했다고는 말 못 하지만, 남들보다 생각은 많이 했다고 자부한다! 예를 들면 ‘슈팅이 상대 발에 걸리면 왜 공이 맞았지, 접었으면 달라졌을까’ 이런 식이다. 다음 경기에서 비슷한 상황이 나오면, 생각한 대로 해보고 통하면 내 것으로 만들었다. 생각을 하니 상황에 따른 몸의 반응이 빨라졌다.


"경기 후 축구 생각을 많이 했다. 밤을 새울 정도였다…!
지도자가 되니 그때의 고민들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된다”


선수 시절 싫은 이야기를 못했는데, 감독인 지금은 어떤가
사실 좋은 이야기를 많이 해주려고 하는데, 학생이니 그럴 수만은 없더라. 가끔은 잔소리를 할 수밖에 없다. 훈련장에서 적극적이지 않거나, 패스를 성의 없게 하는 모습을 보이거나, 실수를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거나 경기장에서 감정을 드러내면 잔소리한다.

선수들과 어떻게 스킨십하나. 지도 철학도 궁금하다.
혼낼 땐 따로 불러 혼낸다. 다 모인 장소에서 꾸짖으면 자존감이 떨어진다. 혼내면서도 자신감 높여줄 건 높인다. 훈련 때는 아이들이 억지로가 아닌, 즐겁고 활기차야 한다. 그래야 적극성이 생기고, 발전 속도도 빨라진다. 운동장 안에서 ‘상황 설명’은 일부분이다. 여러 가지 선택지에 대해 말해준다. 경기장에서 끊임없이 생각할 수 있게끔 환경을 만들어준다.

감독 김정우가 돼서 무엇이 가장 많이 바뀌었나?
생각이 더 많아졌다. 예전처럼 집에 있는 건 똑같다. 출근하고 퇴근하고 집에 있는다. 주위 사람들을 많이 만나진 않는다. 축구가 팀플레이지만, 선수 때는 내 몫만 잘하면 됐다. 남을 잘하게 하는 건 어렵다. 한 선수뿐만 아니라 팀이기 때문에 생각해야 할 선수도 많다. 머리가 정말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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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개학이 미정이고, 고등리그 재개도 불투명하다.
코로나 때문에 학교 개학이 미뤄졌다. 개학이 미뤄지다 보니까 우리도 훈련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집에서 아이를 보는 것으로 아는데, 감독님은 어떻게 지내고 있나.
사실 우리 아이도 유치원을 못 가고 있다. 같이 외출할 수 없는 상황이라 좋지 만은 않다. 다시 리그가 재개되면 대회 일정 등이 촉박하게 나올 거 같다. 지금은 정해진 건 없지만 어떻게 아이들의 훈련을 시작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선수들 관리는 어떻게 하나.
우리 코치가 일주일에 한 번씩 선수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강도의 훈련을 전달하고 있다. 내가 요청할 부분도 코치를 통해서 전달하고 있다.

대학 진학 및 프로행에 임박한 3학년 선수들의 신경이 쓰일 것 같다.
원래 이 시기에 선수들의 희망 대학 위주의 팀과 연습경기를 한다. 하지만 당분간 연습경기가 어렵다. 대학 입시 요강이 어떻게 정해지냐에 따라서 방법이 찾아야 할 것 같다.

FACT FILE

울산현대호랑이
나고야그램퍼스
성남일화천마
광주/상주상무(군 복무)
전북현대
알샤르자
바니야스SC
BEC테로사사나FC
인천대건고등학교(감독)

* 본 인터뷰는 <포포투> 3월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이후 추가 인터뷰로 내용을 더하였습니다.

사진=곽동혁, FAphotos
writer

by 이종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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