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1인자’ 위르겐 클롭 리더십 대해부 ①

기사작성 : 2020-01-21 15:27

- 프리미어리그 단독 선두 질주
- 리버풀의 새로운 부흥기를 이끌고 있는 지도자
- 위르겐 클롭 지도철학에 관한 모든 것

본문


[포포투=편집팀]

2015년 위르겐 클롭이 리버풀 감독으로 부임했을 때를 떠올려보자. 그로부터 4년 남짓, 클럽의 변화상은 괄목상대다. 당시 프리미어리그 10위였던 리버풀은 지난 시즌 역대급 우승 경쟁을 거쳐 올시즌 ‘사실상 우승’을 찜해둔 강자의 면모를 회복했다. 그 사이 유럽 챔피언으로 등극한 사실은 벌써 역사가 됐다.

클롭은 어떻게 리빌딩에 성공했을까? 리버풀의 변화에 감명받은 존 비숍이 클롭과 대담을 통해 그의 리더십을 탐구했다. 존 비숍은 아마추어 축구선수 출신인 영국 코미디언이다. 둘의 대담 내용은 <포포투> 지면을 통해 공개됐고, 지난해 말 영국에서 발간한 단행본 ' A Game of Two Halves'에도 수록됐다.

그 일부를 기사로 정리한다. 이어지는 대담에서 펩 과르디올라, 조제 모리뉴 등 라이벌로 엮이는 상대들부터 감독직, 종교, 언어, 신념 등 거의 모든 것에 관한 그의 철학을 확인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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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별에 관해

비숍
축구는 가장 세계 공통의 스포츠다. 한 국가에서 벌어지는 일을 가장 잘 반영된다. 예를 들어 지금 축구계에서는 인종차별 문제가 다시 대두되고 있다.

클롭
“100% 동감한다. 작년에 프랑스 한 잡지 기자가 내게 인종차별에 관해 물었다. 기자는 조지 웨아를 비롯해서 수많은 축구 레전드들이 과소평가받았다고 말했다. 특히 발롱도르 심사에서 말이다. 그런 현상을 인종차별이라고 믿고 있더라. 나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지금 나의 세계관과 너무 다르다. 내가 아는 한, 라커룸 안에서는 피부색, 종교, 민족은 상관없다. 오직 실력만으로 판단한다. 뛸 만한 실력인지 아닌지. 그 외에는 생각할 수 없다. 아무도 인종차별로 확장해서 생각하지 않는다. 리버풀에는 모 살라와 사디오 마네를 위해서 기도실을 따로 설치했다. 경기 전 준비 과정에서 이슬람교도가 따르는 절차를 존중한다. 모두 우리의 다양성을 인정한다. 우리는 모두 동일선상에 있다.”

비숍
영국 축구계에서 인종차별은 꽤 새로운 이슈라고 생각한다. 1987년 존 반즈가 리버풀에 입단했을 때 야유를 받았다. 그보다 10년 전에는 하워드 게일이 리버풀 사상 첫 흑인 선수가 되었다. 그때 사람들은 ‘리버풀은 흑인 선수를 고용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정책적으로 그랬다는 게 아니라 단순히 그 선수들은 튀어 보일 수밖에 없었다. 첫 케이스였으니까. 지금 축구는 완벽한 다국적 스포츠로 발전했다. 10년 전만 해도 프리미어리그에서 이슬람교도 선수를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당시만 해도 축구는 백인 노동자 계급의 전유물이었다.

클롭
“맞다. 내가 마인츠에서 뛸 때, 유고슬라비아가 무너졌고 발칸반도에서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우리 팀에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 선수들이 섞여 있었다. 대부분 전쟁을 피해서 마인츠로 모인 선수들이었다. 축구선수였던 덕분에 피난해서 구직이 가능했다. 집에서는 각자 TV 뉴스를 보겠지만, 정치 문제를 라커룸 안으로 끌어들이진 않았다.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고 말하는 건 아니다. 당연히 문제도 있었다. 인간이기에 장점도 있고 약점도 있다. 하지만 동료의 약점을 콕 집으면서 ‘그래서 네가 우리와 다른 거야’라고 차별하는 일은 없었다는 뜻이다.
축구계에선 인종차별이 없다고 믿었다. 몬테네그로 경기에서 칼럼 허드슨-오도이와 대니 로즈가 인종차별 구호를 받았다는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다. 축구 중계를 볼 때 나는 해설자들의 헛소리가 싫어서 소리를 죽인다. 라힘 스털링이 골을 넣고 몬테네그로 팬들 앞에서 귀를 당기길래 무슨 일인가 했다. 나중에 기사로 알았다. 선수들에게 얼마나 큰 상처가 되는지 상상이 간다. 직접 당해본 일이 없어서 어떤 기분인지 정확히 알기는 어렵지만, 어쨌든 그런 일이 다시 일어나다니 믿을 수가 없다. 책임을 물어야 한다.
브렉시트도 좋은 사례다. 왜 그런 결정이 났을까? 국경을 지키고 싶기 때문이다. 국경의 존재 이유는? 어떤 사람들이 우리나라에 오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오, 당신은 입국 자격이 없어요, 빨리 떠나세요, 라는 식이다.
축구에서 인종차별의 존재 주장을 이해할 수 없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축구는 전 세계에서 모인 사람들이 한 곳에서 함께 뛰는 스포츠다. 언어가 통하지 않아도 잘 돌아간다. 물론 자기가 뛰는 국가의 언어를 배우긴 해야 한다. 나비 케이타는 우리가 하는 말을 30% 정도밖에 알아듣지 못해서 주전 경쟁에서 밀린다. 모두 케이타를 좋아하지만, 선수가 먼저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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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버풀 감독직에 관해서

비숍
리버풀을 사회주의 도시라고들 부른다. 당신도 이미 이곳 사람들과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 맨 처음 리버풀 감독직을 제안받았을 때 무슨 생각을 했는지가 궁금하다.

클롭
“축구적으로는 최근 4~5년 동안 상황이 나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물론 구단의 대단한 역사는 너무나 유명하다. 솔직히 말하면, 내가 과거의 영광을 되찾아오고 싶었다. 구단의 심장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뚜렷하게 느꼈다. 정원이 있는데 다시 꽃을 심으려면 좀 정리해야 하는 상태라고 할까? 당시 리버풀 스쿼드가 최상은 아니었지만 전반적으로 마음에 들었다. 리버풀 감독 자리를 간절히 원했다. 이유를 설명하긴 어렵다. 내 자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직 적절한 때가 되기만을 바랐다. 마인츠와 도르트문트에서 일한 뒤라서 나는 쉬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4개월이나 쉴 수 있었다!”

# 영어에 관해서

비숍
휴가를 끝내고 리버풀로 왔다. 첫 기자회견에서 영어 때문에 애를 먹던 모습을 아직도 기억한다.

클롭
“영국인은 (살기에)편하다. 외국어를 배울 필요가 없으니까! 내 모국어가 영어였다면 나도 외국어를 배우지 않았을 것이다. 학창 시절 영어가 제1 외국어였는데 나는 잘 못했다. 내 다음 세대는 영어를 정말 잘한다. 내 아들은 영국에 산 적이 없는데도 영어에 능통하다. 영어로 된 노래를 많이 들어서 그런 것 같다.
내 영어는 아직도 별로다. 다행히 내 메시지를 전달하기에는 충분하다. 의사소통하기를 좋아해서 항상 언어에 관심이 많다. 여기 오기 전에 나는 <토크스포트>(영국 스포츠 전문 라디오)를 열심히 들었다. 내용은 엉터리였지만 영어 문장이나 다양한 억양을 익힐 수 있었다. 스코틀랜드나 아일랜드 쪽 사투리. 영국에 와서도 계속 공부했다. 출근할 때 30분, 퇴근할 때 30분씩 들으면서 단어를 익혔다.”

# 리더십에 관해서

비숍
말한 것처럼 리버풀 부임 당시 팀은 재정비해야 할 정원 같은 상황이었다. 4년 동안 구단은 크게 발전했다. 당신의 수완이 결정적이었겠지만, 곁에서 도움을 준 인물들도 많았을 것 같다.

클롭
“나의 리더십 철학은 이렇다. 최고의 리더가 되려면 주위에 강한 우군을 거느릴 만큼 나의 자신감이 단단해야 한다. 약한 리더는 그런 부분에서 실패한다. 특정 부문에서 자기보다 뛰어난 부하를 통솔하기에 너무 약한 탓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아주 능하다. 마인츠에서 처음 감독을 맡았을 때다. 처음부터 모든 걸 새로 배워야 했다. 스카우트 부서도 없었고, 분석팀도 없었다. 훈련을 도와줄 코치도 없었다. 혼자 모든 걸 해치워야 했다. 지금 리버풀의 환경에 정말 감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고의 일꾼들과 함께 일하길 원한다. 지금 코칭스태프는 각자 분야에서 나보다 뛰어나다. 그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것이 지금 여기서 내가 하는 일이다. 그래서 내가 중요하다. 펩 린더스를 수석코치로 재영입했다. 바이에른의 영양학 총괄인 모나 네머도 데려왔다. 영국인 물리치료사의 일하는 방식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탓에 독일에서 물리치료사도 데려왔다. 그들은 마사지사가 아니라 의사에 가깝다.
실제 인선 변화는 그 정도였다. 나머지는 긍정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다. 모든 스태프와 선수단이 함께 테네리페로 갔다. 여자친구, 아내, 자녀들 등 가족도 전부 초대했다. 지금까지 가족 동반 여행을 세 차례 했다. 지난번에는 어른 90명에 아이들이 50명 정도 되었던 것 같다. 그렇게 우리는 구단 전체를 하나로 뭉치게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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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독교 신앙에 관해서

비숍
신앙심이 자신감의 원천인가?

클롭
“그런 식으로 생각해본 적은 없다. 기자회견에서 ‘언젠가 하나님이 판단해주실 것’이라고 말한 적은 있다. 실제로 그렇게 믿는다. 죄를 짓지 않는다. 타인을 해하거나 다치게 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선수단 안에서는 신념을 지키지 못할 때가 있다. 누군가를 엔트리에서 빼거나 팔아야 할 때가 그렇다. 내 일에서 제일 어려운 부분이다. 경기에서 패하면 나는 당연히 심판을 받아야 한다.
기독교 신앙은 내게 아주 간단하다.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 이기적인 사람이 되지 말 것. 내가 제일 중요하겠지만 너무 이기적이면 곤란하다. 내가 들어섰을 때 방 안의 분위기가 별로라면 뭔가 잘못된 것이다. 내가 경청할 준비가 부족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매번 내가 하고 싶은 대로만 할 수 없다. 내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한다.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나는 독실한 신자가 아니다. 사람들에게 무엇을 해야 하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따위를 설교하지 않는다. 내가 아는 한, 신앙심은 좋은 것이다.”

비숍
당신의 신앙을 ‘이성적 인간의 타당한 행동’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타인을 해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는.

클롭
“그렇다. 나뿐 아니라 그렇게 믿는 사람이 많다고 생각한다. 나와 차이가 있다면, 보통 사람들은 그런 믿음에 관한 질문을 받지 않고, 나는 받는다는 점이다. 그뿐이다.”


-> ②편에 계속…

사진=포포투DB,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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