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대구] 울산이 달아나자, 전북이 냉정해졌다

기사작성 : 2019-11-04 05:36

- K리그1 36라운드 대구FC 0-2 전북현대
- 더 조급한 건 전북이다?
- 전북의 3시간, 설마란 없었다. 물론 조급도…

본문


[포포투=조형애(대구)]

설마 했다. 아니었다. 조급해질 줄 알았다. 그것도 아니었다. 3일 오후, 전북현대는 비교적 이른 시간 승점 싹쓸이를 선언했다. 대구FC가 기다리지 못하고 덤비는 순간, 냉정하게 두 골을 때려 넣었다. 그렇게 울산현대가 승점 6 차이를 보인 시간은 3시간여 만에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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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구를 향하는 KTX 열차 안. 스마트폰과 노트북으로 2019 K리그1 36라운드 두 경기를 틀어놓은 광경이 꽤 볼만했을 것 같다. 올 시즌 묘한 사이가 된 포항스틸러스와 강원FC의 치열한 접전과 FC서울과 울산의 팽팽한 전반은 어느 하나 시청 종료를 누르기 힘들 만큼 흥미진진했다.

더 흥미로운 일은 DGB대구은행파크에 도착해 한숨 돌리고 난 뒤 있었다. 정규시간 채 10분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 터진 울산 김보경의 결승골이 시발점이었다. 킥오프 1시간여 전 전해진 결과. 전북과 대구엔 상당한 변수일 수밖에 없었다. 혼잣말로 ‘설마, 설마’를 외치며 급히 두드린 계산기에서 나온 답은 간단했다. 전북이 승점 추가에 실패하기라도 하면 리그 우승이 매우, 아주, 상당히 힘들어진다는 결론이었다. 반면 대구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희망이 전보다 높아졌다는 사실이 나왔다.

서울에서 전해진 결과는 양 팀 사령탑에도 영향을 준 것처럼 보였다. 대구 안드레 감독은 부임 100경기라는 사실은 “들은 지 얼마 안 됐다”면서 일찍이 귀띔을 안 해준 홍보팀을 향해 짓궂은 농담을 할 정도였다. 경기 양상에 대해서도 “조급한 건 저쪽”이라면서 “좋은 소식”을 기대한다고 했다.

전북 모라이스 감독은 웃음기 하나 없었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장난스러운 제스처나 표정을 꼭 한 번씩은 하는 그였지만, 이날엔 그럴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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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가 ‘대팍’에서 만들어내는 분위기라는 건 대단했다. 야무지게 팬들 하나하나 나눠준 푸른색 머리띠가 암전 된 경기장에서 존재감을 강하게 뿜어냈고, 쩌렁쩌렁한 장내 아나운서의 스타팅 라인업 소개가 밤공기를 가득 채웠다.

그래서였을까. 전북을 상대로 승리했던 방법을 잊은 것처럼, 팬들의 응원에 바로 부응하겠다는 듯 타이밍을 재지 않고 초반부터 맞불을 놓기 시작했다. 흐름은 팽팽했지만 아니, 오히려 흐름과 기록 면에서 대구가 전반전은 우세한 것처럼 보였지만 스코어는 다른 이야기를 전했다. 객관적 전력이 나은 전북은 결정력이란 이름으로 그 차이를 보여주고 있었다.

후반 1분 나온 로페즈의 추가 골은 안드레 감독 말마따나 “(대구에) 찬물을 끼얹은 것 같았다.” 전북은 이후 죽기 살기로 뛰었고, 전반보다 수월하게 후반을 마쳤다. 시간이 흐를수록 경기가 과열되는 양상을 보였지만 마음이 급해 선을 넘는 우를 범하지 않았고 그렇게 승리를 안았다. 다시 승점 3 차이, 득점에선 1골 앞선 2위다.

“앞으로 울산과 경기가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A매치 기간을 잘 보내도록 하겠다. 부담은 울산이 더 받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고 2장을 받고 있어 더욱 냉정하게 “경기에만 집중했다”는 선수. 모라이스 감독이 흥분해 심판진에게 거센 항의를 할 때, 자중해 줄 것을 요청했던 선수. 김진수가 경기 후 한 말이다. 유일하게 문선민이 평정심을 잠깐 잃어, 울산전에 나설 수 없게 된 지금. 냉정한 자세가 승리의 요인, 그리고 또 하나의 변수라는 것을 보여준다. 아이러니하게도.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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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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