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화성] 승리는 언제나 달콤하다

기사작성 : 2019-10-11 03:34

-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2차전
- 한국 8-0 스리랑카
- 괜히 폄하할 것 없다. 승리는 좋은 거잖아?!

본문


[포포투=조형애(화성)]

8골이나 넣고, 무실점으로 이겼다. 벤투호 첫 선발서 김신욱은 4골을 기록했고, 손흥민은 7개월 만에 A매치 득점 추가에 성공(그리고 체력 관리도!)했다. 이강인ㆍ백승호는 첫 풀타임이라는 경험을 얻었다.

맞다. 상대는 최약체였다. 호들갑 떨며 좋아할 일은 아니다. 하지만 특별히 깎아내릴 필요도 없다. 이따금 거친 파울로 우리네 눈살을 찌푸리게 할 만큼, 강한 상대와 부딪히다 어깨가 빠질 만큼 스리랑카는 최선을 다했다. 정정당당했던 승부. 그 끝에 만난 승리는 언제나처럼 달달함을 주기에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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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운 얼굴들의 더 반가운 활약

파울루 벤투 감독이 파격 보다 안정을, 실험보다 진중한 접근을 한다는 건 이제 축구 좀 좋아하는 이라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특정 선수를 향한 여론이 날카로워도 대표팀 차원에서 검증이 됐다 판단하면, 마르고 닳도록 칭찬을 해 기를 살려주는 감독이기도 하다.

말하자면 주전 멤버에 대한 신뢰가 상당히 높은 보수적인 운용을 하는 편. 친선경기에서도 과하다 싶게 ‘최선’을 다했던 지라 일부 베스트 멤버들에게 휴식을 부여한 10일 2022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2차전 라인업은 신선하게 보일 정도였다.

경기 후 벤투 감독의 설명을 들어보면 나름 상당한 로테이션을 가동했다는 뜻으로 이해해봄직하다. “25인 중 오늘 경기에 23인(김영권, 황인범 명단 제외)을 골라야 했다. 그 안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11인을 뽑아야 했다. 고민하면서 명단을 짰다. 다음 경기의 베스트 XI이 바뀔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고 생각한다.”

고민해 짜낸 명단은 특별히 흠잡을 데 없었다. 김신욱이 ‘최소’한 체격 조건이 좋지 않은 동남아시아를 상대로 해서는 적수가 없다는 것을 보여줬고, 부상 복귀한 남태희는 확실히 다른 볼 터치로 신뢰에 대한 이유를 몸소 증명했다. 압박에서 자유로웠던 이강인은 보는 나이를 무색게 했다. 골운이 따른 편은 아니었으나, 황희찬의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도 보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했다. 골키퍼는 물론, 수비진은 위협 자체를 아예 받지 않아 활약을 논하기가 민망하다는 것이 유일한 아쉬움일 정도로, 교체 선수들까지 모든 반가운 얼굴들의 활약은 더욱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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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이라는 큰 소득

모든 경기가 그러하듯 취할 건 취하고, 버릴 건 버리면 된다. 여기서 취할 건 자신감이다. 스리랑카를 상대로 8-0 승리를 거뒀다고 자만하는 선수는 대표팀에 없으니까.

믹스트존은 대승을 거둔 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차분했다. 주장 손흥민은 “선수들이 많은 골을 넣은 것에 대해서는 칭찬을 받을 만한 경기였다”면서도 “이게 다가 아니다. 강한 팀은 이기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다”며 앞으로 갖춰 나가야 할 ‘위닝 스피릿’을 배우는 경기였다고 했다.

다가올 북한전은 변수가 상당하다. 물오른 황희찬 역시 “쉽지 않은 조건”이라 했다. “다 실력들이 좋은 선수들이니 잘 맞춰서 해야 한다” 했으나, 인조잔디에서 축구하는 건 고등학교 졸업 이후 처음이라며 멋쩍게 웃었다. 손흥민은 함부르크 유스 시절이 마지막 인조 잔디 경험이니 그보다 더 전 일이고. 여기에 대화를 알아듣는 이를 상대로 만난다는 것,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보기 힘든 생경한 관중들을 만난다는 것, 플레이적으로는 상당히 거칠고 적극적이라는 것 등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고려해야 할 변수만큼 잊지 말아야 할 건 자신감이라는 큰 소득을 얻었다는 점이다. 골과 도움, 그리고 완승이 주는 자신감은 내용에 만족하는 것보다 그 힘이 크다. 압도적인 스코어가 반가운 이유다. 북한전이 열리는 15일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어차피 유효기간은 길지 않다는 말. 그러니 달달한 맛을 조금 더 즐겨도 되지 않을까. 상대가 누구였든, 잘한 건 잘한 거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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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형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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