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수원] 선수 같은 코치, 코치 같은 선수

기사작성 : 2019-08-31 03:08

- 수원 삼성 1-0 제주 유나이티드
- '플레잉 코치' 조용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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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이승헌(수원)]

상양고등학교 '선수 겸 감독 김수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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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슬램덩크>의 등장인물이다. 뜬금없이 만화 등장인물이 왜 나오나 싶겠지만 우리나라에서 플레잉 코치를 설명하기에 이만한 단어가 없다.

플레잉코치는 스포츠계에서 흔히 쓰이는 개념이다. 주로 은퇴 기로에 선 선수가 선수와 코치직을 겸한다는 뜻이다. 최근 뱅상 콤파니가 벨기에 안더레흐트 선수와 감독을 겸하고 있고, 웨인 루니는 더비카운티와 플레잉코치 계약을 맺으며 화제를 모았다.

국내에서도 이런 사례가 적지 않다. 멀게는 김주성부터 박건하, 김병지, 최은성 등이 선수 말년에 코치직을 겸했다. 가깝게는 바로 지난 시즌 K리그2 FC안양의 김태수가 플레잉코치로 활약했다. 이번시즌에는 K리그1에서도 플레잉코치가 뛰고 있다. 주인공은 조용형(제주)이다.

조용형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주전 수비수로 뛰며 첫 원정 16강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주역이다. 2018년을 끝으로 제주를 떠난 그가 다시 제주로 돌아왔다. 조용형은 제주의 살아있는 전설이다. 2007년 잠깐 성남에서 뛴 것과 해외리그에 있었던 시간을 뺀다면 선수 생활의 전부를 제주에서 했다.

'말라가 이적설'부터 시작한 그의 해외 생활은 순탄하지 않았다. 카타르, 중국을 거치며 국내에서 조용형의 존재감은 점점 잊혀 갔다.

다시 돌아온 제주 생활도 예전 같지 않았다. 2017년 긴 해외 생활을 청산하고 제주로 복귀한 그는 그해 17경기 출전에 그쳤다.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하나둘 나이를 먹어가면서 점점 후배들과 거리는 멀어졌다. 결국 2018년 제주는 조용형과 재계약을 하지 않으며 내보냈다.

그로부터 6개월 후 시즌 중간 제주에 부임한 최윤겸 감독이 조용형에게 손을 뻗었다. 제주의 플레잉 코치 자리를 제안한 것이다. 그리고 조용형은 최윤겸 감독의 손을 잡고 다시 제주로 돌아왔다. 그동안 팀을 구하지 못해 개인 훈련에만 매달렸던 조용형이기에 사실상 선수보다 코치에 가까워 보였다. 하지만 30일 밤 <포포투>가 찾은 수원월드컵경기장의 제주 선발 라인업에서 그의 이름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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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형이가 들어가서 뛰는 것만으로도 선수들한테 큰 도움이 될 겁니다" 최윤겸 감독이 경기전 꺼낸 말이다. 최윤겸 감독은 수원전에서 합류한 지 3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한 경기도 뛰지 않은 조용형을 과감히 선발로 내세웠다. 이유는 분명했다.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없어요. (조)용형이가 잡아줘야죠"

0-1패배라는 결과만 놓고 본다면 '조용형 카드'는 실패라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경기 내내 선수들을 다독이고 격려하는 조용형의 모습을 봤을 때 팀의 중심을 잡아줄 거라는 최윤겸 감독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선수들을 관리하는 역할 뿐만 아니라 조용형은 중앙 수비수로서 안정적인 모습도 보이며 풀타임을 소화했다. 과감한 태클과 장기인 패스로 몇 차례 눈에 띄는 활약을 보였다.

경기장에서 '선수' 조용형을 보여줬다면 경기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만난 조용형은 코치에 가까웠다. "힘든 시기에 들어온 만큼 책임감이 크다." 그의 첫 마디다. 9개월 만에 뛴 경기에 흥분할 법도 하지만 당장 성적을 가장 먼저 걱정하는 영락 없는 코치였다. 이번 경기 소감엔 "고참으로서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을 다독여주는 역할이다.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면 내 책임도 크다"라고 했다.

그라운드에서 함께 땀방울을 흘리는 플레잉 코치는 그 어떤 코칭 스태프보다 선수들과 소통을 많이 한다. "선수들이 다들 동생이니까 '형, 형'거리면서 잘 다가온다. 선수들을 편안하게 해주면서 동시에 감독님과 선수들 사이에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을 선수들에게 '코치 형'으로서 한 마디도 잊지 않았다.

"시즌이 남았기에 선수들은 실망하면 안 된다. 매일 매일 열심히 훈련하고 결과도 가져와야 한다. 우리 선수들이 자신감을 먼저 찾기를 바란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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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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