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수원] 이임생 공격축구, 무엇이 문제일까

기사작성 : 2019-08-05 04:13

- 수원 0-2 포항
- 또다시 나온 공격축구
- 균형이 중요하다

본문


[포포투=이승헌(수원)]

‘기자쟁선(棄子爭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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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을 버리더라도 선수(先手)를 다투어라'. 바둑에서 흔히 쓰이는 용어다. ‘공격이 최선의 방어다’ 가 스포츠 세계에서 비슷한 말로 쓰인다. 하지만 모든 속담과 고사성어가 우리가 살고있는 현재에 들어맞지는 않는 법. 안타깝게도 이임생 감독이 그랬다.

수원과 포항의 경기가 있던 날, 경기 시작 몇 시간 전에 소나기가 내렸다. 빗줄기가 습하고 뜨거운 공기를 좀 가져가 주나 싶었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적은 양이었다. 높은 습도와 온도는 <포포투>를 전반 내내 괴롭혔다.

썸머 페스티벌이라고 홈 응원석으로 발사된 물줄기가 얼마나 부러웠는지... 0-0으로 지속되는 경기에 '축구장에 골이 없으니까 더 덥네'라고 생각할 때쯤, 골이 터졌다. 포항의 막내 이수빈이 강한 오른발 슈팅으로 무더위를 잊게 한 골을 넣었다. 그리고 이것이 '공격 축구' 추종자 이임생을 자극시켰다.

‘공격 축구’, 올 시즌 K리그 감독들이 공통으로 하는 말이다. 특히나 시즌 초부터 ‘노 빠꾸(물러서지 않는)’ 축구의 이미지가 각인된 이임생 감독에게 빼놓을 수 없는 단어다. 하지만 시즌 초 가진 이임생 감독의 신념은 단 3경기 만에 끝이 났다. 공격적인 4백으로 내리 3연패를 당한 그는 (사실)수원에게 익숙한, 공격 축구라고 하기엔 민망한 그런 축구로 바뀌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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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리한 신념보다 팀이 잘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이임생 감독이 경기 전에 꺼낸 말이다. 무리하게 공격축구를 하다가 뼈아픈 패배만 가져왔던 시즌 초반을 반성하는 모습이었다. 신념보다 실리를 택한 이임생 감독은 지난달에 드디어 달콤한 열매를 맛봤다. 7월에 열린 6경기에서 수원은 4승 1무 1패를 거뒀다. 순위도 6위까지 끌어올렸다. 대구와 승점 차이도 1점 차이로 좁혀 이번 경기 결과로 5위까지 올라갈 수 있었다. 하지만...

실리 축구를 위해 들고나온 3백은 허술했다. 수비뿐만 아니라 수비를 보호하는 미드필더도 포항의 중원에 압도당했다. 노동건이 아니었으면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전반전이었다. 다행히(?) 한 골밖에 내주지 않으면서 전반을 끝냈지만 예상외의 결과에 수원 벤치는 바빠졌다. 이임생이 분위기 반전으로 꺼낸 카드는 데얀이었다.

그럴 만했다. 데얀은 답답했던 공격을 풀어줄 수 있는 카드였다. 데얀을 무기력했던 공격진과 교체해 준다면 다른 분위기를 기대해 볼 만했다. 하지만 데얀과 교체된 선수는 양상민이었다. 양상민은 이날 경기에서 3백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선수였다.

한 골 뒤지고 있다고 생각해도 남은 시간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교체가 아닐 수 없었다. 심지어 전반전에 이미 송진규를 빼고 바그닝요를 넣으면서 공격 숫자를 늘린 뒤였다. 3백으로도 포항 공격에 고전했던 수원이었기에 수비수를 빼고 공격수를 넣은 이임생 감독의 강단은 실로 놀라웠다. 다시 나온 노빠꾸 축구였다. 그리고 갑자기 사전 인터뷰가 끝나기 전에 이임생 감독이 덧붙인 말이 생각났다.

"홈 팬들 앞에서는 더 공격적으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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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수원은 후반전에 한의권, 바그닝요, 타가트, 데얀 네 명의 공격수가 포항의 골문을 노렸다. 효과는 있었다. 데얀 투입은 공격진의 활력을 불어넣었고 후반 시작하자마자 몇 차례 위협적인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10분 만에 전체적인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결국 추가 실점을 하고 무너졌다. 공격 숫자보다 중원과 수비의 숫자가 적다는 점이 시간이 지날수록 큰 위험으로 다가온 것이다.

최근 물오른 골 감각을 보여주고 있는 '득점 1위' 타가트도 이날은 침묵했다. "타가트에게 가는 패스가 없었다"라는 이임생 감독의 말처럼 수원은 공을 전방으로 보내는 횟수가 적었다. 공격수는 많았지만 공격수에게 공이 가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이 점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결장한 ‘플레이메이커’ 안토니스의 부재가 아쉽게 느껴졌다. 하지만 가장 아쉬운 건 이임생 감독의 교체 타이밍이었다.

22세 이하 선수를 선발라인업에 넣고 이른 시간 교체하는 전략은 이임생 감독의 반복된 전략이다. 특히 U22 ‘믿을맨’ 전세진이 팀을 이탈하고 나서 더욱 그랬다. 이번 경기에도 전반 37분 미드필더 송진규를 빼고 공격수 바그닝요를 넣었다. 하지만 송진규가 빠지고 남은 최성근, 구대영만으로 이수빈, 최영준, 이진현을 상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중원을 포항에게 내준 수원은 결국 홍철의 크로스에 의존하는 단순한 공격 전개를 펼쳤다.

수비수를 빼고 공격수를 넣은 선택도 어떠한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네 명의 공격수는 득점을 하지 못했고, 후반 내내 수비에서 수적 열세를 보인 수원은 이수빈의 패스 한 번으로 무너졌다. 수비수 대신 공격수 숫자를 늘린 파격적인 선택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이번 경기에서 이임생 감독의 '공격축구'를 위한 선수 교체는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수원 팬들은 아마 포항전과 비슷한 경기를 전반기에 한 번 느꼈을 것이다. 바로 12라운드 울산전이다. 2-1로 뒤지고 있던 후반 19분, 이임생 감독은 수비수 박형진을 빼고 공격수 오현규를 넣었고 후반 34분에 미드필더 최성근을 빼고 공격수 한석희를 넣었다. 하지만 이번 경기와 마찬가지로 네 명의 공격수는 추가골을 넣지 못했고, 추가 실점을 하며 패했다.

균형의 붕괴가 더 안 좋은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을 경험했던 이임생 감독이었기에 이번 경기는 더욱 아쉬웠다.

공격축구 자체가 잘못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히려 팬들이 즐길 수 있는 공격축구를 옹호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경기는 공격축구가 아닌 '공격수만 많은' 축구였다. 홈 팬들은 공격 축구를 원하지만 팀의 밸런스가 붕괴된 채 무기력하게 패배한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아 할 것이다. '공격수만 많은' 축구가 아니라 공격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공격수에게 도움이 될 만한 그런 방법이 필요하다. 안토니스가 없어도 말이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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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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