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토트넘에선 한국어도 스펙이었죠!”

기사작성 : 2019-05-31 03:14

- 어느날 훌쩍 영국으로 떠났다
- 인천 프런트에서 '토트넘 숍 유일' 한국인 된 사연

본문


[포포투=배진경]

“손흥민은 정말 신이에요! 그 덕에 저도 큰 사랑을 받았죠.”

양송희 씨는 토트넘홋스퍼 팬스토어 최초의 한국인 직원이다. 정확하게는 한 달 전까지 ‘최초이자 유일한’ 직원으로 일했다. 토트넘과 특별한 인연이 있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불과 1년 전까지 그녀는 아스널과 토트넘이 왜 신경전을 벌이는지, 프리미어리그에 런던을 연고로 하는 팀이 몇 개나 되는지도 몰랐다. 지금은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간절히 원하는” 이가 됐을 만큼 토트넘에 애정이 넘친다.

사실 그녀의 첫사랑은 K리그다. K리그를 보고 K리거들을 응원하며 자랐다. 대학 졸업과 함께 K리그 클럽 인천유나이티드 직원이 돼 현장을 지켰다. 2013년 입사해 2018년 여름까지 5년을 채웠다.

불현듯 갈증이 생겼다. 안정을 잃어버린 시대에 둥지를 떠나는 일은 공포에 가까웠다. 그렇지만 눈 딱 감고 모험을 떠났다. 런던으로 날아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클럽들의 문을 두드렸고, 토트넘 리테일팀 스태프로 일할 기회를 얻었다. 운 좋게도 손흥민이 개인 경력 통틀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시즌을 함께했다. 그 덕에 팬스토어 내 그녀의 존재감도 절대적이었다.

예정된 기간을 꽉 채우고 돌아온 그녀를 <포포투>가 만났다. 축구장 밖 또 다른 축구 이야기. 꽤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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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떠난 이유? 축구가 좋아서!

FFT: 축구를 좋아하는 이들에게 축구단은 나름 최선의 직장 아닌가요? 왜 떠났나요?
“회사를 5년 정도 다니다 보니 변화와 이직을 고민하게 되더라고요. 저와 맞지 않는 부서에 있었거든요.(웃음) 막연하게 다른 나라 축구단에서 일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었어요. 그게 꼭 EPL 클럽이어야 했던 건 아니에요. 태국도 궁금했고 J리그(일본)에서 일해보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그런데 두 나라는 언어가 안되니까, 제가 할 줄 아는 영어를 활용할 수 있는 곳을 찾았죠. 영국 청년교류제도 프로그램에 신청했는데 덜컥 합격한 거예요.”

FFT: 일종의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인가요?
“비슷한 개념이에요. 프로그램이 생긴지는 10년 정도밖에 안됐어요. 매년 1000명 정도 뽑는데 경쟁률은 해마다 다르다고 해요. 어떤 사람은 세 번이나 신청했는데도 떨어졌대요. 솔직히 합격 기준은 잘 모르겠어요. 영어 수준도 본다고 하는데 점수가 높다고 다 되는 것도 아니라 하고요. 혹시 팁이 될까 알려드리면, 저는 자기소개서를 쓸 때 축구단에서 일했던 경력과 ‘영국 축구 문화를 배우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어요. 저는 정말 축구를 좋아했고, 그건 변하지 않을 것 같았어요. 그래서 영국에서도 축구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죠.”

FFT: 영국으로 가겠다는 것 외에 구체적인 계획은 없었나요?
“정해진 건 없었지만 내심 자신은 있었어요. 영어로 의사소통은 가능하니까 뭐든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EPL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K리그 경험은 대수롭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무관하진 않잖아요. 솔직히 영국에서 대단한 일을 못할 거란 건 알고 있었어요. 그래도 뭐든 못할 것도 없겠다고 생각했어요.”

FFT: 구직 과정은 어땠나요?
“일단 런던 소재 1부리그 홈페이지를 다 들어가봤어요. 첼시, 토트넘, 아스널, 웨스트햄, 퀸스파크레인저스(QPR) 채용 공고란을 보면 구인 정보가 올라와요. 그걸 체크한 다음 제가 할 수 있는 직무들을 추렸어요. 예를 들어 마케팅 전문가를 필요로 한다면 그들이 단기 체류자인 저를 뽑을 일은 없겠죠. 그런 일은 아예 배제하고 제가 할 만하겠다 싶은 것들을 골라봤어요. 그게 토트넘 리테일팀, 아스널 경기 안내, 웨스트햄 경기 안내, QPR 매표 정도였던 거 같아요. 웨스트햄 면접에선 구단에서 일한 경력이 있으니까 ‘팬들이 화가 나서 버스를 막으면 넌 어떻게 대처할래?’ 같은 질문을 받았어요. 그런데 실제 경험이기도 해서 답변이 어렵지 않았죠.(웃음)”

“토트넘은 면접 방식이 굉장히 신선했어요. 서류 작성에서부터요. 지원서에 사진 붙이는 란이 아예 없고 나이도 우리처럼 ‘28세’ ‘30세’ 이런 게 아니라 ‘20~25세’ ‘26세~30세’ 이런 식으로 연령대를 나눠서 체크하게 하더라고요. 면접을 보러 갔더니 사람들이 엄청 많이 모여있는 거예요. 제일 먼저 구단에서 PPT로 토트넘의 철학과 역사를 공유해줬어요. 그때는 새 경기장으로 옮기기 전이라 새 구장 조감도도 보여주면서 ‘유럽에서 제일 큰 규모의 스토어가 생긴다’라는 사실을 알려주더라고요. 열댓 명을 한 조로 묶어 조별 과제도 진행했어요. 저는 ‘해리케인 조’였죠. 처음에는 축구공으로 서로 패스하라고 하는데, 그냥 따라하기 바빴어요. 다음에는 테니스 공을 활용해 상대를 호명한 뒤 던져주는 식이었고요. 세 번째 과제는 조 담당자가 어떤 상황을 제시하면 그에 대한 대처법을 내놓아야 하는 거였어요. 근데 이 담당자 발음을 잘 못 알아 듣겠더라고요. 한 마디도 못했죠. 마지막 세션이 ‘SPURS’라는 다섯 글자를 우리 식으로 ‘5행시’를 만들어야 하는 거였어요. 앞 시간에 제가 한 마디도 못했기 때문에 이 시간에 정말 정말 열심히 답을 만들었어요. 솔직히 그날 프로그램에서 평가 기준이 뭔지, 내가 뭘 잘하고 못했는지 하나도 모르겠더라고요. 그런데 일정이 다 끝나니까 전체 세션 담당했던 사람이 ‘다음에 보자’고 하던데요. 그리고 다음날 정말 합격 메일을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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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N, 토트넘 스토어 최고 인기남

FFT: 일은 할만 하던가요?
“저는 스토어에서 토트넘 상품들을 판매하는 일을 맡았어요. 경기 일주일 전 쯤 ‘이날 가능한 사람?’이라고 묻는 메일이 오고, 그 다음에 담당 섹션이 정해지죠. 제가 첫 출근했던 날은 10월 초 바르셀로나와 챔피언스리그 경기가 있던 날이었어요. 당시엔 웸블리를 홈구장으로 쓰던 때였고요. 웸블리는 메인 스토어가 내부에 있고, 경기장 외부에 두어 개의 매대가 있어요. 첫 경기 때 외부에 배정을 받았는데 실수해서 잘리면 어떡하나 걱정이 많았죠. 막상 해보니 하나도 어렵지 않더라고요. 무사히 마친 뒤 웸블리를 뒤로 하고 나오는데 너무 벅찬 거예요. ‘내가 웸블리에서 일을 하다니!’(웃음)
다음 경기 때는 메인스토어 유니폼 섹션을 담당했어요. 손흥민 유니폼 수요가 압도적으로 많거든요. 스토어에서 이름을 찍어 놓는 유니폼 주인공이 몇 안돼요. 해리 케인과 델레 알리, 에릭센 등 7, 8명 정도예요. 그리고 손흥민 유니폼이 전체 70% 정도죠. 케인과 알리가 홈/어웨이 각각 한 칸씩 점하고 에릭센이 한 칸 정도면 나머지는 전부 손흥민 유니폼이에요. 현지인들도 손흥민을 찾지만 사실은 한국인들이 많이 찾거든요. 오시는 분들은 저를 보고 긴가민가하다 한국인이라는 걸 확인하면 엄청 반가워하세요. 제가 무언가를 설명하면 주위 한국인 손님들이 몰려서 다 듣기도 하고요.(웃음) 아무튼 그날 이후로 저는 단 한 번도 유니폼 섹션을 떠난 적이 없어요. 팀에서도 저를 그곳에 배정하는 게 편하다는 걸 안 거죠.(웃음)”

FFT: 동료들은 손흥민을 어떻게 보던가요?
“굉장히 신기해 해요. ‘도대체 한국에서 손흥민은 어떤 존재야?’ ‘얼마나 인기가 많아?’ 묻는 이들이 많아요. 유니폼을 갖다 놔도 어떤 날은 킥오프 전에 물량이 다 빠질 때도 있고, 어떤 때는 전반전이 끝나기도 전에 다 팔리거든요. 품절일 때가 많으니까 매니저가 ‘오늘은 많이 준비해 놨어. 너 고생 안해도 돼’라고 할 정도로요. 어떤 친구들은 ‘손흥민 인기가 많아, BTS 인기가 많아?’라고 묻기도 해요. 그럴 때 저는 ‘남녀노소 누구나 손흥민을 좋아해’라고 답해주죠. 아무튼 손흥민 덕분에 사람들이 저를 많이 예뻐해준 것 같아요. 직원들이 한국인 응대하다 커뮤니케이션이 안되면 막 저를 불러요. 경기일마다 스토어 풍경은 정신 없는데 제가 필요한 상황이 눈에 보이는 거죠. 사실 저는 그게 신기했어요. 한국말을 쓰면서 자랐을 뿐인데 그곳에선 한국말이 일종의 ‘스펙’이었으니까요.(웃음) 솔직히 힘들 때도 있었지만, 손흥민 선수와 한국 팬들 덕분에 제가 필요한 사람이 되었다는 게 너무 감사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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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스토어를 찾아오는 한국 팬들은 무얼 가장 궁금해하나요?
“가장 많이 나오는 질문은 두 개예요! 경기 끝나고 손흥민을 어디서 볼 수 있는지, 그리고 매직은 어디서 구할 수 있는지요. 사인 받으려면 매직이 필요하잖아요.(웃음) 참. 스토어 이용 팁 하나 알려드릴게요. 토트넘 스토어에선 현금을 받지 않아요. 꼭 카드를 챙기세요.”

FFT: 실제로 손흥민을 만난 적도 있나요?
“새 구장 스토어 오픈 이벤트로 손흥민 선수가 방문한 적 있어요. 구단에서 ‘몰래카메라’ 같은 걸 찍는데 손흥민이 가발을 쓰고 판매원으로 분장하는 이벤트였죠. 자신의 유니폼을 구입하려는 팬에게 판매를 시도하는 거예요. 근데 실패였어요. 손흥민이 등장하니까 사람들이 ‘메이비 쏜’이라며 수군댔거든요.(웃음) 사실 그날은 제가 원래 쉬는 날이었어요. 근데 팀 리더 체즈니한테 급히 연락을 받았어요. ‘쏜 올거 같으니까 빨리 와!’라고.”

FFT: 경기일엔 정작 경기 볼 만한 환경이 되지 않았겠어요.
“웸블리 시절엔 킥오프 후에 스토어도 쉬었어요. 새 구장으로 옮긴 뒤에는 상시 오픈으로 바뀌어서 경기 볼 시간이 없었죠. 딱 한 번 아인트호벤과 챔피언스리그 하는 날, 별로 바쁘지 않아서 경기를 본 적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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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상으로 즐기는 축구 문화

FFT: 경기장 밖은 어땠어요? 축구가 일상인 곳이라는 게 느껴지던가요?
“솔직히 저는 단 한 번도 제가 먼저 손흥민 얘길 꺼낸 적이 없어요. ‘쏜’ 얘기를 먼저 꺼낸 쪽은 현지인들이었어요. 스토어에서뿐 아니라 스쳐가면서 만난 사람들과 스몰토크를 나누다가 들은 얘기들이죠. 한 번은 PSG 모자를 쓰고 지하철을 탄 적 있어요. 누군가 절 보더니 ‘PSG를 좋아하냐’고 묻더라고요. 아니라고, 여기 토트넘에서 일한다고 했더니 ‘아, 쏜!’하면서 손흥민의 ‘하트 세리머니’를 따라 하는 거예요. 쉬는 날을 이용해 다른 나라 갔다 올 때도 재미있는 경험을 했어요. 저처럼 한시적 체류인 신분은 단순 여행객들보다 입국심사가 훨씬 까다롭거든요. 입국 심사관이 저한테 런던에서 무슨 일 하냐고 묻더니 ‘거기 손흥민 있지. 난 에버턴 팬이야’라고 하고요. 아무렇지도 않게 대화 주제가 되는 게 신기했어요.”

FFT: 또 다른 특별한 풍경이 있던가요?
“K리그에선 인천에서 일하는 직원이 ‘FC서울을 좋아한다’거나 ‘울산현대 팬이야’라는 말을 못하거든요. 팀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런데 영국 사람들은 좋아하는 팀과 직장이 다른 경우가 많아요. 예를 들어 우리팀 매니저는 리버풀 팬이에요. 스토어 상시 근무하는 날이었는데, 리버풀이 골을 넣은 사실을 확인하더니 기분이 좋아져서 ‘이제 그만하고 다들 집에 들어가라’고 한 적이 있어요.(웃음) 토트넘에서 일하지만 자신의 SNS에 늘 첼시 관련 사진을 올리는 첼시 팬도 있고요. 그런 게 이상하거나 부끄럽지 않은 거죠. 어렸을 때부터 워낙 축구를 많이 보고 또 어떤 팀이든 응원하면서 자라는 문화라 그런 거 같아요.”

“또 하나 생각나는 게 있어요. 어느 날 스토어를 좀 신경 써서 정돈하라더라고요. 다니엘 레비 회장이 들른다고. 한참 지나서 제가 ‘회장은 언제 온대?’하고 물었더니 ‘아까 왔다갔다’는 거예요. 우리나라에선 구단주나 회장이 온다고 하면 아무래도 의전이 따르기 마련인데, 거긴 그런 게 없더라고요. 저도 레비 회장을 두 번 정도 직접 봤는데 정말 왔다간 흔적도 없이 사라져요. 휴대폰 보면서 휙 들어왔다가 바람처럼 나갔거든요.”

FFT: 직장 문화도 궁금해요.
“경기일마다 브리핑을 통해 ‘너희가 되게 중요한 사람이야’라는 메시지를 끊임없이 상기시켜줘요. 매번 ‘스퍼스 웨이’ 중 하나를 배우죠. 어제 키워드는 ‘동료애’ 오늘 키워드는 ‘팀워크’ 이런 식이에요. 매출이 좋은 날엔 전체 메일이 와요. ‘여러분이 너무 잘해준 덕에 이렇게까지 나왔어요’라고. 다같이 축하하고 감사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거예요. 일하는 사람들이 존중받는 느낌, 의욕을 갖게 만들어주는 분위기가 너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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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실제로 도움이 될 만한 경험은 무엇이었나요?
“일단 영어가 늘었어요. 영국에 갈 때는 팝송을 주의해서 듣지 않으면 그냥 멜로디만 들리는 정도였는데, 돌아올 무렵엔 처음 듣는 노래인데도 무슨 뜻인지 다 들어올 정도가 됐어요.(웃음) 그보다 더 인상적이었던 건 최고 무대의 팀들이 그 수준을 유지하는 법이죠. 예를 들면, 토트넘이 새 구장으로 옮기면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려고 테스트 이벤트를 정말 많이 했거든요. U18팀으로도 경기하고, 레전드 매치도 열었어요. 실제로 경기를 치러보면서 문제점을 발견하고 재발을 방지하는 거예요. 저희를 다 데려가서 스타디움 투어도 시켰어요. 동선 확인하고 피드백을 모아서 반영하더라고요. 팬들이 혼란을 겪지 않도록 하는 거죠. 예전에는 EPL에 대해 막연하게 잘 돌아가는 시스템이라고 생각했어요. ‘선수만 잘 데려오면 끝나는 싸움’이라고도 생각했죠. 그런데 알고 보니 모든 일의 진행이 철저하게 팬들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 중심이었어요.”

# “토트넘이 우승하길 바라지만…”

FFT: 토트넘이 역사상 가장 결정적인 순간을 맞고 있죠. 빨리 귀국한 이유가 있나요?
“애초 목표는 한 시즌을 경험해보자는 것이었어요. 제가 영국에 갔을 때 딱 EPL 새 시즌이 시작하던 시점이었고, 한국으로 돌아온 건 리그 최종전 직전이었죠. 귀국 비행편을 예매할 즈음 한국에 돌아와야 하는 중요한 일이 있었거든요. 비자 유효기간으로는 내년까지 런던에 머물 수 있었어요. 그런데 계속 같은 일을 하면서 2년을 채우는 건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어요. 사실 토트넘이 챔피언스리그 결승까지 오를 줄은 정말 몰랐고요.(웃음) 1년 전엔 EPL에서 좋아하는 팀이 하나도 없었는데 이젠 저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이 있으니 토트넘에 대한 애정이 생겼죠. 꼭 우승했으면 좋겠어요. 우승하길 바라는데, 동시에 속상하기도 해요. 절정의 순간에 저는 그곳에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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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FT: 송희씨 경험담을 보고 또 다른 축구팬들이 비슷한 도전에 나선다면요?
“득실을 단언할 수는 없으니 현실적인 문제를 알려드릴게요. 캐주얼 워커(비정규직, 파트타임)로 축구단에서 일하는 시간은 영국에서 보내는 전체 시간 중 아주 일부예요. 나머지 시간들을 채울 무언가가 필요하죠. 저는 투잡을 뛰기도 했고, 도서관에서 책도 읽고, 짬짬이 문화생활 하거나 운동도 했어요. 사실 런던 물가는 살인적으로 높아요. 일해서 번 돈을 월세와 식비, 생활비로 쓰고 나면 남는 게 없어요. 토트넘 페이는 생각보다 좋았지만 모으지는 못했어요. 원래 사무직을 목표로 갔던 게 아니었기 때문에 돈을 모으겠다는 생각은 없었지만, 먹고 살기에 빠듯한 건 반갑지 않은 상황이죠. 물론 그래도 저는 떠난 걸 후회하지 않았어요. 인생에서 정말 가치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FFT: 다시 축구와 관련된 일을 할 건가요?
“영국으로 떠난 이유가 그것 때문이죠. 한국으로 돌아와 토트넘의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보는데, 모우라가 해트트릭을 터뜨린 그 날이었어요. 얼마나 감동했는지 몰라요. 경기 끝난 뒤에 생각했죠. ‘아, 나는 다른 일은 못하겠구나’라고요. 저를 이 정도로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일은 축구밖에 없는 것 같아요. 어떤 사람들은 축구 일을 해봤기 때문에 축구가 싫어지기도 한다죠. 저는 축구 일을 해봤기 때문에 축구가 더 좋아요. 저는 K리그 경력도 있고, EPL도 경험해봤어요. 스토어 근무를 대단한 직무라고 볼 수는 없어도 팬들이 원하는 게 뭔지는 알아요. 결국 영국인 동료들에게 존중 받고 사랑 받으면서 일했고요. K리그와 EPL 경험을 잘 활용해보고 싶어요. 이제 뭐든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디, 저 필요한 팀 없을까요?(웃음)”


사진=이연수, FAphotos
writer

by 배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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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08월호


[COVER STORY] STYLE SPECIAL
피를로부터 베컴, 베예린, 김승규, 손흥민까지 축구계 스타일 아이콘 총출동
[FEATURE] 새 유니폼 입고 새 시즌 준비 중인 아스널 파헤치기
[INTERVIEWS] 케빈 필립스, 로비 새비지, 루이스 펠리프 스콜라리, 드와이트 요크
[READ] TV 예능으로 나온 축구, 올 여름 토트넘 할 일, 조제 모리뉴 헌사 etc

[브로마이드(40x57cm)] 손흥민, 이재성, 앙투안 그리즈만, 프랭키 데 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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