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독보적 센터백’ 반 다이크의 모든 것 ②

기사작성 : 2019-04-30 12:53

- 세계에서 제일 비싼 수비수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고 선수
- 버질 반 다이크의 모든 것

본문


[포포투=Andrew Murray]

버질 반 다이크가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고 선수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리버풀 이적 당시 ‘세상에서 제일 비싼 수비수’라는 타이틀을 달았던 그는 2018-19 PFA(프로선수협회) ‘올해의 선수’에 선정되는 것으로 가치를 입증했다. 리버풀도 리그 우승을 경쟁하는 팀으로 탈바꿈했다. 네덜란드산 ‘통곡의 벽’이 들어선 안필드에 실점이 사라진 덕이다. <포포투>가 현존 최고 중앙수비수를 만났다.

- 인터뷰 <1편>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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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꼭 만우절 거짓말 같았다. 통증이 극심했다”

반 다이크는 네덜란드 브레다에서 태어났다. 네덜란드 부친과 수리남 모친의 사이에서 자란 반 다이크는 어릴 때부터 축구선수를 꿈꿨다. 길거리, 콘크리트 케이지 등 어디서든 볼을 차고 놀던 꼬마는 주말 리그까지 진출했다. 반 다이크는 “얼마 전, 친구와 길거리에서 공을 차고 놀던 이야기를 나눴다. 정말 꿈같은 시절이었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성인이 되어선 부담감 속에서 뛰어야 하기 때문에 그때 기분으로 돌아가려고 애쓴다. 경기를 즐겨야 한다는 진리를 자신에게 상기시킨다. 선수 생활은 짧다. 즐겨야 한다.”

반 다이크는 영웅 호나우지뉴의 위닝멘털리티를 배웠다. “크루이프코트에서 열리는 5대5 축구에서 항상 호나우지뉴를 따라 하려고 했다. 잘하는 아이들이 많았고, 계속 이겨야만 코트에 남을 수 있었다. 한 번이라도 지면 낭패다.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팀들의 맨 뒤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별짓을 다하면서 코트에 남으려고 했다.”

“자연스레 고향의 NAC브레다에서 뛰기 시작했다. 처음 클럽에 갔던 날이 생각난다. 코치가 꼬맹이들에게 미친 듯이 소리치며 지시를 내렸다. 나는 경기에서 금방 쫓겨났다. 믿을 수가 없었다.”

“일주일 정도 뒤에 빌렘II의 입단테스트를 봤다. 그곳이 좋았다. 아버지가 나를 데려다주면서 지금 빌렘II가 챔피언스리그에 있으며 에레디비시에 2위(1998-99시즌) 라고 설명했다. 우선 브레다보다 분위기가 좋았다. 결과적으로 그곳에서 10년 정도 만족스럽게 지냈다.”

공격수로 시작했다가 경쟁에서 밀려서 수비수가 되는 과정은 반 다이크와 무관했다. 처음부터 수비 포지션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지난해 유스 시절 지도자였던 얀 판룬은 “반 다이크에게 대적할 공격수가 없었다. 정확한 타이밍에 상대로부터 볼을 빼앗는 능력이 천부적이었다. 본능적으로 수비하는 요령을 터득하고 있었다. 너무 낙천적인 태도가 문제라면 문제였지만”이라고 회상했다.

약점(?)은 반 다이크를 따라다녔다. 이상하리만치 반 다이크는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했다. 빌렘II 소속이었던 18세 때도 프로 계약에 애를 먹었다. “리저브나 U23팀에서 뛰고 있었는데도 내게 프로 계약을 제안하지 않아서 무시당하는 기분이었다. 그때 흐로닝언이 나섰다.”

2010년 반 다이크는 북쪽으로 260km 떨어진 곳으로 옮겨 흐로닝언 U23팀의 멤버가 되었다. 하지만 불신의 씨는 아직 살아 있었다. “2011년 5월 흐로닝언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른 뒤에도 사람은 내가 열정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냥 내 스타일인데 말이다. 나는 키가 크고 빨랐다. 눈앞에서 벌어지는 일을 예측해서 볼을 빼앗았다. 열심히 뛰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데, 사실 나는 항상 다음을 내다보느라 바빴다.”

ADO덴하그를 4-2로 꺾은 데뷔전으로부터 몇 주일 뒤에 반 다이크는 네덜란드 축구 팬들에게 이름 석자를 알렸다. UEFA유로파리그 출전권을 놓고 같은 상대와 재회했다. 1차전에서 흐로닝언은 1-5로 대패했다. 2차전에서 반 다이크는 공격수로 뛰며 직접 프리킥을 포함해 2골을 터트렸다. 흐로닝언은 5-1 승리로 승부차기까지 끌고 갔다가 패하고 말았다.

첫 풀타임 시즌부터 반 다이크는 돋보였다. 그러나 2011-12시즌 막판에 위기가 찾아왔다. 4월 1일 강등권에 있던 흐로닝언이 리그 막판에 지역 라이벌 헤렌벤에 1-3으로 패한 것이다. “처음 혼자 지냈던 시절이다. 음식을 만들 줄 몰라서 건강에 해로운 음식도 많이 먹었다. 그 주 내내 몸이 아팠다. 결국 경기를 망쳤고, 맹장이 터졌다. 통증이 극심했다. 당장 병원으로 실려갔고, 목숨이 위태로울지도 모를 수술을 받아야 했다.”

“정말 만우절 거짓말 같았다! 다행히 수술이 잘 끝났다. 건강하게 지낼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축복이었다. 그때부터 영양 섭취를 철저히 조절하기 시작했다.”

단단한 직업정신 덕분에 반 다이크는 곧 원래 기량을 되찾았다. 자연히 네덜란드리그 빅3 클럽의 관심을 받았다. 2013년 여름이었다. “에이전트가 클럽들에 먼저 제안했던 것 같다. PSV는 내 친구인 제프리 브루마를 선택했다. 아약스는 마이크 판 데르 후른(현 스완지), 페예누르트는 스테판 데 브리와 브루노 마르틴스 인디를 영입했다.

“아약스가 그나마 적극적이었지만, 신중하게 접근했다. 그런 와중에 셀틱이 다시 내게 왔다. 나는 아약스의 결정을 기다리고 싶지 않았다. 빌렘II 대신에 흐로닝언을 선택했던 때와 비슷했다. 두 번 모두 좋은 판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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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료 260만 파운드로 이적한 셀틱에서 반 다이크는 당장 활약했다. 한 동료는 첫 훈련에서 “우리가 어떻게 이런 녀석을 데려왔지?”라고 놀랐단다. 고국 리그와 달리 스코티시프리미어십에서 반 다이크는 정당하게 평가를 받았다. 유럽 클럽 대항전도 맛볼 수 있었다.

“큰 발전이었다. 선수와 인간 두 가지 면에서 정말 많이 배웠다. 2년 동안 우승 트로피를 3개나 땄다. 챔피언스리그에서는 바르셀로나와 밀란을 상대했고, 유로파리그에서 인테르나치오날레와 맞붙었다. 개인의 성장에서도 큰 도움이 되었다.”

<포포투>는 직설적인 질문을 날렸다. 셀틱과 리버풀 팬들 중에서 어느 쪽이 ‘당신은 홀로 걷지 않아’를 잘 부를까?

“둘 다 멋지다. 자식 중에 더 예쁜 녀석을 꼽으라는 질문이다. 어느 한쪽을 고를 수 없다.”

프리미어리그 이적은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 2015년 같은 네덜란드 출신인 로날드 쿠만이 지휘봉을 잡은 사우스햄프턴이 새 둥지였다. “그곳에서 만족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여러 모로 감사하다. 사람들은 리버풀이 사우스햄프턴 선수들만 빼앗아간다고 불평한다. 하지만 어느 클럽도 ‘너, 너, 너, 우리가 데려가겠어’라는 식으로 일을 처리하지 못한다. 나는 사디오 마네와 함께 뛰었다. 클라이니(나다니엘 클라인)는 애덤 랄라나, 마네와 함께 뛰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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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한 레전드를 향해서

반 다이크의 미래는 창창하다. 지난 3월, 네덜란드의 로날드 쿠만 신임 감독은 A매치 출전이 20경기도 되지 않는 반 다이크를 주장으로 지목했다. “감독한테 처음 듣고 너무 자랑스러웠다. 주장 완장을 차는 첫 경기의 상대가 잉글랜드라는 사실도 놀라웠다. 대표팀을 이끌고 그라운드에 들어가는 것은 어릴 때 모두가 꿈꾸는 순간이다.”

최근 몇 년간 네덜란드 대표팀은 유로와 월드컵에 연달아 출전하지 못하며 어두운 터널을 지나고 있었다. 하지만 쑥쑥 자라는 신참들과 월드클래스 고참이 함께 명가 부활을 외친다.

“베슬러이 스네이더르, 로빈 판 페르시, 라파엘 판 데르 파르트와 최근 등장하기 시작한 친구들 사이에는 세대 차이가 좀 크다. 하지만 우리의 전력은 유로와 월드컵 본선에서도 좋은 성적을 낼 수준이다.”

올여름 네덜란드는 실력을 증명할 기회를 잡았다. 네이션스리그 준결승전에서 잉글랜드와 만난다. “리버풀에 있는 잉글랜드 대표팀 동료들과 그런 이야기를 하기엔 아직 이르다. 멋진 경기가 될 것이다. 잉글랜드 팬들은 네이션스리그에서 우승하길 바라겠지만, 네덜란드 국민의 기대감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우리는 꽤 잘 해냈다. 독일, 프랑스와 같은 조에서 1위를 차지했다. 어린 선수들도 계속 배출되고 있다.”

그나저나 <포포투>는 리버풀의 프리미어리그 우승 가능성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좀 긴장되지 않을까?

“나는 압박감을 즐긴다. 남은 경기를 전부 잡아야 하는 상황은 우리에게 좋다. 해야 할 일을 정확히 알고 있다. 경쟁자도 대단한 팀이라는 점이 문제이긴 하다. 동료끼리 서로 자극해야 한다. 나는 그런 분위기를 좋아한다. 당연히 좀 편한 상황이었으면 좋았다. 하지만 일이 이렇게 되었다. 즐기면서 마지막까지 싸워야 한다.

리버풀의 29년 무관의 기다림에 종지부를 끊는다면, 어떤 기분일까? “당연히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일 것이다. 좀 이르긴 해도 꿈꿀 수는 있다. 누구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고 싶어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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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 말고 꿈꿔야 할 무대가 또 있다. UEFA챔피언스리그. 그리고 2018-19 PFA ‘올해의 선수’다. 인터뷰 당시에는 ‘올해의 선수’에 선정되기 전이었다. 후보 중 가장 앞섰다는 분위기를 전하자 “진짜인가? 몰랐다. 뭐든지 특별한 성취를 위해 집중하고 싶다. 29년의 기다림을 끝내고, 개인상까지 받으면 금상첨화”라면서도 “리버풀 동료라면 누가 받아도 자랑스러울 것 같다. 지난해 수상자 모 살라처럼 말이다”라며 받아쳤다.

우승 트로피, 개인상, 전문가들의 극찬 등은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다. 하지만 흐로닝언 시절의 경험은 반 다이크에게 다른 가치관을 새겼다. “건강이 제일 중요하다. 인생에서 나와 가족의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 건강, 행복, 가족 세 가지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노력하고 싶다. 현역 기간이 짧다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안다. 앞으로 5년 동안 좋은 상태로 이곳에서 뛰고 싶고, 우승도 하고 싶다.”

<포포투>가 준비한 인터뷰가 모두 끝났다. 이제 반 다이크가 카메라 앞에 서야 할 시간이다. 팔짱을 낀 자세로 카메라 렌즈를 향해 이글거리는 눈빛을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한 시간 이상 우리와 마주 앉았던 낙천적이고 친절한 반 다이크는 사라졌다. 이렇게 무서운 중앙수비수에게 대들 공격수는 별로 없을 것 같다.

물론 “내 앞에서 까불지 마라”는 반 다이크의 으르렁거림은 오래가지 못한 채 웃음이 터졌다. 확실히 낙천적인 성격이다. 우승 경쟁 부담감? 그게 뭔가? 먹는 건가?

사진=포포투DB,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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