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독보적 센터백’ 반 다이크의 모든 것 ①

기사작성 : 2019-04-30 12:52

- 세계에서 제일 비싼 수비수
-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고 선수
- 버질 반 다이크의 모든 것

본문


[포포투=Andrew Murray]

버질 반 다이크가 이번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최고 선수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리버풀 이적 당시 ‘세상에서 제일 비싼 수비수’라는 타이틀을 달았던 그는 2018-19 PFA(프로선수협회) ‘올해의 선수’에 선정되는 것으로 가치를 입증했다. 리버풀도 리그 우승을 경쟁하는 팀으로 탈바꿈했다. 네덜란드산 ‘통곡의 벽’이 들어선 안필드에 실점이 사라진 덕이다. <포포투>가 현존 최고 중앙수비수를 만났다.
(*편집자 주: 2019년 4월호 인터뷰 기사입니다. 2편으로 나눠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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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질 반 다이크는 태어나서 처음 공포를 느꼈다. 극심한 통증이 엄습했다. 침대 위에 누운 193cm 거구의 몸에는 튜브가 꽂혀있었다.

흐로닝언의 20세 유망 중앙수비수 시절이었다. 일주일 동안 몸상태가 나빴다. 고열 증세로 결국 병원을 찾았다. 2012년 만우절, 맹장이 터졌다. 복막염과 신장염이 동시에 발병했다. 시급하게 목숨을 건 수술을 받아야 했다.

7년이 흐른 지금 반 다이크는 리버풀의 훈련장에서 만난 <포포투>를 뚫어지라 쳐다보면서 “지금도 생생히 기억한다. 거짓말이 아니라 정말 무서웠다. 죽을 수도 있었으니까”라고 회상한다.

사람들은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의 부담감을 자주 이야기한다. 맨체스터시티와 함께 오랜만에 치열한 우승 경쟁을 구경하고 있는 덕분이다. 그러나 병원 침상에서 생사의 기로를 오가는 이가 느끼는 감정이야말로 진짜 부담감이다. 다시 볼을 찰 수 있는지 없는지를 모르는 상태. 숨이 멎는 듯한 부담감이 몸을 짓누른다. PFA ‘올해의 선수’에 선정되거나 리버풀과 함께 29년 만의 우승에 도전하거나 세계 최고 중앙수비수로 평가받는 일은 반 다이크에게 부담감이 되지 못한다.

# 리버풀의 약한 고리

리버풀의 멜우드트레이닝센터는 한적한 환경을 갖추고 있다. 클럽 직원들 대부분은 이곳에서 근무한다. 누구든 먼저 인사를 건네는 분위기가 꼭 가족 같다.

위르겐 클롭 감독이 바쁜 걸음으로 건물 사이를 지나쳐 간다. 기자회견실을 지나던 주장 조던 헨더슨이 반갑게 인사한다. 근처 방에서는 알리송이 TV방송사 인터뷰를 하고 있다. 주차장에서는 알렉스 옥슬레이드-채임벌린이 직원의 도움을 받아 음료수를 차에 싣고 있다.

드디어 버질 반 다이크가 들어왔다. 힘찬 자기소개와 함께 호두라도 으스러트릴 것 같은 힘으로 악수했다. 검은색 후디와 진, 데님자켓 차림이다. 큰 키 탓에 문을 지나갈 때 고개를 숙여야 한다. 아무래도 이번 시즌 우승 경쟁에 관한 이야기가 먼저다. 리버풀과 맨체스터시티의 선두 싸움은 ‘역대급’이다.

“우승 경쟁을 다루는 언론의 반응은 정말 정신이 없다. 올 시즌 우리는 한 번밖에 패하지 않았다(1월, 맨시티전 1-2패.”

“어려운 경기들이 남았다. 챔피언이 되려면, 특히 올 시즌 맨체스터시티처럼 꾸준한 팀들과 경쟁하려면, 항상 최고 경기력을 보여야 한다. 긍정적인 마인드를 잃지 말아야 한다. 시즌 개막의 초심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솔직히 치열한 경쟁을 더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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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풀 선수 중에서 유럽 5대 리그의 우승 경험자는 제임스 밀너(맨체스터시티), 파비뉴(모나코), 셰리단 샤키리(바이에른뮌헨)뿐이다. 반 다이크는 셀틱에서 스코티시프리미어십 우승을 두 번 맛봤다. 그런 경험은 어떤 도움을 줄까?

“셀틱에서는 약간 달랐지만, 리그 우승은 선수 개인과 팀에 자긍심을 준다. 시즌 내내 쏟았던 노력을 입증하는 결과이기 때문이다. 동기부여가 된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하면 레전드로 영원히 남을 수 있다. 축구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누구나 레전드가 되고 싶어 한다.”

반 다이크가 이미 레전드 반열에 올랐다고 말하는 팬들도 있을 것이다. 재앙 수준의 리버풀 수비진에 철벽을 두른 주인공이다. 2018년 1월 반 다이크가 몸값 7500만 파운드로 리버풀에 합류하기 전까지 팀의 경기당 실점은 1.2골이었다. 합류 후 시즌 종료까지 경기당 실점이 0.8로 줄었다. 올 시즌 전반기 19경기의 실점은 7골에 불과했다. 연말연시 부상자가 속출하기 전까지 올 시즌 리버풀 수비는 철옹성이었다.

“팀마다 수비 방식이 다르다. 우리는 최전방부터 수비를 시작한다. 우리 공격수들의 엄청난 노력이 간과되곤 한다. 볼이 우리 진영으로 들어오면 수비수들이 나선다. 올 시즌 출발은 우리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항상 최고의 경기력을 유지하기란 어렵다. 그래도 지난 시즌보다 리버풀은 뚜렷이 발전했다.”

“예전보다 승리를 굳히는 능력이 나아졌다. 항상 득점 기회를 만들 수 있으니까 경기만 잘 운영하면 이길 수 있다. 언제든 무실점으로 막을 자신이 있다!”

반 다이크 효과는 수비력 향상에 그치지 않는다. <포포투>의 질문이 끝나기도 전에 반 다이크는 “리더십”이라며 치고 들어왔다. “그게 나다. 포지션상 내가 솔선수범해서 동료들을 이끌어야 한다. 나는 내가 원하는 것이 있을 때마다 상대에게 확실하게 전달하는 성격이다.”

“NBA의 르브론 제임스나 NFL의 톰 브래디를 보라. 자기 종목에서 최고 경지에 오른 진짜 리더들이다. 항상 큰 압박 속에서도 동료들에게 무엇을 성취할 수 있는지를 직접 보여줌으로써 팀 전체를 동기부여한다. 나 자신부터 최선을 다하고 싶은 동시에 주위에 있는 동료들도 함께 그렇게 되도록 만들고 싶다.”

시즌 초 반 다이크는 팀의 주장 투표에서 3위에 올랐다. 헨더슨과 밀너가 모두 부상 결장했던 UEFA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레드스타베오그라드전에서 반 다이크는 주장 완장을 차고 4-0 완승을 이끌었다.

“네덜란드 U18대표팀에서 주장을 맡았다. 책임을 지는 상황을 사랑한다. 동료들을 리드하면서 문제를 찾아낸다. 유구한 전통을 자랑하는 리버풀에서 1년밖에 뛰지 않은 내가 주장 완장을 찼다. 정말 자랑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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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클롭 감독이 민주주의보다 직감을 우선시한다면 반 다이크에게 주장 완장을 건넸을지 모른다. 클롭 감독은 “처음 만난 순간부터 그는 환상적이었다. 능력은 오래전부터 알았다. 축구 실력과 리더십의 조합이 반 다이크를 최고로 만든다”라고 칭찬했다.

클롭 감독의 짝사랑은 아니다. 반 다이크도 보스를 존경한다. “사람을 정말 잘 다루는 감독이다. 선수들의 마음을 어떻게 움켜쥘지를 잘 안다. 클롭 감독에게 딱 맞는 수식어가 생각나지 않는다. 언제 선수 개인에게 말하고, 언제 선수단 전체에 말해야 하는지를 본능적으로 아는 것 같다. 코칭스태프들도 모두 감독을 칭찬한다.”

“올 시즌 초 에버턴전 막판에 우리가 골을 넣었을 때 봤을 것이다. 감독이 그라운드 안으로 질주했다. 기쁨과 행복의 표시였다. 어느 팬이라도 그렇게 질주했겠지만, 그 장면이야말로 클롭 감독을 가장 잘 설명한다고 생각한다. 그에겐 위선이 없다. 순도 100% 솔직한 사람이다.”

# 키예프 악몽과 레전드의 조언

반 다이크는 에버턴과 구면이었다. 리버풀 데뷔전이 바로 2018년 1월 FA컵 4라운드 에버턴전이었다. 갑자기 출전하게 되었다. “감독은 경기 출전이 너무 이르다면서 벤치에 있으라고 했다. 그런데 동료들 몇 명이 햄스트링이 불편하다고 보고했다. 감독은 부상을 감수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당시 반 다이크는 팀 훈련을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상태였다. 심지어 번리전 이후 부상에서 회복 중이었다. “기왕 위험을 감수할 바에 차라리 내가 낫다고 판단한 것 같다.(웃음) 워밍업을 하는데 감독이 내게 ‘준비됐어?’라고 물었다. 나는 ‘당연하다’라고 대답했다. 긴장감은 없었다. 뛴다는 사실에 흥분할 뿐이었다.”

눈발이 날렸던 금요일 저녁, 반 다이크는 리버풀 첫 출전에서 84분 결승골을 터트렸다. “정말 특별했다. 이적생은 누구나 데뷔가 중요하다. 그날 머릿속으로 정말 많은 생각이 스쳤다. 지금 생각해보면, 최상의 데뷔전이었다. 꿈을 꾸던 그대로 해냈으니까.”

리버풀 이적 당시만 해도 반 다이크는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합류 1년 동안 리버풀의 질주를 이끌었고, UEFA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도 섰다. 지금 반 다이크는 세계 최고 중앙수비수로 평가된다.

“2017년 친구와 함께 레알마드리드와 유벤투스의 카디프 결승전을 보러 갔다. 슈퍼볼 같은 느낌이었다. 수많은 축구 팬이 지켜보는 경기에서 나도 뛰어보고 싶었다. 키예프에서 결승전을 경험해본 뒤로 성취욕이 커졌다. 경기에선 패했지만, 이곳에서 이루고 싶은 무언가를 얻었다.”

키예프(*2018 챔스 결승 장소. 리버풀이 패했다)는 리버풀에 금칙어일지 모른다. 클롭 감독의 경기 후 인터뷰를 보면 패배가 얼마나 큰 좌절인지를 알 수 있다. 반 다이크의 표정도 이번 인터뷰에서 처음 굳어졌다. “그날 결승전을 생각만 해도 몸 안에서 복잡한 감정이 교차한다. 키예프에서 돌아오는 두 시간이 몹시 길게 느껴졌다.”

“새벽에 도착한 우리는 황폐함 그 자체였다. 아드레날린을 진정시키기 어려워서 돌아온 뒤에도 잠을 못 잤다. 이틀 뒤, 네덜란드 국가대표팀에 합류했다. 개인적으로 다행이었다. 집중할 건수가 생겼으니까.”

“대표팀 일정이 끝나고 휴가를 떠났지만, 마음을 온전히 추스르기가 쉽지 않았다. 잊을 만하면 누군가 와서 ‘결승전 불운’을 언급했다. 격려인 줄 알지만, 그때마다 악몽이 떠올랐다. 받아들이고 배워야 한다. 그런 일을 두 번 다시 겪지 않도록 해야 한다.”

리버풀이 반 다이크 없이 그 단계까지 올라설 수는 없었다. 7500만 파운드의 몸값에 동반되는 높은 기대감을 반 다이크는 최상의 경기력으로 되갚았다. 거액 투자의 불안감도 선견지명으로 탈바꿈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반 다이크를 상대해본 공격수들 모두 엄지를 추켜세운다. 강력한 공중볼 다툼 능력과 빈틈없는 경기 운영, 과감한 태클이 주된 칭찬 이유다. 울버햄프턴의 측면공격수 아다마 트라오레에게 물어보라. 지난해 12월 몰리뉴 홈경기에서 트라오레는 달리기 경쟁에서 반 다이크에게 뒤졌다. 맨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독보적 선수다. 몸값을 톡톡히 해낸다. 부상 없이 꾸준하게 사흘 간격으로 계속 경기를 치를 수 있다면, 그야말로 최고라고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반 다이크도 동의하는 듯이 “요즘 시장이 그렇다”라고 말한다. 반 다이크에게는 본인의 가치를 냉철히 인정하는 사람만 보일 수 있는 확신이 존재한다. “원하는 선수를 얻으려면 돈을 내야 한다. 리버풀이 나를 영입하려고 그렇게 큰돈을 썼다는 사실이 자랑스럽다.”

“2017년 여름 이적이 불발되었을 때, 나는 초심으로 돌아가 플레이에 집중했다. 8개월짜리 발목 부상에서 복귀했다. 사우스햄프턴이 부진에 빠져서 부담스럽기도 했다. 사람들은 내가 예전만 못하다고 했다. 모든 일에는 분명히 이유가 있다. 내 능력을 입증하고 싶었다.”

안필드의 일원이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전용 응원가가 생길 정도로 반 다이크는 팬들의 사랑을 받는다. “새 팀에서 일 년도 되지 않아 응원가를 얻었다. 특별한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모르는 멜로디였지만, 정말 마음에 든다. 밴드가 맨체스터 출신이라니 재미있다. 펍에서 팬들이 합창하는 영상을 봤다. 정말 기분 좋다.”

“팬들이 선수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을 과소평가하는 사람들이 있다. UEFA챔피언스리그의 안필드 홈경기는 정말 엄청난 분위기를 만든다. 선수들에게 큰 영감을 준다. 마지막 순간까지 힘을 쥐어짜게 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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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다이크는 합류 첫날부터 리버풀 특유의 연대감을 누렸다. 안필드 레전드인 케니 달글리시가 선뜻 자신의 전화번호를 알려주며 ‘언제든지 연락하라’고 말해줬다.

“이곳 홈경기는 그 자체가 박물관 같다. 리버풀 OB들은 언제든 환영받는다. 클럽 구석구석에서 힘을 보태는 선배들도 많다. 정말 보기 좋다. 클럽의 역사도 눈부시다. 이곳저곳에 걸린 사진들은 단순히 장식이 아니다. 사진의 주인공들이 영광스러운 경험을 직접 말해준다. 한겨울에도 따스함을 느낄 정도다. 리버풀 패밀리가 되었음을 절로 알게 된다.”

“시내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모두 친절하다. 모든 사람이 축구로 숨 쉬며 사는 것 같다. 아주 만족스럽다. 심지어 나도 이제 비틀스의 팬이 되어가는 것 같다.”

리버풀에서 등번호를 고를 때도 대선배의 족적이 영향을 끼쳤다. 빌렘II 아카데미 출신인 반 다이크는 주저없이 4번을 선택했다. 1999년 260만 파운드 몸값으로 빌렘II에서 리버풀로 이적했던 핀란드 레전드 사미 히피아의 번호이기 때문이다.

“비어있는 번호 중에 4번이 있었다. 네덜란드에서 중앙수비수의 등번호로 통한다. 빌렘II 선배인 사미의 리버풀 등번호이기도 해서 더 특별한 기분이었다. 이곳에 남은 사미의 발자취는 엄청나다.”


- 인터뷰 <2편>으로 이어집니다


사진=포포투DB,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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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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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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