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told] 올해도 뉴캐슬은 허무하게 무기력하게 미지근하게

기사작성 : 2018-07-31 15:08

- 뉴캐슬의 허무주의 전략은 올 시즌도 변함이 없다
- 마이크 애슐리 회장은 도대체 무슨 생각일까?

본문


[포포투=Seb Stafford-Bloor]

회사에 이런 인간 있다. 같은 회사 동료이니까 월급날도 같고, 연봉도 비슷하다. 하지만 밥값, 술값 계산할 때 사라진다. 돈을 내야 할 상황이 되면 귀신처럼 사라지는 인간.

올여름 뉴캐슬은 또 코스프레를 하는 중이다. 지갑을 깜빡 잊고 집에 두고 나왔다며, 왜 이렇게 정신이 없는지 모르겠다며, 다음에는 꼭 자기가 밥을 사겠다며 난감한 표정을 짓는다. 너무 자주 구사하는 수법이어서 이제 믿는 사람이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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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잉글랜드의 여름 이적시장은 평소보다 일찍 문을 닫는다. 마감이 임박해 대혼돈을 겪고 싶지 않다는 분위기가 만들어져 클럽들은 일찌감치 전력 보강 작업을 마무리했다. 리버풀의 영입은 지난 시즌 종료 직후에 거의 마무리되었다. 아스널도 러시아월드컵 종료 전에 영입을 마쳤다. 신입생 풀럼조차 묵직한 펀치를 ‘일찍’ 날렸다. 이적 마감일에 벌어졌던 흥미진진 드라마는 이제 볼 수 없을 것 같다. 거의 모든 클럽은 내일 당장 시즌을 시작해도 될 만큼 준비를 마쳤다.

# 신종 구단주 마이크 애슐리
물론! 뉴캐슬은 아니다. TV중계권 수입과 선수 몸값이 치솟고, 이적시장 마감이 앞당겨져도 마이크 애슐리 회장은 꾸준하다. 오랜 세월 뉴캐슬 팬들은 클럽의 정체성과 애슐리 회장의 구두쇠 전략에 분통을 터트려왔다. 중립 팬들조차 뉴캐슬은 이제 답이 없는 의문투성이 클럽으로 인식될 정도다.

지난 시즌도 뉴캐슬에 명확한 교훈을 줬다. 스쿼드를 어떻게 강화해야 한다고 명확히 알려줬다. 2016년 강등 이후 지금까지 라파엘 베니테스 감독은 평범한 선수들을 데리고 실력 이상의 결과를 남겼다. 문제는 클럽이 그런 성취와 과거의 교훈을 받아들일 의지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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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슐리 회장의 클럽 운영 철학은 독특하다. 리그 순위나 우승 트로피 따위는 신경 쓰지 않는다. 그의 관심은 오직 TV중계권 수입뿐이다. 경영학적 관점에서는 합리적이다. 팬으로서는 개탄스럽지만, 현금 흐름에서도 논리적이다. 애슐리 회장은 축구 클럽 운영에서 발생하는 모든 이득을 극대화하자는 노선을 지킨다. 세인트제임스파크의 이름을 본인 소유의 브랜드명으로 바꿨고, 매년 유니폼 판매로 돈을 번다. 돈이 최우선이라는 뜻이다.

남들 다 하는 선수 장사에도 관심이 없다

문제는 하나다. 애슐리 회장은 해도 해도 너무해서 그렇다. 베니테스 감독을 영입하기 전까지 뉴캐슬의 감독 선임 전략은 마치 강등을 노리는 것처럼 보였다. 2005년 마이클 오언을 영입하면서 썼던 1600만 파운드가 아직도 클럽 역대 최고액 이적료 지출로 남아있다. 최소한의 지출로 강등을 피하거나 강등되더라도 바로 올라오는 전략이다.

뉴캐슬은 선수 장사에도 관심이 없다. 네이마르의 파리생제르맹 이적 후, 선수 몸값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2017년 8월 왓퍼드는 브라질의 플루미넨세에서 히샬리송을 영입하면서 이적료 1120만 파운드를 썼다. 딱 1년이 지나고, 왓퍼드는 이 선수를 에버턴에 기본 3500만 파운드, 최대 5000만 파운드에 팔았다. 한 시즌은커녕 반 시즌만 잘해도 선수 몸값은 두 배 이상 뛴다.

지금도 뉴캐슬은 하위권 경쟁에 초점을 맞춘다. 이번 여름 센터백인 파이반 샤르와 공격수 무토 요시노리를 영입하는 데에 쓴 금액이 1200만 파운드였다. 요즘 이적시장에서는 푼돈에 해당한다. 스완지의 미드필더 기성용은 공짜로 데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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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턴은 1부 입지를 다지기 위해서 6000만 파운드 가까이 썼다. 허더즈필드도 5000만 파운드를 뿌렸고, 올여름 풀럼도 이미 클럽 역대 이적료 기록을 갈아치우며 약 5000만 파운드를 쓸 것으로 전망된다. 풀럼의 전력 강화작업 안에는 뉴캐슬에서 임대 후 이적 영입한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도 포함되어있다. 비용은 약 200만 파운드에 불과했다.

허무주의

큰돈을 쓴다고 해서 프리미어리그 잔류를 보장받을 수는 없다. 앞서 소개한 ‘과감한 투자’를 감행한 클럽 중에서 내년 5월 풋볼리그로 떨어질 팀이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하위 클럽들도 무턱대고 선수 영입에 큰돈을 지출하고 있지 않다. 리그의 경쟁 구도와 선수 인력시장 환경까지 종합 검토해서 나오는 의사결정이다. 어떻게 해야 프리미어리그에 최대한 오래 머물 것인가를 고민한 끝에 얻은 결론이라는 뜻이다.

마이크 애슐리 회장은 좀 다르다. 다양한 관점으로 살펴도 도대체 이성적인 설명을 찾기가 어렵다. 매년 새로 시작하는 시즌을 불안한 전망으로 임한다. 확실하게 보장된 수입 안에서만 움직인다. 과거 경험에서 얻은 교훈일지도 모른다. 애슐리 회장은 강등을 두 번이나 겪었지만, 모두 부활에 성공했다. 뉴캐슬을 이용해서 본인 소유의 브랜드(사커다이렉트)는 계속 유명해질 뿐이다.

이런 전략은 뉴캐슬 팬들의 기대와 거리가 멀다. 축구 관점에서는 뉴캐슬이라는 클럽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벌써 11년째 같은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과거 인기 클럽이었던 뉴캐슬은 이제 패배의식으로 가득하다. 애슐리 회장이 돈만 추구하는 악당 우두머리도 아니라는 점이 더 웃긴다. 본인 특유의 허무주의에 갇힌, 적당히 나쁜 중간급 돌격대장 같은 느낌이다. 힘이 없고, 허무하고, 딱히 바라는 것도 없는. 지금 뉴캐슬이 딱 그렇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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