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interview] 김정민, 잘츠부르크에서 황소처럼 적응하기

기사작성 : 2018-03-18 08:36

- 잘츠부르크로 이적한 김정민, 벌써 1골 1도움
- 오스트리아 생활 3개월 째, 그의 적응기가 궁금하다
- 제 2의 기성용 별명이 싫어진 이유?!

태그  

본문


[포포투=정재은(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

스무 살도 되지 않아 홀로 유럽 기숙사에서 지낸다면? 언어, 음식, 문화에 적응해야 한다. 무엇보다 그런 와중에 경쟁해서 살아남아야 하고. 지금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레드불 아카데미에서 김정민(19)이 딱 그렇다.

“Wie geht’s?”

<포포투>를 본 김정민이 특유의 눈웃음을 지으며 먼저 독일어로 안부(영어 ‘How are you?’에 해당)를 묻는다. 생각지도 못한 역공을 당했다. 놀라면서 한편으로는 다행스럽다. 아주 잘 적응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잘츠부르크 입단이 발표(지난해 12월)된 지 3개월. 동료들은 그냥 지나치지 않고 손을 툭 치거나 장난을 건다. 김정민도 능숙하게 받아친다. 그런 그를 구단 관계자는 '아빠 미소'를 짓고 바라본다.

잘츠부르크에서 김정민은 큰 기대를 받는다. 특히 잘츠부르크의 마르코 로즈 감독을 비롯한 코칭 스태프가 김정민을 아낀다. 황희찬에게 종종 "정말 좋은 선수다"라고 김정민을 칭찬한다. 성장 속도가 눈부시다. 구단 산하 리퍼링FC(2군)에서 리그 3경기 출전해 1골 1도움을 기록했다. ‘제2의 기성용’ 되기 작업이 순조로워 보인다. 지금부터 김정민의 잘츠부르크 이야기를 들려드린다.

Responsive image

FFT: 흔히 말하는 유럽파 선수가 됐네요. 잘츠부르크 도착했을 때 어땠어요?
"이제 여기서 살아야 하는 거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좋기도 했는데 걱정되는 부분이 좀 더 많았어요. 언어적인 부분과 적응하는 데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많이 되더라고요. 그런데 생각보다 적응을 빨리해서 괜찮아요."

FFT: 정말 분위기 적응은 잘 한 것 같아요. 생활은 어때요?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괜찮게 돌아가는 것 같아요. 적응도 빨리했죠. 친구들도 다 착해요. 사실 친구 사귀는 부분도 좀 걱정했는데 다 착해서 먼저 장난도 치고 친근하게 대해주더라고요. 그렇게 적응이 오래 걸리진 않았어요."

FFT: 음식은 어때요? 잘 맞나요?
"맞는 날도 있고 안 맞는 날도 있어요. 음식이 솔직히 애매한데, 괜찮은 것 같아요. (웃음) 그래도 한국 음식은 맨날 생각나죠. 진짜 먹고 싶은 게 너무 많아요. 하나를 꼽자면 닭볶음탕? 혼자 해 먹진 못해요. 기숙사에서 숙소 생활 하다 보니 해 먹기 어려워요. 숙소는 1인 1실이에요. 외롭진 않아요. 오히려 혼자 지내니까 더 좋은 것 같아요. 금호고 때는 항상 동료와 같이 썼거든요. 여기서는 혼자 지내니 더 좋아요."

FFT: 캠퍼스 생활은 어때요? 시설이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랐어요
"방이 엄청 많아요. (웃음) 훈련할 수 있는 공간이 많아요. 웨이트실을 비롯해 실내 운동장도 굉장히 좋고요. 산속에 있잖아요. 데이터도 잘 안 터져요. 운동밖에 할 수 없는 환경이에요. 공기도 좋아요. (FFT: 자랑할 거 더 없어요?) 일단, 방 크기가 아주 적당하고요. 살기에 알맞고요.(웃음) 근데 TV는 없어요. 하나 살까 해요."

FFT: 일과가 어떻게 돼요?
"아침에 일어나서 아침 먹고 운동하고 쉬고 점심 먹고 운동하고… 반복이에요. 독일어 수업은 보통 저녁에 하고요. 원래는 이렇게 오전, 오후 훈련 두 번 하다가 리그 시작하고 나선 하루에 한 번 훈련하는 거로 바뀌었어요."

FFT: 독일어 공부는 어떻게 하고 있어요?
"오스트리아인 선생님한테 배워요. 독일어 배워야 할 친구들 두 명이 더 있어서 다 같이 배워요. 그래서 수업도 다 독일어로 진행돼요. (FFT: 그럼 더 빨리 늘겠네요?) (웃음) 아니요. 거의 못 알아듣죠.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고 있어요. 수업 시간이 일정하진 않아요. 아무래도 훈련 시간이 그때그때 다르다보니, 연락하면서 수업 일정을 잡아요. 그래도 주 3회는 꾸준히 해요. 하루에 1시간~1시간 30분 정도 해요."

Responsive image

FFT: 잘츠부르크 입단이 처음 확정된 게 언제인가요?
"제가 고1, 그러니까 3년 전이죠. 그때 여기서 테스트를 봤어요. 테스트를 보고 난 후에 잘츠부르크와 긍정적인 이야기가 오갔어요. 잘츠부르크에서 3년 동안 기다려주겠다고 했죠. 한국에선 만 18세가 안 되면 유럽으로 못 나오고 여기서 뛰는 데 문제가 생기니까요. 그래서 한국에서 뛰다 오라고 기다려줬어요."

FFT: 3년 기다려준 게 대단한데요?
"음… 사실 처음에는 그냥 테스트니까 큰 기대를 안 했어요. 이쪽에서도 저에 대해 별 기대 안 했고, 저도 에이전트에게 '나는 이번에 유럽 가려는 게 아니고 내가 가서 어떻게 하는지 보고 싶다'고 말했어요. 근데 연습 경기를 뛰고 훈련을 하면서 구단에서 저를 좋게 보더라고요. 제가 잘 했나 봐요. (웃음)"

FFT: 잘츠부르크가 3년 동안 어떻게 김정민 선수를 관리했나요?
"일단 꾸준히 구단과 연락했어요. 또 3년 동안 두세 번 여기에 와서 한 달 동안 뛰고 다시 한국으로 들어갔죠. 그런 식으로 구단에서 저를 지켜봤어요. 그때 현재 1군 코치진이 모두 18세 팀에 계셨어요."

FFT: 한국인 선배가 있어서 든든하죠?
"그럼요. 희찬이 형이 있으니 확실히 든든해요. 희찬이 형도 리퍼링을 거쳐 갔으니까요. 나 말고 또 다른 한국 선수가 이곳을 경험하고 갔다는 게 제겐 심적으로 큰 도움이 돼요. 누구든 희찬이 형을 얘기하면서 제 얘기도 덩달아 같이 해주고."

FFT: 황희찬 선수가 잘 챙겨 주나요? 어떤 얘기 해주나요?
"희찬이 형이 아카데미에 자주 와서 챙겨줘요. 저는 차가 없으니까 시내 다니기 힘든데, 희찬이 형이 저 데리고 밖으로 나가주고 그래요. 만날 때마다 저한테 자신감을 줘요. 리퍼링에서 너는 충분히 경쟁력 있고, 잘 할 거라고요. 거의 칭찬밖에 안 해줘요. 볼을 잘 찬다고. (웃음)"

FFT: 구단에서 김정민 선수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고 들었어요
"정말요? 저도 희찬이 형에게 살짝 전해 들었어요. 마르코 로즈 감독님과 코치님이 모두 18세 팀에 계셨거든요. 그때 같이 훈련을 몇 번 해본 적이 있어요. 그때 저를 좋게 봐주셨다고 들었어요."

FFT: 어떤 점을 좋게 봤을까요?
"제가 한국에서 뛰는 선수이니까 과격하게 못 할 줄 알았나 봐요. 여기는 진짜 레드불, 황소처럼 밀어붙이는 팀이잖아요. 근데 제가 그렇게 못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제가 밀어붙이고 황소처럼 뛰는 거 보고 좋게 봐주신 것 같아요. 발밑 능력도 좋게 작용한 것 같고요."

FFT: 한국에서 김정민 선수 플레이를 봤을 땐 황소처럼 뛴다는 느낌이 없었어요. 일부러 스타일을 바꿔 뛴 건가요?
"네. 일부러 좀 다르게 뛰었어요. 여기선 한국에서처럼 뛰면 안 된다는 걸 알았어요. 바뀌려고 하다 보니 황소처럼 뛴 것 같아요. 아무래도 동료들이 유럽 선수들이고, 모두 유럽에서 자란 선수들이니까 제가 뒤처져선 안 된다는 마음이 강했어요."

Responsive image

FFT: 처음에 동료들 봤을 때 어땠어요? 방금 인사하고 간 동료는 코치인 줄 알았어요.
"그러니까요. 저도 처음에는 다 성인 선수인 줄 알았어요. 무조건 저 친구는 스무 살이다, 혹은 20대 중반이다 라고 생각했는데 다 제 또래더라고요. 놀랐어요. 거기서 더 자극됐어요. '내가 저 선수들과 경쟁해서 이겨야 하는구나'라고 생각이 들었어요. 같은 또래니까 더더욱 경쟁심이 강해졌죠."

FFT: 뛰어보니 '특별히 어떤 능력을 더 갖춰야겠다'라고 생각이 들었나요?
"리퍼링 감독님께서 그냥 선수를 물어뜯듯이 수비를 하라고 말씀해주셨어요. 예를 들어, 여기선 공격수를 수비수 혼자 상대하지 않아요. 두세 명이 감싸죠. 그렇게 감쌌을 때는 무조건 볼을 뺏어야 해요. 그게 수비하는 입장에서 갖춰야 할 능력이에요. 저희 팀에서도 수비수들이 뭉쳤으면 공을 무조건 가져와야 한다고 항상 얘기해요. 그 능력을 갖추면 더 큰 경쟁력이 생기겠죠."

FFT: 여기 선수들과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라났어요. 차이점이 느껴지나요?
"일단 마인드는 거의 비슷한 것 같아요. 서로 장난치는 거는 한국이랑 비슷해요. 근데 피지컬에서 차이가 나요. 일단 피지컬은 유럽 선수들이 크고요. 무엇보다 몸과 성장이 성장하는 속도가 엄청 빨라요. 실력이 되게 빨리 좋아지는 것 같아요. 저는 꾸준히 운동해야 몸이 좀 커지는 정도인데 여기 선수들은 조금만 해도 커져요."

FFT: 어쩔 수 없이 아시아 선수가 갖는 페널티 같아요. 무엇으로 보완해야 할까요?
"정말 어쩔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냥 꾸준히 운동하고 노력하는 수밖에 없어요. 혹은 유럽 선수들이 가지지 못한 저만의 강점을 키워야겠죠. (FFT: 김정민만의 강점으로 어떤 걸 내세울 수 있을까요?) 상대 선수가 편하게 볼을 받을 수 있도록 좋은 패스를 넣어주는 거요. (웃음)"

FFT: 리그 후반기에 합류했어요. 코치진이 가장 중점적으로 지도해준 건 뭔가요?
"포지션에 대한 이해를 높여주셨어요. 제가 이 팀에서 특정 포지션에 섰을 때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요. 저희는 중원에 1-2-1 형태로 총 네 명의 미드필더가 서요. 코칭 스태프가 제가 모든 위치에 다 설 수 있다고 하셨어요. 다 세울 거라고요. 그래서 포지션을 세부적으로 상세하게 이해시켜주셨어요.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다 알려주셨어요."

FFT: 한국에서의 역할보다 범위가 넓어진 건가요?
"한국에선 가운데 중심으로 뛰었는데 이제는 사이드에서도 뛰고, 가운데에서도 뛰죠. 계속 바꿔가면서 뛰는 중이에요. 제 역할이 커진 것 같아요."

FFT: 한국은 유럽파에 거는 기대가 유난히 큰 만큼 실망도 크게 해요. 조금 이른 질문이긴 하지만, 이런 부분이 느껴진 적 있나요?
"지금까진 거의 없어요. 대표팀에 가게 된다면 그때는 많이 느낄 것 같아요. (정)우영이랑 가끔 연락하거든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대표팀 가게 되면 우리 어떡하냐'라고요. (웃음) 게다가 우영이는 바이에른 뮌헨이잖아요. 부담감이 더 심하겠죠. 우리 어떡하냐…. 이런 소리 하고 그랬어요. 근데 아직 여기 와서 우영이를 만난 적은 없어요. 둘 다 차가 없으니까."

Responsive image

FFT: U-20 월드컵에 재도전하는 입장이에요. 나만의 강점을 어필해보자면?
"저는 국제 경험이 많아요. 또 작년 U-20 대표팀에서 저보다 나이 많은 형들과 뛰고 경쟁했고요. 모두 좋은 경험과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제가 뭐가 부족한지 확실하게 알았어요. U-20 대표팀에서 많은 소리를 들었거든요. 정말 많이 와 닿았어요. (FFT: 무슨 소리를 들었길래?) 활동량이요. 활동량이 너무 적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수비력도 부족하단 걸 느꼈죠. 좀 더 수비를 적극적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정말 강하게."

FFT: 얼마 뛰지 않았는데 벌써 시즌의 끝이 보여요. 남은 시즌 세운 목표가 있나요?
"후반기 전 경기에 출전하는 게 목표예요! 또 하나 목표는 공격 포인트 최대한 많이 쌓고 싶어요."

FFT: 마지막 질문입니다. 외모부터 플레이스타일 등 기성용 선수 닮았다는 얘기를 많이 듣고 있어요. 이 별명에 관해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어휴, 너무 기분 좋죠. 근데 우리나라에 제2의 기성용이 너무 많더라고요. 그래서 그 별명이 싫어졌어요. (웃음) 미드필더면 다 제2의 기성용이라고 부르더라고요. 저만 가진 별명이면 너무 좋을 텐데 그게 아니었어요. 그래서 제가 별명을 좀 바꿔야 할 것 같아요. 예를 들면… 제1의 김정민?"

사진=정재은, FA포토스
writer

by 정재은

축구를 좋아합니다. 축구를 통해 만나는 사람들은 더 좋습니다. @jaeun1230
Responsive image

2018년 09월호


[FEATURE] 2018-19 프리미어리그 시즌프리뷰 - 20개 팀
[FEATURE] 2018-19 프리미어리그 신입생 철저 분석
[INTERVIEWS] 제임스 밀너, 제시 린가드, 피르미누, 크리스티안 에릭센
[READ] 드디어 잉글랜드에...마르셀로 비엘사
[SCIENCE] 수면의 과학...잘 자야 잘 뛴다

[브로마이드(40X57cm)] 손흥민, 조현우, 김민재, 이승우
주식회사 볕
03175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3길 7 한글회관 302호
구독문의 : 02-302-1442    카톡 : fourfourtwokr
대표이사 홍재민,임진성 사업자등록번호 : 758-88-00295 통신판매신고번호 : 제2017-서울종로-0716호
Copyright © BYUTT.COM All rights reserved.
포포투코리아 웹사이트 제작 디자인 lo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