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울산] 신태용 감독의 목소리가 달라졌다

기사작성 : 2017-12-05 02:06

- 완전체 신태용호 훈련 시작
- 신태용 감독, '신테일'로 변신한 사정
- 동아시안컵 목표는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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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배진경(울산)]

목표와 방향이 확실하면 설명이 상세해진다. 요구도 구체적으로 변한다. 울산에서 대표팀 소집훈련을 이끌고 있는 신태용 감독이 그렇다. 선수들을 향한 목소리가 세세한 주문으로 바뀌었다. 길게는 월드컵을 치를 본선에서의 경쟁력, 짧게는 눈앞으로 다가온 동아시아연맹(EAFF) E-1 챔피언십에서의 완벽한 경기력을 위한 요구다.

4일 오후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완전체’ 신태용호가 훈련했다. 월드컵 본선 조 추첨식 참가를 위해 러시아로 떠났던 신태용 감독이 전날 저녁 돌아왔고, FA컵 결승전을 치른 이정협(부산)이 합류했다. J리그 일정을 소화하느라 늦어진 장현수(FC도쿄), 김진현(세레소오사카), 정승현(사간도스)도 운동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24명이 모두 모인 훈련장의 체감온도는 영하권에 가까웠다. 갑작스럽게 떨어진 기온에 강풍이 불어댔다. 이 칼바람 사이로 신태용 감독의 목소리가 카랑카랑 울렸다. 신태용 감독은 “생각없이 크로스 하지 말라”고 호통을 치는가 하면 “너무 많은 걸 생각하면 프레싱이 안된다”며 명쾌한 속도전을 요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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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향: 월드컵 본선 경쟁력

이날 취재진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대표팀 분위기였다. 월드컵 본선 조 편성이 확정된 후 감독과 선수들이 만나 훈련하는 첫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표팀은 본선에서 벌어질 일을 의식하기보다 당장 다가온 동아시안컵 우승에 더 집중하는 분위기였다.

신태용 감독은 “조 추첨은 우리 선수들이 이미 티비로 봤을 거고, 따로 미팅에서 언급하진 않았다”며 “저마다 월드컵에 대한 생각이 있겠지만 우선 동아시안컵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공식 인터뷰에 나선 이창민도 “월드컵에 대한 열망은 있지만 지금은 동아시안컵에 더 집중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동아시안컵은 러시아로 향하는 ‘좁은 관문’ 중 하나다. 11월 A매치의 선전을 통해 ‘플랜 A’를 확보한 신태용 감독은 이 대회를 통해 ‘플랜 B’, ‘플랜 C’까지 채울 수 있는 자원을 확보하고 싶어한다. “동아시안컵에서 부족한 점을 발견하면 내년 1월 전지훈련에서 보강하고, 또 3월 소집 때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갈 생각”이라는 설명에서 러시아까지 이어지는 마스터플랜을 엿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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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도 이런 분위기를 잘 알고 있다. 좁은 문을 통과하는 이들이 한정적일 수밖에 없는 현실도 인지하고 있다. 어떤 이들에게는 자신의 경쟁력을 증명할 마지막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훈련 분위기가 더없이 진지한 이유다. 몸을 풀 땐 밝은 분위기였지만, 미니 게임과 부분 전술 훈련 프로그램이 진행될 땐 웃음기를 싹 빼고 집중했다.


목표: 완벽한 경기력, 동아시안컵 우승

신태용 감독 시선의 끝이 러시아에 닿아 있다면, 눈앞의 목표는 동아시안컵 우승이다. 챔피언이라는 타이틀만 의미하지는 않는다. 우승을 통한 자신감 유지, 본선에서의 기대치에 걸맞은 경기력을 확인하는 게 목표다. 감독 부재 중에 치른 고려대와의 연습경기(2일) 분석을 통해 ‘교정 훈련’이 이어진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신 감독은 “연습경기 영상을 봤다. 실수가 있었던 부분에 대해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미팅했다”며 이날 훈련의 중점을 설명했다.

공격에서는 측면에서의 크로스와 슈팅의 정확성을 높이는 것 외에 2선에서의 침투 플레이, 수비 뒤로 돌아나가는 움직임에 디테일한 설명을 곁들였다. 특히 공격 시 상대 수비보다 숫자가 많아지는 상황에 대한 설정을 선수들에게 요구했다. 2선 공격수에게 “나와서 볼을 받지 말고 (앞으로)패스하고 돌아 나가라”거나 “측면보다 중앙으로 공을 넣으라”는 말로 패턴의 다양화를 주문했다. 직접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신 감독은 의미없는 횡패스나 부정확한 크로스를 경계했다. “생각없이 크로스 하지 말라”는 불호령도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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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에서는 압박이 화두였다. 수비 전환 시 원톱 공격수가 어디까지 붙어줘야 하는지부터 상대를 측면에 가둬 놓을 때도 윙어에게 “움직임을 따라가기 보다 바짝 붙어” 동선을 제한해두라는 요청까지 세세하게 이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두세 명의 압박이 동시에 이뤄지는 장면이 연출됐다. 신 감독은 “너무 많은 걸 생각하면 프레싱이 안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수비에서는 빠른 판단과 간결한 대처가 기본 덕목이다. 공격수와 미드필더들에게까지 이런 요구가 이어졌다. 보다 완성도 높은 경기력을 위해서다.

전체적인 균형과 협력을 통한 수비를 강조한 이유는 또 있다. 수비진은 사실상 월드컵 멤버라고 봐도 무방하다. 신 감독은 수비진에 대해 “큰 부상 등의 변수만 없으면 거의 이 멤버로 가려고 한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이제부터 조직력을 쌓아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수비진 뿐만 아니라 전방 압박부터 협력 수비까지, 전체적으로 수비 조직의 틀을 만들 필요가 있다. 동아시안컵은 그 시험대다. 장현수는 “무실점이 목표”라며 “경기장에 서는 열한 명이 얼마나 간격을 좁히고 라인을 유지하는지에 중점을 두겠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은 5일 오후 같은 장소에서 고려대와 두 번째 연습경기를 갖는다. 일본으로 떠나기 전 마지막 평가전이기도 하다. 신 감독의 ‘특강’이 어느 정도 효과를 낼지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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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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