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인천] 잔류는 과학, 인천의 특별한 본능

기사작성 : 2017-11-19 03:30

-인천이 또 잔류했다
-이 정도면 과학이다
-박수칠 수밖에 없는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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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정다워(인천)]

인천유나이티드. K리그 시도민구단 중 유일하게 2부 리그 경험이 없는 팀이다.

지난 6년 동안 시도민구단은 승강제의 희생양이 되어 왔다. 기업구단에 비해 전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강등 당하는 팀들 대부분이 시도민구단이었다. 2012년의 상주상무와 광주FC를 시작으로 2013년 강원FC, 대구FC, 대전시티즌 등이 줄줄이 2부 리그인 K리그 챌린지로 떨어졌다. 2014년엔 경남FC와 상주가 비극을 맞이했다. 2015년 부산아이파크가 승강제 출범 이후 최초로 강등된 기업구단의 오명을 썼다. 나머지 한 자리는 다시 대전의 몫이었다. 작년엔 수원FC, 성남FC 두 팀이 챌린지로 향했다.

아직 1부 리그 경험이 없는 챌린지 시민구단을 제외하면 인천은 유일하게 2부 리그에서 뛰지 않은 팀이다. 2012년 9위, 2013년 7위, 2014년 10위, 2015년 8위, 그리고 작년 10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다이렉트 강등을 당하거나 승강 플레이오프에 나서야 하는 11위까지 내려간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다른 시도민구단들과 비교하면 저력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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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시, 인천은 누구보다 기쁜 마음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18일 오후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상주상무와의 K리그 클래식 38라운드에서 2-0으로 승리하며 잔류를 확정지었다. 패하면 승강 플레이오프에 갈 수 있는 상황에서 어느 때보다 확실하게 승점 3점을 챙기며 9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결국, 이번에도 잔류다.

스쿼드만 놓고 보면 인천은 강등 당해도 이상하지 않은 팀이다. 인천시가 적자에 허덕이면서 축구단 예산도 꾸준히 감소했다. ‘부자’ 시민구단은 옛말이다. 김남일이나 설기현, 이천수 등의 2002년 월드컵 스타들을 영입할 정도로 투자하던 호시절은 지나간지 오래다. 최근 몇 년 사이 상황이 급변했다. 작년 기준으로 선수 한 명당 평균 연봉이 약 1억 1600만 원이었다. 밑에서 세 번째로 낮은 수준이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인천이 강등권에서 싸우는 건 당연하다.

올해 여정도 쉽지 않았다. 4월 22일부터 6월 21일까지 두 달 동안 꼴찌에 머물렀다. 이후에도 강등권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꼴찌와 11위, 10위를 오갔다. 후반기 30라운드부터 8경기 연속 무승(6무 2패)에 그쳤다. 지난 시즌 막판에 살아난 것과는 다른 분위기였다. 어쩌면 이번에는 진짜 강등될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엄습했다. 인천에서 4년차에 접어든 김도혁이 “올해에는 정말 불안했다. 다른 시즌과는 달랐다”라고 말할 정도였다.

위기 속에서 인천은 늘 잔류 노하우를 발휘해 왔다. 올해에도 그랬다. 이기형 인천 감독은 경기 내용은 어느 정도 내려놓는 대신 결과, 실리를 챙기는 축구를 했다. 앞서 언급한 무승 기간에도 착실히 승점을 쌓으며 강등권 탈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 감독은 “작년에는 무조건 이겨야 하는 축구를 했다. 그래서 더 공격적으로 했다. 올해에는 조금 달랐다. 상대에 따라 결과를 챙기는 운영이 필요했다. 팬들이 만족하지 못하는 경기를 한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내용 면에서는 부족했을지 모르지만 생존에는 성공하는 시즌이었다. 때로는 실리가 과정이나 내용보다 중요하다. 프로는 성적으로 평가 받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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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의 잔류 ‘DNA’도 빛났다. 매 경기 끈질기게, 그리고 필사적으로 뛰었다. 올 시즌 인천 팬들이 경기력에 만족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하지만 선수들의 태도, 정신력에 대해 비판하는 모습을 보기는 어려웠다. 마지막 경기인 상주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상주에는 윤영선, 임채민, 신진호, 주민규, 김태환 등 수준급 선수들이 버텼다. 반면 인천은 부상으로 인해 여러 포지션에 공백이 생겼다. 선수 면면만 놓고 보면 상주의 승리 가능성이 더 높아 보였다. 결과는 달랐다. 이를 악물고 뛴 인천 선수들은 결국 승리를 만들었다. 김도혁은 “설렁설렁 뛸 수 없었다. 평소보다 더 열심히 뛰어야 했다”라고 말했다.

김도혁이 꼽은 잔류의 원동력 중 하나는 ‘분위기’다. “경기가 잘 안 풀려도 분위기가 나빴던 적이 없다. 감독님이나 코치 선생님, 선배들이 모두 좋은 이야기만 하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반등해 잔류할 수 있었다.” 어려울 때일수록 서로 독려하며 힘을 냈다는 의미다. 작년에도 다르지 않았다. 김도혁은 1년 전 잔류를 확정한 후에도 같은 말을 했다.

피 말리는 강등 싸움을 피하면 좋지만, 앞서 설명한 대로 인천은 확률적으로 하위권이 유력한 팀이다. 늘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 이 감독은 “시장님, 사장님과 매번 일어나는 어려움을 해결해가자는 이야기를 마쳤다. 선수 보강이나 처우 개선 등 전체적인 지원을 약속받았다”라고 말했으나 냉정하게 말하면 장담할 수 없다. 내년에도 같은 상황이 반복될지도 모른다. 드라마틱한 환경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이상 앞으로도 인천은 생존을 놓고 싸울 것이다

다만 매 시즌 인천의 포기하지 않는 근성과 정신력은 높이 평가할 수밖에 없다. 승강제가 출범한 이래 허무하게 무너지는 팀들을 목격했다. 인천은 늘 달랐다. 팬 때문이든, 수당 때문이든, 단 한 번도 추락하지 않았다. 이유야 어찌 됐든 결과는 늘 '해피 엔딩'이었다. 그리고 올해, 다시 한 번 살아남았다. 이 정도면 인천의 잔류는 과학이다. 덕분에 올 겨울도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게 됐다. 인천은 2018년에도 클래식으로 간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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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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