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told] ‘우승싸움’ 제주, 빅클럽으로 가는 여정

기사작성 : 2017-10-23 08:17

-제주, 스플릿 2연승으로 전북 추격
-제주는 진짜 강팀이 될 수 있을까
-전북과 최후의 일전 앞둔 분위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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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배진경(울산)]

“제주가 빅클럽이 될지 아니면 평범한 팀이 될지 기로에 섰다. 올 시즌을 잘 마무리해야 한다.”

제주 유나이티드 수비수 김원일은 최근 <포포투>와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단단해진 팀 분위기를 전하면서다. 스플릿 싸움을 시작한 뒤 김원일의 말은 긍정에 좀 더 가까워졌다. 소속팀은 강팀다운 면모를 다져가는 중이다.

제주가 2연승을 챙겼다. 스플릿 첫 경기 강원전에 이어 22일 울산 원정 경기에서도 1-0으로 승리했다. 선두 전북과는 승점 4점차. 전북의 수월한 ‘우승 굳히기’로 흘러갈 것 같던 상위그룹 경쟁에 여전한 긴장감을 불어넣고 있다. 제주는 ‘진짜 강팀’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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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겨야 할 경기에서 이긴다

“선수들에게 즐기자고 했다. 그런데 라커룸에서 보니까 전부 비장하더라.” 울산전을 앞두고 조성환 감독이 취재진에게 전한 선수단 분위기다. 만약 이날 경기에서 제주가 비기거나 패하면 선두 추격에 힘이 빠지는 상황이었다. 부담스러운 경기였다. 그러나 짐을 덜어주려던 감독의 의도보다 선수들의 목표의식이 더 뚜렷하다는 설명이었다.

이런 상황이 처음은 아니다. 제주는 이번 시즌 몇 차례 ‘결정적 경기’를 치렀다. 거슬러 올라가면 AFC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이 걸린다. 1차전에서 2-0으로 승리해 비교적 여유있는 상황을 맞았지만 2차전 원정 경기에서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긴장감에 눌려 제 경기력을 보이지도 못했다. 0-3으로 패하며 탈락했다. 가까이는 정규리그 최종전이었던 전북과의 대결이 있다. 경기를 주도했지만 후반 교체 출전한 김진수에게 결승골을 뺏기며 졌다. 당시 승리를 챙겼다면 우승 경쟁에 한층 긴박감이 넘쳤을 것이다.

‘결정적 패배’를 통해 학습효과가 생겼다. 우라와전 후폭풍으로 두어 달 힘들었던 것과 달리 전북전 패배 후유증은 금세 털었다. 스플릿 2연승으로 자신감을 회복했다. 지금은 이겨야 할 경기에서 이긴다. 내용에서는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하더라도 결과를 챙기는 팀이 됐다.

조성환 감독은 울산전이 끝난 뒤 “전반전은 선수들 마음대로 플레이가 되진 않았다”면서도 “후반전에 이기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다. 결과를 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수비수 권한진도 “매 경기 승점을 가져와야 한다는 압박감 속에 경기를 치른다”며 “이렇게 힘든 상황에서도 승점 3점을 가져왔다는 데서 강팀이 되어가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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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반기는 공격력, 후반기는 수비력

제주가 선두 추격에 뒷심을 낼 수 있게 된 건 수비의 공이 크다. 시즌 내내 짜임새 있는 공격과 화끈한 득점력으로 주목받은 팀이지만, 수비에서 버텨주지 못했다면 승점을 쌓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창민은 “수비 형들이 몸을 던져 막아내고 있다”는 말로 공을 돌렸다. 특히 8월 이후 하반기 수비 집중력이 좋았다. 8월 2일 대구전부터 22일 울산전까지, 13경기에서 무실점한 경기가 7경기나 된다. 실점 기록(8골)도 많지 않다. 강팀의 조건 중 하나는 수비가 두텁고 안정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제주는 순위표에서 그에 합당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최근 1-0으로 승리한 두 경기에서 모두 페널티킥으로 득점했다. 굳이 전반기의 화력과 비교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득점 자원을 보유한 팀으로서는 필드골이 아쉽다. 조성환 감독은 “압박이 강하고 타이트한 경기를 하다 보니 좀 더 창의적이고 공격적인 모습이 많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인정했다. 이런 흐름에서 세트피스는 좋은 무기가 된다. 울산전 페널티킥의 시발점도 프리킥이었다. 윤빛가람이 차올린 프리킥이 스크럼을 짜고 있던 오르샤의 팔에 맞았다. 오르샤의 시야를 가리고 있던 권한진의 공격 가담도 ‘약속된 플레이’에 따른 것이었다. 득점 확률을 높일 수 있는 카드가 많아진 것도 제주의 강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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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전, 우승 제물은 사양한다


이제 시선은 다음 라운드로 쏠린다. 전북과 제주가 맞붙는다. 전북이 제주를 이기면 전북의 우승이 확정된다. 그러나 제주가 전북을 상대로 승점을 따낸다면 우승 싸움은 계속된다. 주도권은 전북에 있다. 전북은 스스로 운명을 만들 수 있다. 제주는 전북이 미끄러지거나 주춤해야 역전 우승을 기대할 수 있다. 그래도 최소한 우승의 제물은 되지 않을 생각이다. 강팀을 잡아야 진짜 강팀이 될 수 있다.

제주가 유난히 각오를 다지는 이유가 있다. 2014년과 2015년 전북 우승의 희생양이 제주였다. 공교롭게도 모두 제주 홈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제주에는 일종의 트라우마다. 권한진은 “더이상 그런 승리를 반복해서 안길 수 없다”며 “홈이든 원정이든 중요하지 않다. 전북의 우승을 저지하겠다”고 말했다. 이창민은 “우리팀 선수들 모두 역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전북전에 올인하겠다”고 전했다. 조성환 감독도 “눈 앞으로 다가온 전북전에서 좋은 결과를 끌어낼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제주는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할 수 있을까. 다시 찾아온 ‘결정적 경기’ 앞에서 심호흡하고 있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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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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