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춘천] ‘2017 강원’이 남긴 것들

기사작성 : 2017-10-23 05:52

- 강원의 챔피언스리그 진출 도전이 막을 내렸다
- 2017년 강원은 무엇을 남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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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정다워(춘천)]

강원FC의 2017년은 사실상 마무리됐다. 결과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 실패. 시즌 개막 전 공언했던 첫 번째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 경기장 와이파이 비밀번호를 ‘goacl2018’로 설정할 만큼 간절했던 강원의 아시아 무대 도전은 전북현대와의 경기에서 막을 내렸다. 강원은 22일 오후 춘천송암레포츠타운에서 열린 전북과의 K리그 클래식 35라운드에서 0-4로 대패했다. 이 경기에서의 패배로 4위 수원삼성과의 승점 차이가 11점으로 벌어졌다. 남은 3경기서 추격이 불가능하다. 마지막 불씨가 꺼졌다.

굴곡이 큰 시즌이었다. K리그 승격팀 최초로 별들의 무대에 도전하던 포부. 5연승을 달리던 폭주 기관차. 다소 이른 타이밍에 떠난 승격의 공신. 기대만큼 컸던 실망. 잘한 것도 있지만 못한 것도 있다. 내년을 기약하며 점검해야 할 사항들도 많다. 강원의 2017년은 말 그대로 다사다산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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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 영입, 성적은 절반의 성공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절대 쉬운 미션이 아니다. 전통의 명가 FC서울은 5월 6일 이후로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인 4위 안에 접근한 적이 없다. 그 정도로 힘든 일이다. 강원은 사실상 신생팀에 가깝다. 지난 겨울 파격적인 영입을 감행했다. 이근호와 정조국, 황진성, 김경중, 오범석, 김승용, 이범영 등 검증된 선수들을 영입해 새로운 스쿼드를 꾸렸다. 베스트XI은 훌륭하지만 시즌은 길다. 부상 변수 등이 존재한다. 상위권으로 가기 위해선 더 탄탄한 조직의 힘이 필요하다. 1년 만에 만들기엔 역부족이었다.

초반 9경기에서 2승 3무 4패로 부진했다. 초중반을 지나면서 안정을 찾았다. 강원은 10~14라운드에서 5연승을 거두며 승점을 쓸어담았다. 중상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계기였다. 하지만 이후 10경기에서 2승 4무 4패로 침체에 빠졌고, 결국 최윤겸 전 감독이 물러났다. 가까스로 상위 스플릿에 합류한 건 박수 받을 만하지만, 목표였던 아시아 무대 진출에는 실패했다.

장단이 확실했다. 공격적으로 뛰어난 선수들을 영입한 만큼 공격 면에서는 돋보였다. 35경기에서 53골을 기록했다. 같은 상위 스플릿의 울산현대나 서울보다 많이 넣었다. 문제는 수비였다. 무려 61골이나 내줬다. 하위 스플릿 전남드래곤즈에 이어 두 번째로 실점이 많다. 1년 만에 수비 조직을 완성하는 건 역시 어려운 일이었다.

의미 있는 성과도 냈다. 강팀과의 맞대결에서 가능성을 발견했다. 서울, 수원, 제주 등을 상대로 승리한 경험은 다음 시즌 큰 자산이 될 것이다. 남은 스플릿 라운드도 내년을 대비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아쉬운 건 광주FC(3무), 전남(2무 1패)과의 맞대결 성적이다. 현재 순위표 맨 아래 있는 두 팀을 상대로 1승씩만 챙겼다면 강원은 여전히 아시아 무대에 도전하고 있을 것이다. 한 수 아래 상대를 확실하게 잡는 건 강팀의 조건이다. 강원을 올 시즌을 복기할 때 가장 아쉬운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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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책 없는 감독 교체가 남긴 것들

최 전 감독이 사임한 8월은 올 시즌 강원의 가장 큰 변곡점이었다. 팀의 승격을 이끌며 영웅 대접을 받았던 그가 불과 개막 5개월 만에 자리에서 내려왔다. 선수단을 충격에 빠뜨린 사건이었다. 이 시점부터 강원은 챔피언스리그 진출이라는 목표를 내려놓고 상위 스플릿 합류에 초점을 맞췄다. 사실상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당시 조태룡 강원 대표이사는 복수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능력 있는, 그리고 팀의 중장기 목표를 수립하고 실행할 수 있는 지도자를 최대한 빨리 선임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하지만 감감무소식이었다. 결국 감독 자리는 공석이 됐고 박효진 감독대행이 사령탑 역할을 했다. 그는 올 시즌 끝까지 팀을 이끈다.

간신히 상위 스플릿에 진출하긴 했지만 대책 없이 전임 감독과 결별한 건 논란의 여지가 있다. 최 전 감독이 체제에서 강원은 26경기 10승 7무 9패를 기록, 승점 37점을 확보했다. 그가 떠난 이후 강원은 9경기에서 2승 3무 4패로 승점 9점을 얻는 데 그쳤다. 결과적으로 최 전 감독 시절 승률이 더 높았다. 축구에 만약은 없지만 최 전 감독을 그렇게 떠나보내지 않았다면 강원은 어떤 성적표를 얻었을까?

축구에서 감독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그 한 사람에 의해 팀이 달리는 방향과 목표가 달라진다. 강원은 선장 없이 두 달을 항해했다. 무리하게 사령탑을 교체하는 건 무리수였고, 악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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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로 말하겠다”던 강원은…

올해 초 강원을 보는 시선은 엇갈렸다. 신선한 도전으로 보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무리하게 몸값 높은 선수들을 영입해 우려를 표하는 이들도 있었다. 감당할 수 있겠냐는 걱정이었다. 출정식에서 조 대표이사는 “올해 실적은 화폐로 말하겠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강원은 스폰서 확보에 사활을 걸었다. 거의 모든 직원들이 돈을 버는 일에 집중했다. 그 결과 가상 화폐 전문 기업 코인원으로부터 구단 역대 최고액 계약을 맺는 등 성과를 냈다. 그러나 ‘폭풍 영입’에 어울리는 대형 스폰서는 얻지 못했다. 메인스폰서인 강원랜드와 강원도에 대한 의존도가 여전히 높았다. 시즌 도중 강원도로부터 50억 원의 추경 예산을 편성 받지 않았다면 큰 위기에 직면했을 것이다. "한국 축구 역사는 강원 전과 후로 나뉠 것"이라던 조 대표이사의 말은 현실이 되지 못했다.

관중 확보에도 사실상 실패했다. 경기당 관중수가 리그에서 두 번째로 적은 2275명에 그쳤다. 12경기에서는 2000명이 채 안 되는 인원이 자리에 앉을 정도로 저조했다.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대를 활용하는 아이디어는 처음에는 신선해 보였지만 패착이 됐다. 대중교통 시설이 미비하고, 도보로 15분 이상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해야 하는 등 접근성이 크게 떨어졌다. 게다가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의 고가 정책을 펼쳐 팬들에게 어필하지 못했다. 개막전에서는 행정적으로 미숙해 질타를 받기도 했다.

춘천에서 열린 스플릿 라운드 첫 번째 홈 경기가 힌트가 될 수 있다. 이날 경기장에는 7438명의 관중이 들어섰다. 지난 3월 평창에서 열린 개막전보다 2300명 이상 많다. 축구를 소비하는 젊은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고, 접근성도 좋다. 원래 축구경기장이라 시설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홈 경기를 운영하기에도 용이하다. 경기장 분위기도 좋았다. 대패했지만 경기 후 많은 팬들이 사진을 찍거나 사인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풍경이 연출됐다. 다음 시즌에도 춘천에서 경기를 개최하면 올 시즌과는 다른 열기를 만들지도 모른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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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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