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ssian.road] ‘사면초가’ 신태용, 네 가지 논란에 답하다

기사작성 : 2017-09-25 13:30

-신태용호 2기 유럽 원정 명단 발표
-결과와 내용 모두 보여야 하는 신태용, 소신대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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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배진경]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2018러시아월드컵 체제를 본격화한다. 10월 유럽 원정으로 치르는 A매치 2연전을 시작으로 내년 6월 러시아에서 치를 월드컵 본선 준비에 들어간다. 신태용 감독은 25일 축구회관에서 유럽 원정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9회 연속 본선 진출을 이룬 이후 대표팀을 둘러싸고 불거진 논란에 입장을 밝히는 자리이기도 했다.


#1. 유럽 원정: 온전한 평가전이 될 수 있나?

대표팀은 10월 A매치에서 월드컵 개최국인 러시아(7일)와 아프리카 팀 모로코(10일)를 상대할 예정이다. 러시아전은 확정적이지만 모로코는 세부적인 내용을 두고 조율 중이다. 당초 10일 경기 상대는 튀니지였다. 그러나 지난 24일 튀니지축구협회에서 ‘불가’ 입장을 전해와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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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선전을 추진하는 데 곡절을 겪은 만큼 대표팀을 둘러싼 상황도 혼란스럽다. 최종예선에서 보여준 경기력에 대한 실망감이 ‘히딩크 대망론’으로 확장하는 등 신태용호가 동력을 얻지 못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 평가전을 바라보는 시선은 날카롭다. 신태용 감독도 부담을 느끼긴 마찬가지다. 내용과 결과를 모두 잡아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이 있다. 유럽에서 비아시아권 국가를 상대로 경험을 쌓으며 ‘신태용 축구’에 맞는 선수들을 점검하는 데에만 초점을 맞추기 어렵다는 의미다.

신태용 감독도 “솔직히 10월 평가전이 이런 평가전(분위기)이 될 지 몰랐다”며 “사면초가인 상황”이라고 부담감을 호소했다. 그러면서도 “본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소신대로, 신념대로 가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평가전을 평가전답게 치르겠다는 설명이다. 첫 단추를 꿰는 일은 선수 파악이다. 대표 인재풀에 대한 상세 정보가 없기 때문이다. “지금 내 머릿속에 (대표군인)선수들이 어떤 스타일인지 전반적으로 들어있지 않다”며 “내가 주문했을 때 어느 정도 소화하는지 테스트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평가전 상대가 튀니지에서 모로코로 바뀐 것에는 “큰 문제는 없다”고 답했다.

요컨대 이번 유럽 원정은 선수 테스트와 전술 점검에 초점을 맞추는 게 우선이다. 다만 원론적 차원에서 “질 수도 있지만, 모든 것(테스트-경기 내용-원정 적응력)을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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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해외파 선발: 지동원은 되고 박주호-석현준은 안되고?

이번 유럽 원정 명단의 특징은 전원 해외파로 구성됐다는 점이다. 최종예선 9, 10차전 당시 K리그가 대승적 차원에서 ‘장기 소집’에 협조한 만큼 이번에는 K리거들을 뽑지 않기로 했다. 해외에서 뛰는 선수 중 소집 가능한 자원은 거의 모두 선발했다고 볼 수 있다. 황희찬의 경우 부상 중이라 제외했다.

선발 기준을 보면 ‘선수 점검’에 초점을 맞춘 신태용 감독의 의지가 드러난다. 지동원과 박주호-석현준의 경우다. 세 선수 유럽에 적을 뒀지만 최근 소속팀에서 뛰지 못하는 상황은 비슷하다. 이들 중 지동원만 선발됐다. 신태용 감독은 “차두리 코치를 독일로 보내 선수들을 체크하고 만나보기도 했다”면서 “지동원의 경우 몸상태는 무척 좋고 대표팀에 대한 열망도 확인했다. 그렇지만 소속팀 감독이 쓰지 않는 상황이다. 직접 한 번 보고 테스트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대표팀에서도 뛸 수 있을 정도의 컨디션은 확인했다는 의미다.

K리거를 제외하면서 고민이 커진 포지션은 풀백이다. 김진수, 김민우, 최철순, 고요한, 김창수 등 풀백풀은 모두 K리그 소속이다. 신 감독은 “풀백에서 선수들이 부족하다”면서 “포메이션 변화”를 통해 해법을 찾겠다고 전했다. 임창우, 오재석은 좌우 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어 상황에 따라 활용법이 달라질 수 있다.

20세 월드컵 대표팀 제자들인 이승우(베로나), 백승호(지로나), 이진현(오스트리아 빈)의 선발 여부도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선발하지 않았다. 대표팀 소집 협조 공문 발송 시한인 2주 전, 이들 모두 소속팀에서의 활약상이 미미했다. 이승우는 대표팀 명단 발표일인 25일 새벽 라치오전에서야 프로 데뷔를 신고했다. 신 감독은 “아직 젊은 선수들”이라며 “U-20팀에서 함께 지내 잘 알고 있다. 젊으니까 좀 더 지켜보겠다”는 말로 관심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사실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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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히딩크 논란: 사심없이 만나자

무엇보다 가장 큰 논란의 키워드는 ‘거스 히딩크’다. 본선행 확정 후 2002월드컵 4강 신화를 끌었던 히딩크 전 감독의 전언이 공개되면서 감독 교체 여론이 거세졌다. “한국 대표팀에 기여하고 싶다”는 측근의 전언으로 불거진 논란은 김호곤 기술위원장과의 진실공방을 거쳐 히딩크 감독의 현지 인터뷰로까지 이어졌다. 히딩크 감독의 말은 감독직 자체보다 조언자로서의 역할에 무게가 실렸지만 히딩크를 바라는 국내 여론은 잠잠해지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신태용 감독은 “나 역시 2002년 4강 신화를 만들었던 히딩크 감독이 한국 축구 영웅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사심없이 도와준다면 1% 의심없이 도움받고 함께 준비하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러시아에서 만난다면 러시아-모로코전에 대한 조언과 비책도 무엇일지 물어보겠다. 받아들여서 우리가 좋은 경기를 보여준다면 좋은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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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로드맵: 해외파-국내파 조화는?

내년 6월 본선까지 준비기간은 대략 9개월 정도다. 선수 파악부터 전술-조합 맞추기, 상대 분석까지 진행하기에 빠듯한 일정이다. 10월과 11월 A매치 기간은 각각 유럽 원정, 국내 경기로 평가전을 준비 중이다. 12월에는 동아시안컵을 치른다. 내년초 러시아 전지훈련과 3월 평가전 등이 차례로 이어진다.

문제는 해외파와 국내파를 통합해 운영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해외파로 구성되는 이번 원정과 달리 12월에 예정된 동아시안컵은 유럽파를 제외한 멤버들이 소집 대상이 될 전망이다. 내년초 전지훈련 멤버도 유럽에서 뛰는 주전급 선수들을 온전히 선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훈련 멤버 따로, 경기 멤버 따로인 체제가 계속되면 본선에서도 시너지를 내기 쉽지 않다. 2014년에 이미 경험했던 상황이다. 신태용 감독은 “그런 우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코칭스태프에서 준비 중”이라며 “(올겨울에는)한중일 선수들을 잘 활용해 월드컵을 준비할 수 있게끔 로드맵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소속팀과 대표팀에서의 경기력 차이를 줄이는 것도 과제다. 대표적인 선수가 손흥민이다. 신 감독은 손흥민에 대해 “토트넘에서 하듯 대표팀에서 한 골만 넣어주면 영웅이 될 것”이라며 “손흥민은 좋은 선수다. 대표팀과 소속팀의 구성원이 다르기 때문에 경기력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이제는 신태용식 축구에 맞출 수 있도록 손흥민 활용도를 고민하고 준비하겠다”고 감쌌다.

‘신태용 축구’의 완성도를 확인하려면 좀 더 기다려야 한다. “3월이 되어야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언급했다. “본선 진출 팀 중 우리 수준은 30위권”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내려앉기만 하는 팀이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전진하면서도 이기는 경기, 선제골을 넣고 잠글 수 있는 경기, 잠그고 있다가 역습 한 방으로도 이길 수 있는 경기 등 다양한 상황에 대한 전술 전략을 준비하는 과정에 그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그 즈음이면 인재풀에 대한 점검과 활용안도 추스를 수 있다. 이를 위한 코치진 보강도 이뤄질 예정이다. 신 감독은 최소 2명의 피지컬 코치를 요청한 상태다. 풍부한 경험과 이름값을 가진 이들이 충원될 것으로 보인다. 신 감독은 “무조건적인 질타보다 질타와 칭찬을 함께 주셔야 10월, 11월 평가전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당부했다.


사진=FAphotos


-신태용호 2기 유럽 원정 대표팀 명단(10월 7일 러시아전, 10월10일 모로코전)-

GK 김진현(세레소오사카) 김승규(빗셀고베) 구성윤(콘사도레삿포로)
DF 김기희(상하이선화) 김주영(허베이화샤) 김영권(광저우에버그란데) 송주훈(알비렉스니가타) 오재석(감바오사카) 임창우(알와흐다) 윤석영(가시와레이솔)
MF 정우영(충칭리판) 장현수(FC도쿄) 기성용(스완지시티) 권경원(텐진취안젠) 손흥민(토트넘홋스퍼) 김보경(가시와레이솔) 남태희(알두하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청용(크리스탈팰리스) 권창훈(디종) 황일수(옌벤푸더)
FW 황의조(감바오사카)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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