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ssian.road] 운명 걸었다... 신태용 축구는 ‘믿음(信)'의 축구

기사작성 : 2017-08-14 12:11

-신태용호 1기 명단 발표
-2018러시아월드컵 본선행, 한국축구 사활 걸었다
-신공은 '신(信)공'으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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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배진경]

신태용 축구는 ‘신공’으로 정의된다. 신나게 공격하는 축구다. 하는 이들도, 보는 이들도 즐겁게 만드는 축구를 지향한다. 그렇지만 월드컵 9회 연속 본선 진출이라는 사명 앞에서는 색깔이 바뀌었다. “한 발이 아니라 두세 발 더 뛰면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올인하는 축구”를 준비하고 있다. “이란, 우즈베키스탄과의 2연전은 우리나라 축구의 사활을 건 경기”라며 “내 운명과 맞바꾼다는 생각으로 준비하겠다”는 각오 속에 비장미가 넘친다.

신태용 감독이 14일 오전 축구회관에서 2018월드컵 최종예선 9, 10차전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대표팀 감독 부임 후 직접 선발한 첫 멤버다. A대표팀 감독으로 보여줄 신태용식 축구에 관해 “아기자기한 축구가 아니라 ‘이런 게 한국축구’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고 새롭게 정의했다. 그 기저에 한국축구와 선수들, 그리고 코칭스태프에 대한 믿음이 있다. 적어도 최종예선 2연전을 관통하는 신(申)태용 축구는 ‘믿음(信)의 축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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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K리그 베테랑을 믿는다

이번 명단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이동국(38, 전북) , 염기훈(34, 수원) 등 K리그 베테랑들이다. 이동국은 2014년 10월 이후 3년여 만에 대표팀에 복귀했다. 염기훈은 2015년 6월 이후 2년 만의 합류다. 나이든 선수들에 대한 일반적인 기대는 ‘경기력 외의 무엇’이다. 경기에 뛰지 못하더라도 분위기를 잡아줄 수 있는 역할 등이다. 신태용 감독은 이런 선입견을 단호히 부인했다. “실력이 없는데도 (베테랑이라는 이유로)뽑지는 않았다. 지금 K리그에서 최고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들의 활약상은 기록이 증명한다. 염기훈은 이번 시즌 K리그 26경기에 출전해 4골7도움을 기록했다. 이동국은 18경기에 4골2도움을 기록 중이다. 포인트를 쌓지 않더라도 동료들에게 기회를 만들어준다. 공격 기여도가 높다. 특히 이동국에 관해 신태용 감독은 “경기장에서 순간순간 슈팅 타이밍, 볼 받으러 나올 때의 움직임과 찔러주는 (패스) 등에 최고의 클래스를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신태용 감독은 이동국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합류 의사를 타진했다. 이동국은 ‘정신적 리더’가 아니라 ‘경기력으로 기여하는 선수’이길 희망했다. 신 감독의 생각도 같았다. “타겟형으로 많이 부딪히면서 골을 넣어줄 선수”라며 “선발이든 조커든 남은 두 경기에서 충분히 해줄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며 활용 의지를 보였다. 이동국이 이란전에 뛸 경우 대표팀 최고령(38세124일) 출전 현역 선수가 된다.

이들 외에도 K리거가 다수 합류한다. 이근호(강원), 김신욱, 이재성(이상 전북), 조현우(대구) 등 모두 11명이다. 신태용 감도은 “그동안 코칭스태프와 함께 주중, 주말 리그 경기를 빠지지 않고 보러 다녔다. 최고의 기량과 좋은 컨디션을 갖춘 선수들, 내가 생각하는 축구에 맞는 선수들로 선발했다”고 말했다. K리거들에 대한 신뢰다. K리거들은 오는 21일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 모인다. 조기소집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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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중국파 수비진, 최고의 컨디션 기대

K리거 외에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발탁도 눈길을 끌었다. 김기희(상하이선화), 김주영(허베이화샤), 김영권(광저우에버그란데), 정우영(충칭리판), 권경원(텐진취안첸) 등 5명이다. 최종예선을 치르면서 잦은 실책과 엉성한 조직력으로 논란의 대상이 됐던 중국파에 다시 한번 믿음을 보냈다.

대표급 수비자원 다수가 중국에서 뛰고 있는 현실을 외면하기 어려웠다. 신태용 감독은 “워낙 (기량이)좋은 선수들이기 때문에 중국에서도 비싸게 데려가는 선수들”이라며 “조금만 다듬으면 수비에서 불안했던 부분을 좋게 만들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최근 소속팀에서 꾸준히 출전하고 있다는 사실도 발탁에 힘을 실었다. 신 감독은 “아시아 쿼터제가 사라졌음에도 우리 선수들이 경기에 많이 참여하고 있다”며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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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캡틴 Ki’는 대표팀의 중심

주장 기성용(스완지시티)에 대한 신뢰도 여전했다. 기성용은 무릎 수술과 재활로 최종예선 출전이 불투명한 상황이었다. 신태용 감독은 이번 발탁을 두고 “1차전부터 8차전까지 주장을 맡으면서 팀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줬다”면서 “새롭게 발탁된 선수도 있고 멤버도 많이 바뀌었다. 이 선수들을 잡아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경기 외적인 역할만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대표팀 감독 부임 후 꾸준히 기성용과 소통하면서 재활 상태를 확인해왔다. 신 감독은 “뛰어도 손색없을 정도로 호전됐다고 한다. 경험이 많은 선수인 만큼 (최종예선에)출전할 수도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부상에서 회복중인 손흥민(토트넘홋스퍼)에 대한 기대감도 마찬가지다. 오른팔 골절 수술 후 재활에 매진한 손흥민은 14일 새벽 소속팀의 EPL 개막전에 교체 출전했다.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활발한 움직임으로 팀 승리에 기여했다. 신태용 감독은 “토트넘-뉴캐슬전을 TV로 봤다”며 “생각보다 움직임은 괜찮았다. 몸싸움이나 부딪히는 부분에서는 (부상)트라우마가 조금 있는 듯했다. 2, 3라운드까지 치르고 돌아오면 상당히 발전한 모습일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들 외에 유럽파 중에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권창훈(디종), 황희찬(잘츠부르크)이 합류한다.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이들이다. 권창훈은 지난 시즌 프랑스 이적 후 약 1년 만의 대표팀 복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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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새 얼굴이 몰고 올 활력을 기대한다

전체적으로 위기 대처에 강한 경험자들 발탁에 무게를 뒀다. 이런 가운데 신예들에 기회를 열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김민재(전북)와 권경원이다. 두 선수 모두 생애 처음으로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김민재는 전북 수비의 핵심 자원으로 K리그 선두 질주를 뒷받침하고 있다. 신태용 감독은 “리그에서 가장 핫한 수비수”라며 “2016년 알제리와 (올림픽)평가전에서 호흡을 맞춰봤다. 장단점을 잘 알고 있는 선수”라고 소개했다.

권경원은 코칭스태프의 추천에 귀를 기울인 경우다. 김남일 코치가 전북에서 뛰던 시절 경험을 통해 추천했다. 김남일 코치는 중국을 오가며 권경원의 컨디션을 체크했다. 신태용 감독도 AFC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간접적으로 기량을 확인했다. 신 감독은 “스토퍼도 볼 수 있고 수비형 미드필더로도 활용할 수 있는 선수”라며 수비에서의 멀티 능력에 기대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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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한국축구는 러시아로 간다

그 어떤 믿음보다 강력한 믿음은 한국축구의 러시아행이다. 신태용 감독은 “우리나라의 사활을 걸려있다. 내 운명과 맞바꿀 각오도 했다”며 “이란전, 우즈벡전에 모든 걸 걸고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긴장감이 커지는 만큼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걱정은 되지만 나름대로 자신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신 감독의 자신감은 코칭스태프에 대한 믿음이기도 하다. 수시로 모여서 상대 경기 영상을 분석하고 전략을 공유하고 있다. 이란대표팀의 에이스인 아즈문이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게 됨에 따라 대체 자원을 예상하는 일부터 그 대처법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김남일, 차두리 등 현역에서 물러난지 얼마 되지 않는 코치들의 존재도 힘이 된다. 선수와 감독 간 가교 역할은 물론 월드컵 출전 노하우를 선수단과 공유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FAphotos


- 월드컵 최종예선 9차전(vs.이란), 10차전(vs.우즈벡) 대표팀 명단 –


GK 김진현(세레소오사카), 김승규(빗셀고베), 조현우(대구FC)
DF 김기희(상하이선화), 김주영(허베이화샤), 김영권(광저우에버그란데), 김민재(전북현대), 김민우(수원삼성), 고요한(FC서울), 최철순, 김진수(이상 전북현대)
MF 정우영(충칭리판), 장현수(FC도쿄), 기성용(스완지시티), 권경원(텐진 취안젠), 손흥민(토트넘홋스퍼), 염기훈(수원삼성), 이재성(전북현대), 김보경(가시와레이솔), 남태희(알두하일),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근호(강원FC), 권창훈(디종)
FW 이동국, 김신욱(이상 전북현대) 황희찬(잘츠부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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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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