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수원] 수원, 당신을 ‘밀당의 고수’로 인정합니다

기사작성 : 2017-08-10 01:58

- 2017 KEB하나은행 FA컵 8강전
- 수원 2-1 광주
- 걱정부터 했던 수원이지만 결국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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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정재은(수원)]

‘썸’타고 있는 상대에게서 듣고 싶은 말이 있다. 그는 좀처럼 그 말을 꺼내지 않는다. 비슷한 단어로 빙글빙글 돌려 말해 애태운다. 당신이 토라져 등을 돌리려던 찰나, 세상에서 가장 반가운 말이 들려온다. ‘우리 만날까요?’

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도 그런 ‘상대’가 있었다. 수원삼성이다. 2017 KEB하나은행 FA컵 8강 광주FC전에서 수원은 제대로 밀고 당겼다. 걱정하고, 힘들어하고, 실점하며 애태우다 결국 두 골을 터뜨려 4강 티켓을 잡았다. 경기 종료 후 노래 한 곡이 울려 퍼졌다. 가사가 절묘하다. ‘내 맘을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들었다 놨다 해~’

수원이 이날 선보인 밀고 당기기 3단계는 이렇다.

# 1단계: 일정 걱정

“아유, 미치겠더라고요. 이 게임 준비하면서 도대체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코치들이랑 이틀 동안 머리를 싸매고 고민했다니까요? 흰머리가 잔뜩 났어요. 그래도 어쩌겠어요. 해야죠.”

경기 전 서정원 감독은 취재진을 보자마자 걱정부터 털어놨다. 7연속 무패 기록을 세운 리그 2위 팀은 숨돌릴 틈이 없다. 3일 간격으로 경기를 치르는 중이다. 지난 5일 광주 원정에 다녀와 피로가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당장 12일 열리는 ‘슈퍼매치’도 그들의 어깨를 강하게 짓누르고 있다. 서 감독의 수심 가득한 표정이 이해되는 대목이다.

그렇다고 FA컵에서 힘을 뺄 수는 없었다. 수원은 디펜딩 챔피언이다. 또, 8강에 오른 K리그 클래식 3팀 중 리그 순위도 가장 높다. 속사정과 이미지를 모두 고려했을 때 수원은 올해도 역시 FA컵 정상을 노린다. 그래서 서 감독은 “지난 경기 다섯 명만 제외하고 나머지를 모두 그대로 내보냈다.”

경기가 안 풀릴 때를 대비해 에이스 염기훈과 김민우 카드도 벤치에 뒀다. 지난해 FA컵 16강 결승골 주인공 산토스도 서브 멤버에 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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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단계: 두 골 부담

경기가 시작됐다. 수원은 서두르지 않았다. 확실한 공격 활로가 열리지 않으면 무리해 돌파하지 않고 수비 라인부터 빌드업을 다시 시작했다. 그렇게 천천히 상대를 옥죄었다. 반면 광주는 그런 수원에 빈틈을 주지 않기 위해 움직였다. 서로의 간격을 최대한 좁혔다.

특히 조나탄을 예의주시했다. 그가 페널티 박스 근처로 가면 광주는 2, 3명이 달라붙었다. 중앙을 돌파하든, 사이드에서 뛰든 조나탄은 집중적인 견제를 받았다. 김상원의 태클에 걸려 넘어지자 황당하다는 듯한 표정을 짓고 한참 앉아있기도 했다. 그라운드 밖에서 그 모습을 본 산토스는 “잘하는 선수에게 견제가 가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K리그에서 제일 잘나가는 공격수가 꽁꽁 묶이자 수원도 힘들어졌다. 전반전 슈팅 11개를 기록하며 경기를 주도했지만 골은 없었다. 후반전이 시작됐다. 7분 후 서 감독은 염기훈 카드를 꺼냈다. 경기 템포도 높였다. 하지만 기대했던 선제골은 반대쪽 조주영에게서 나왔다. 교체로 들어간 나상호가 그의 골을 도왔다.

가뜩이나 어깨가 무거웠던 수원은 두 골을 넣어야 한다는 부담감까지 생겼다. 체력까지 떨어진 상태여서 0-1 스코어는 불안했다. N석은 “힘을 내라, 수원!”을 끊임없이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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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단계: 염기훈, 김민우, 그리고 산토스!

밀어내기만 하던 수원이 조금씩 당기기 시작했다. 실점 직후 김민우가 투입됐다. 염기훈과 함께 부지런히 움직였다. 좀처럼 뚫리지 않던 광주의 밀집 수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염기훈의 아크 돌파도 광주는 쉽게 잡지 못했다. 슈팅은 아깝게 빗나갔다.

뒤이어 들어간 산토스가 공격의 방점을 찍었다. 정규 시간 종료 5분 전, 염기훈이 코너에 섰다. 서포터즈는 “우리에게 골을 보여줘!”라 외쳤다. 산토스가 부응했다. 염기훈이 문전으로 찬 공을 받아 골망을 흔들었다. 연장전에서 산토스가 제대로 ‘당겼다’. 종료 5분 전 김민우의 왼발 크로스를 받아 결승골을 터뜨렸다.

염기훈과 김민우의 왼발, 산토스의 결정력. 애타던 120분은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그들은 그라운드에서 서로를 얼싸안으며 기뻐했다. 선수들의 환호성을 들은 서 감독은 “연장전까지 가는 힘든 경기를 했다. 슈퍼매치가 힘들어진 상황이지만, 오늘 이긴 것이 선수들에게 좋은 보약이 될 수 있다”며 한숨 돌렸다.

퇴근하는 산토스 표정은 싱글벙글이었다. 공동취재구역에 선 그는 “정말 말로 표현하지 못할 만큼 기분이 좋다. 오랫동안 안 뛰다 어려운 경기에서 두 골을 넣어 기쁘다. 이 순간을 즐기고 싶다”며 유쾌하게 말했다. 옆에선 염기훈이 웃고 있었다. 그들이 믹스트존을 빠져나간 후에야 수원의 ‘밀당’스토리가 끝났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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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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