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told] 덫에 걸린 전북, 설욕한 호랑이

기사작성 : 2017-08-07 07:43

-전북 걱정은 쓸데없다. 스스로 미끄러지지만 않으면...
-울산이 7년 만에 전주성에서 승리를 챙겼다
-폭염도 이긴 울산의 대응 작전은?

태그  

본문


Responsive image
[포포투=배진경(전주)]

절대적인 강팀이 패하는 데 법칙이 존재할까? 물론이다. 자신에 관한 경계가 느슨해지면 진다. 수년째 우승컵을 들어올린 분데스리가의 바이에른 뮌헨도, 세리에A의 유벤투스도, 길고 긴 리그 일정에서 한 번씩 패한다. 스스로 함정에 빠지는 때다. K리그에선 6일 울산을 상대한 전북이 그랬다.

전북은 자타공인 리그 최강팀이다. 그들과 정면으로 맞서 승리를 확신할 수 있는 팀은 많지 않다. 전술 전략에서도 약점을 찾기 어렵다. 외부적인 요인으로는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팀이다. 그런데 울산전에서 제풀에 넘어졌다. 변수까지 예상해 전략을 짰지만 자충수가 됐다.

전북의 최강희 감독은 경기에 앞서 세 가지 변수를 언급했다. “날씨도 변수, 저쪽 미드필더도 변수, 두 아저씨도 변수(에두-조성환 결장)”라며 “선제골에 흐름이 달라질 것”이라고 경계했다. 결과적으로 완벽하게 예상했던 변수를 통제하지 못했다. 한 달 전 맞대결에서 4-0 대승에 환호했던 전주성에는 한 골 차 무득점 패배에 장탄식이 맴돌았다. 전북의 패인을 통해 울산의 설욕 스토리를 짚어본다.

Responsive image

# 날씨: 무더위에 대처하는 그들의 자세

무더위는 공공의 변수다.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요즘 같은 날씨에는 너나할 것 없이 체력소모가 심하다. 필드 플레이어는 경기 후 체중이 3-4kg씩 내려갈 정도다. 상대적으로 활동량이 적은 골키퍼도 90분 경기를 소화하면 2kg 이상 빠지는 계절이다.

최강희 감독은 로테이션을 통해 핵심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했다. 지난 2일 인천전 선발 멤버와 비교해 필드 플레이어 절반이 바뀌었다. 에두와 조성환이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면서 불가피하게 대체한 자원도 있지만 핵심 선수들의 체력을 관리하는 차원이기도 했다. 그러나 경기력이 고르지 못했다. 몸싸움에도 밀렸고 공격 전개도 단조로웠다. 최강희 감독은 경기 후 “처음부터 만들어가는 과정이 부족했다”며 “쉬었던 선수들의 경기력이 오히려 더 안좋았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반면 울산은 ‘더위 잡는’ 선수 구성으로 맞섰다. 김도훈 감독은 “무더위에서는 한 발 더 뛰는 팀이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4-1-4-1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허리에 수비형 미드필더 세 명을 배치했다. 정재용, 박용우, 김성환이 미드필드에서 따로 또 같이 싸움닭 역할을 했다. 오르샤가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 가며 쉴새없이 오르내렸고, 공격수 수보티치는 미드필드로 내려와 연계하거나 전방에서부터 상대를 압박했다. 결과는 승리라는 보상이었다.

Responsive image

# 선수 구성: 투톱 딜레마 vs 수비형 미드필더 3인

울산의 허리진은 최강희 감독이 경기 전 가장 경계한 부분이기도 했다. “울산이 저렇게 수비적인 선수 세 명을 동시에 놓는 건 처음”이라며 “갑자기 가운데에 높이가 있는 팀이 됐다”고 짚었다. 중원 다툼에 대한 염려였다.

현실이 됐다. 3인 조합이 압박과 역습을 주도했다. 세 명의 평균 신장은 186cm. 높이와 힘에 활동량, 공격 지원까지 구색을 갖춘 조합이었다. 볼을 끊은 자리에서 스피드를 살린 측면 공격으로 전북을 위협했다. 수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최종 라인에 앞서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 벽이 됐다. 리차드(183cm), 강민수(186cm) 등 수비수 치고는 크지 않은 센터백들을 도와 제공권 싸움에 힘을 보탰다. 경기 전 “미드필드 싸움에서 승부가 날 것”이라던 김도훈 감독의 전략이 통했다. 여기에 새로운 얼굴도 번수가 됐다. 최강희 감독은 “수보티치에 대해 아직 잘 모르기 때문에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수보티치(192cm)는 전반 25분과 29분, 오르샤의 결정적인 패스를 슈팅으로 연결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박스 안에서 위협적인 존재감을 보였다.

이와 달리 전북은 투톱 활용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일주일 전 서울 원정에서 성공했던 김신욱-이동국 조합이 이번에는 파괴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최강희 감독은 ‘종횡(縱橫)론’으로 그 차이를 설명했다. 서울전은 이동국과 김신욱이 세로로 섰던 예다. 김신욱이 종으로 많이 움직이면서 수비 가담을 한 덕에 상대 빌드업(오스마르)을 차단하는 전방 압박 효과가 있었다.

Responsive image
울산전에서는 달랐다. 홈이었고, 많은 골을 노리는 경기였다. 최강희 감독은 “공격적이고 모험적인 승부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4-1-4-1 대신 4-4-2를 선택했던 배경이다. 김신욱에게도 “이동국 옆에서 상대 투 스토퍼를 끌고 들어가면서 공격적으로 움직이라”고 했다. 결과적으로 패착이었다. 숫자가 줄어든 중원은 울산에 밀렸다. 의도치 않은 공수 전환으로 측면에서의 체력 소모도 커졌다. 자연스레 투톱을 향한 공격의 정확성도 떨어졌다. 최강희 감독은 “미드필드 싸움과 세컨드볼을 잡으려면 4-1-4-1로 갔어야 했다”면서 “감독의 욕심으로 패배를 부른 경기였다”고 인정했다.


# 선제골: ‘이종호랑이’에 알고도 당했다

골로 완성되지 못하는 전술전략은 의미 없다. 실점을 막지 못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유난히 “선제골 싸움”을 강조했던 최강희 감독의 말을 곱씹게 되는 이유다. 최 감독은 경기 전 울산의 전술을 세밀하게 언급했다. 세트피스를 경계하면서는 “김성환의 롱드로인 활용”까지도 예상했다. 이종호의 움직임도 머릿속에 있었다. “팀 미팅 크로스에 의한 이종호의 헤딩을 분석했다. 위치 선정 잘해야 한다고 했는데(실패했다)”라며 안타까워 했다.

Responsive image
알고도 막지 못한 전북과 달리 김도훈 감독은 반신반의했다. 이종호에게 충분한 시간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수보티치를 선발로 세우느라 후반 21분에야 이종호를 투입했다. “종호가 호랑이 발톱을 한 번 세워줄 것 같으면서도 시간이 부족해 확신하지 못했다.” 이종호는 후반 29분 왼 측면을 질주한 이명재의 크로스를 머리로 연결해 골망을 갈랐다. 득점을 확인한 후에는 울산 팬들을 향해 뛰어오르며 호랑이 포효 세리머니를 펼쳤다. 이종호는 “수보티치가 전반전에 많이 움직이면서 상대 힘을 빼준 덕에 내가 편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며 새로운 협력 관계를 반겼다. 늘어난 공격 옵션에 김도훈 감독도 즐겁다.

이날 승부로 리그 판도가 뒤집힌 건 아니다. 전북은 여전히 단독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회복 탄력성도 좋은 팀이다. 최강희 감독도 “우리 선수들은 이런 경험이 많다. 빨리 잊고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게 중요하다”고 전했다. 울산은 7년여 적체된 전주성에서의 열세에서 겨우 한숨 돌렸을 뿐이다. 대신 선두와의 승점차를 좁혀 놓았다. 선두 전북을 원정에서 잡은 것으로도 자신감을 갖게 됐다. 자신과의 싸움을 이어가는 전북과 그들을 연구하는 울산의 추격전. 남은 시즌이 더 흥미진진해지는 이유다.


사진=FAphotos
writer

by 배진경

녹색 온도, 녹색 아닌 풍경 @joy2bae
트렌드
포포투 트렌드

[영상] 러시아 국대 골잡이의 문전 피니시 실력

포포투 트렌드

[영상] 이바노비치의 환상 오버헤드킥 작렬

Responsive image

2017년 12월호


[FEATURE]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고 스트라이커 30인
[FEATURE] 현존 최고 스트라이커 5인
[INTERVIEW] 알바로 모라타, 가브리엘 제수스
[KOREA] 신태용호의 태세 전환: 문제점과 해답
[TACTICS] 백스리의 모든 것

[독자선물] 포포투 프린트 고체 형광펜
[브로마이드(40X57cm)] 손흥민, 권창훈, 이재성, 조나탄
주식회사 볕
03175 서울시 종로구 새문안로3길 7 한글회관 302호
구독문의 : 02-302-1442    카톡 : fourfourtwokr
대표이사 홍재민,임진성 사업자등록번호 : 758-88-00295 통신판매신고번호 : 제2017-서울종로-0716호
Copyright © BYUTT.COM All rights reserved.
포포투코리아 웹사이트 제작 디자인 lo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