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assic.told] 수원은 끊겼고 서울은 끊어냈다

기사작성 : 2017-06-19 01:16

- 시즌 두 번째 슈퍼매치, 수원1-2서울
- 수원의 상승세, 서울이 꺾었다
- 하대성과 윤일록의 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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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정재은(수원)]

“이제 시작이다.”

황선홍 FC서울 감독이 빅버드에서 말했다. 오후 6시 수원삼성과 K리그 클래식 14라운드를 치른 후였다.

서울과 수원에 감도는 분위기는 상반됐다. 수원은 최근 승점 살림이 넉넉했다. FA컵 8강에 오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슈퍼매치에서 그 분위기를 이어가고자 했다. 하지만 서울이 가만히 있지 않았다. 리그 4연속 무승을 슈퍼매치에서 끊었다. 뜨거워지던 수원에 찬물을 끼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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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은 달아오르기 시작했으나...

수원은 슈퍼매치를 기대했다. 최근 분위기가 좋았다. 지난 7라운드부터 3연승을 하는 등 시즌 초반 부진에서 이겨냈다. 7경기서 승점 15점을 얻으며 반등의 서막을 알렸다. FA컵에서도 계속 웃었다. 제주유나이티드 원정 16강에서 승리하며 8강에 올랐다.

승리의 기쁨을 안고 수원은 제주에서 전지 훈련을 가졌다. 주장 염기훈의 말에 따르면 “선수들 모두 최고의 컨디션으로” 똘똘 뭉쳐 운동했다. 제주국제대와 치른 연습경기에선 13-0 대승을 거두기도 했다. “선수들이 다 웃으면서 뛰더라. 모두 즐기는 게 느껴졌다. 컨디션도 좋아졌다.”

지난 12일 수원으로 돌아온 그들은 하루 휴식을 가진 뒤 본격적으로 서울전을 준비했다. 좋은 분위기는 계속됐다. 서정원 감독은 경기 이틀 전 심리학 강사를 초빙했다. 선수들이 강의를 들으며 잔뜩 상기된 마음을 가라앉히길 바랐다. 잠시 억눌렀던 좋은 분위기와 기쁨은 서울을 잡은 후 마음껏 누릴 예정이었다. 슈퍼매치 승리는 수원의 달아오르는 분위기의 정점을 찍을 수 있는 요소였다. 하지만 그 분위기는 보기 좋게 끊겼다.

# 서울이 찬물을 확 끼얹었다

서울이 가만히 두지 않았다. 오스마르가 부지런히 움직이며 수원의 빌드업을 막았고, 하대성과 윤일록이 나란히 골을 넣었다.

서울은 13경기서 단 4승을 거둔 상태였다. 리그 디펜딩 챔피언은 어느새 7위까지 떨어져 허덕이고 있었다. 하지만 서울은 자신들을 둘러싼 ‘하락세 분위기’에 개의치 않았다. 하대성이 설명했다. “글쎄. 팀이 하락세라고 하는데 솔직히 우리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다. 우리가 더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마음이 컸다.”

그는 이날 선제골을 넣었다. 복귀전이었다. 실전 경기 체력은 100%가 아니었고, 훈련 도중 다쳐 눈은 멍들어 있었다. 하대성은 과감한 헤딩슛으로 슈퍼매치 첫 골을 터뜨렸다. “슈퍼매치라 부담이 되긴 하더라. 그런데 서울, 수원 구성원이 많이 변해서 슈퍼매치라기보단 또다른 평범한 경기라는 생각이었다. 역시나 수원은 수원답게 치열하더라.”

다음은 윤일록이다. 조나탄이 만든 1-1 균형을 깼다. 그가 서울 엠블럼을 세게 쥐고 흔들었다. 그러자 수원이 흔들렸다. 좀처럼 동점골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후 서울은 단 한 명도 쓰러지지 않고 얼싸안았다. 수원은 곳곳에서 그라운드에 드러누우며 탄식했다.

그렇게 서울은 하락세 분위기를 끊어냈다. 윤일록이 말했다. “꼭 수원이여서라기보다 후반 첫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고 이제 기분 좋게 이어갈 일만 남아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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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끊긴 수원과 끊어낸 서울, 그들의 과제

이날 집계된 관중 수는 20,140명이다. 시즌 첫 슈퍼매치 34,376명과 비교하면 현저히 적은 숫자다. 흥행 성공보단 실패에 가깝다. 실패와 고난의 연속인 최근 한국 축구 분위기와도 맞닿아 있다.

대신 관중 숫자를 제외한 요소는 성공적이었다. 선제골과 동점골, 결승골이 나왔다. 양 팀은 곳곳에서 신경전을 벌였다. 옐로카드를 각각 3장씩 받을 정도로 경기가 치열했다. 경기 후 서울의 원정 팬들은 “이상호! 이상호!”를 연호하며 상대를 도발했다. 더비전에서 기대하는 모습들이 모두 나왔다.

그렇게 시즌 두 번째 슈퍼매치는 이름에 걸맞게 풍성한 볼거리를 자랑하며 막을 내렸다. 동시에 두 팀은 각기 다른 과제를 안았다. 수원은 뚝 끊긴 분위기를 다시 살려야 한다. 제주에서의 전지 훈련에서 얻은 성과를 리그에서 선보여야 한다. 서울은 슈퍼매치 승리를 발판 삼아 상승세를 기대할 수 있다. K리그를 대표하는 더비, 슈퍼매치의 두 주인공이라서 그렇다.

염기훈이 두 팀이 떠안은 과제와 그 중요성을 설명했다.

“K리그에 슈퍼매치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슈퍼매치가 가져다주는 파장은 다른 어떤 경기보다도 크다고 자부한다. 우리 두 팀이 성적이 안 좋을 때 붙은 것과, 둘 다 상위권에 있을 때 붙는 것은 느낌이 확연히 다르다. 슈퍼매치를 즐기는 시선도 달라진다. 지금부턴 함께 분발해서 순위를 치고 올라간 상태에서 붙어야 한다. 매년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다. 이번 경기를 계기로 치고 올라갔으면 좋겠다. 두 팀 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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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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