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ussian.road] 극약처방 대표팀, 러시아까지 3중고 넘어야

기사작성 : 2017-06-15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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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배진경(파주)]

또 다시 비상등을 켜고 달리는 체제다. 9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최대 고비를 맞은 한국 축구가 대표팀 감독과 기술위원장 동반 사퇴라는 극약 처방을 쓴다.

이용수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15일 오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2017년 제5차 기술위원회를 소집했다. 결론은 극단적 쇄신이다. 울리 슈틸리케 대표팀 감독은 축구협회와 상호 합의하에 계약을 해지하고 이용수 위원장도 물러난다. 이용수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최종예선)초반부터 철저하게 준비하지 못하고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던 결과를 통감한다”며 사퇴의 변을 밝혔다.

월드컵 최종예선 부진에 관해서는 대표팀 수장과 기술위원장이 책임을 나눠지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더 큰 숙제가 남았다. 차기 기술위원장과 대표팀 감독 선임만으로도 빠듯한 일정이다. 여기에 부담스러운 상대들과 최종 2연전을 치러야 한다. A조 최대 난적 이란과 홈에서 9차전, 본선행 티켓을 두고 직접 경쟁하는 우즈베키스탄과 최종전을 갖는다. 시간, 사람, 적과의 싸움이 줄줄이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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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과의 싸움: 차기 감독 선임은 어떻게?

시간이 없다. 이란전이 열리는 8월31일까지 두 달 남짓 남았을 뿐이다. 그 전에 새로운 기술위원장과 감독을 선임해야 한다. 축구협회장을 비롯해 임원진이 모이는 회장단 회의에서 기술위원장을 선임하는 일이 급선무다. 신임 기술위원장은 다시 새로운 기술위원회를 구성해 차기 감독을 찾아야 한다. 절차상 번갯불에 콩 볶듯 이뤄질 수 없는 일들이다.

당장은 동요와 시행착오를 최소화하는 선에서 일을 진행한다. 감독과 함께 기술위원회가 총사퇴할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일단 이용수 위원장만 사임의지를 밝힌 이유다. 이 위원장은 “기술위원들에게 오늘은 사퇴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새 위원장 부임까지 기술위원회가 연속성을 갖고 일을 할 수 있도록 당부했다. 특히 “기술위원회에서 당연직으로 구성된 분들이 있다”며 “프로축구연맹의 조긍연 경기위원장은 한국에서 축구경기를 가장 많이 보는 분이고 최영준 위원은 협회 전임지도자로 계속 일을 하셨던 분이다. 다음 위원회에서도 이분들은 계속 역할을 하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감독 선임에도 딜레마가 생긴다. 당장은 최종 2연전 통과가 지상 과제지만,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할 경우 본선까지 이어질 체제인가에 대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이용수 위원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2경기 만을 위해 감독 선임은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나 월드컵 본선에서도 성공하고 싶다면 그에 맞는 경험과 리더십도 갖춰야 한다. 급한 불을 끄러 나온 소방수의 역할인지, 본선까지 염두에 둔 경쟁력을 원하는지 분명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후자라면 좀 더 진지한 논의와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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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pool)과의 싸움: 차기 감독은 누가?

차기 감독 후보군은 국내 지도자로 선을 그었다. 이 위원장은 “제가 답변 드릴 수 없는 부분”이라면서도 “현재 상황에서 대표팀 감독의 범위는 상당히 축소될 수밖에 없다. 국내 지도자가 맡아야 하는 상황이다”라고 설명했다. 한정된 시간 동안 문제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대처해야 때문이다. 국내 감독일 경우 “적어도 최근 경기들을 통해 대표 선수에 관한 파악은 돼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 대표팀 안팎으로 흐르는 미묘한 공기, 주변 환경 등을 인식하고 대처하는 등의 소통 문제를 고려하면 현실적으로 국내 지도자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기도 하다.

문제는 감독 풀(pool)에 여유가 없다는 점이다. 이용수 위원장은 차기 기술위에 추천할 후보군에 관해 두 가지 요건을 꼽았다. 하나는 위기 관리 능력이다. “어려운 상황, 꼭 이겨야 하는 경기에서 선수들과 환경을 어떻게 준비시켜 (최상의)경기력을 끌어낼 수 있는지”를 의미한다. 다른 하나는 선수 장악력이다. 이 위원장은 “선수들 마음이 많이 가라앉았다”며 “선수 선발부터 경기 준비, 실제 경기까지 선수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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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허정무 프로축구연맹 부총재와 올림픽대표팀, U-20대표팀을 맡았던 신태용 전 감독 등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 적과의 싸움: 강적 이란, 티켓 경쟁 우즈벡

이용수 위원장은 “돌아보면 최종예선 출발선에서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지난해 9월 중국-시리아로 이어지는 2연전에서 토트넘과의 손흥민 차출 협상이 온전히 이뤄지지 못했던 사연으로 시작했다. 촉박한 소집 일정, 원정 연습구장 확보에 따른 어려움도 설명했다. 기술위원장으로서 슈틸리케 감독을 충분히 지원하지 못했다는 인간적인 미안함도 느껴졌다.

한편으로 국내 지도자들의 분발도 기대했다. 슈틸리케 감독 선임 당시 밝혔던 “외국인 감독은 이번이 마지막이었으면 한다”는 신념에는 변함이 없었다. 특히 “선수와 감독 사이 소통이 굉장히 중요하다”는 말 속에 뼈가 담겼다. 따지고 보면 슈틸리케팀의 부진에는 선수단 내부 소통이 부족했다는 진단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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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과거에 대한 고찰도, 미래에 대한 기대도 현실을 앞서갈 수는 없다. 당장 두 달 뒤 이란과 우즈벡으로 이어지는 2연전에서 성공적인 결과를 내야 한다. 원정으로 치러야 하는 우즈벡과의 최종전 부담을 덜기 위해서라도 이란에 승리할 수 있는 전략을 준비해야 한다. 월드컵이라는 기반 없이 어떤 미래도 장담할 수 없는 한국 축구의 현실이 그렇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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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배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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