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told] ‘왼발잡이’ 이진현에게 염기훈이 전하는 말

기사작성 : 2017-05-23 02:41

- 염기훈을 롤모델로 삼은 이진현
- 이진현에게 염기훈이 조언을 건넸다

본문


[포포투=정재은(전주)]

“같은 왼발잡이인 염기훈 선수의 영상을 볼 거예요.”

22일 이진현이 말했다. 2017 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아르헨티나)을 하루 앞둔 날이었다. 이진현이 염기훈 이야기를 꺼낸 건 벌써 두 번째다.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한 것 같다”며 그를 롤모델로 삼았다.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염기훈은 “아이고, 참. 고맙네”라며 허허 웃었다. 염기훈은 마침 지난 주말 K리그 클래식 상주상무전에서 팀의 세 골에 직, 간접적으로 모두 관여했다. 왼발 크로스 어시스트도 적립했다. 기록 뿐만 아니라 경기의 흐름을 주도하는 자타공인 왼발 스페셜리스트다.

<포포투>는 그에게 이진현을 향한 조언을 부탁했다. 사실 그는 이진현이 누구인지 모른다. 하지만 진심 어린 조언을 남겼다. 지금부터 ‘왼발 베테랑 선배’가 전한 따뜻한 말을 들려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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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진현 선수가 전주에서 염기훈 선수 이야기를 두 번이나 했습니다. 롤모델로 삼았다던데, 전해들은 적이 있나요?
A. 아이고, 그랬나요? 처음 듣는 이야기예요. 참 고맙네. 사실 저는 그 친구가 누구인지 잘 모르거든요. 아, 정말 고맙네요.(웃음)

Q. 성균관대 소속의 선수입니다. 당시 설기현 감독이 염기훈 선수의 왼발 킥 영상을 꼭 챙겨보라고 했다는데요.
A. 기현이 형이랑 대표팀에서 생활해본 적이 있어요. 그래서 제 스타일을 잘 알겠죠. 전에도 가끔 성균관대랑 연습 경기를 치르면 저한테 늘 왼발이 좋다고 칭찬을 해줬는데, 이진현이라는 친구에게 그런 이야기를 해줬나봐요. 고맙네요. 근데, 그 친구는 어떤 역할이에요? 프리킥도 차고 그래요?

Q. 네. 세트피스에서 키커로 나섭니다. U-20 대표팀에서 왼발 스페셜리스트는 이진현 선수 혼자예요.
A. 프리킥, 코너킥을 다 차요? 정말 중요한 역할을 맡았네요!

Q. 왼발에 일가견이 있는 베테랑으로서 이진현 선수에게 조언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A. 뭐, 제가 조언이라기보다는 해주고 싶은 말을 할게요. 그 친구도 왼발에 분명히 자신이 있기 때문에 왼발 프리킥도 차고 하는 것이겠죠. 지금까지 해왔던 것보다 이 대회에선 발에 힘이 더 많이 들어갈 거예요. 더 정확히 차야겠다, 더 정확하게 쟤 머리에 올려줘야겠다고 생각을 해서 발에 자신도 모르게 힘이 들어가죠. 그러면 뜻밖에 공이 안 뜨는 경우가 많아요. 평상시보다 힘을 딱 80%로 줄이고 차도 킥이 나가니까 굳이 100%로 안 차도 돼요. 70~80% 차는 게 더 정확하고 강하게 나가죠. 공의 궤적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감이 있기 때문에 제가 말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고, 70~80% 정도의 힘만 들이면 좋겠어요. 저기에 닿는다는 생각을 가지고요. 공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나가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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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금 U-20 대표팀에선 백승호, 이승우가 ‘에이스’로서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어요. 하지만 이진현은 왼발잡이라는 희소성을 갖고 있는데, 히든카드로도 볼 수 있을까요?
A.아무래도 다른 (오른발)선수들보다 왼발 선수가 그런 느낌을 더 많이 갖죠. 희소성이 있잖아요. 수비수 친구들이랑 얘기해봐도 오른발잡이보다 왼발잡이의 슈팅을 잡기가 더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골키퍼도 마찬가지고요. 나는 편한 대로 움직일 뿐인데 상대는 왼발잡이 막는 걸 정말 힘들어해요. 특히 수비수들은 주로 오른발잡이를 상대하다 보니까 더 그렇죠. 그래서 드리블을 많이 하지 않아도 쉽게 상대를 제칠 수 있어요.

Q.그럼 슈팅 욕심도 내도 될까요? 이진현 선수는 공격에 욕심이 좀 있거든요.
A. 물론이죠. 슈팅 찬스가 나면 슈팅을 좀 과감히 하는 게 좋아요. 저는 잘 모르겠지만 주변 수비수들은 특정 자리에선 오른발잡이는 블로킹이 되는데 왼발은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평상시 하던 대로 자신있게 차면 돼요. ‘막히겠지?’라는 생각 말고 안 걸릴 거라 생각하고 자신있게. 오른발보다 안 걸린다고 하더라고요. 내가 해온 대로 플레이하면 잘 될 거예요. 그 친구한테 꼭 얘기해 주세요. 자기가 패스하고 싶으면 하고, 슈팅도 하고 싶으면 하라고. 물론 힘은 딱 70~80% 정도만!

Q. 정말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이네요. 염기훈 선수도 누군가의 조언을 받은 적이 있죠?
A. 고종수 ‘쌤’(수원삼성 코치)이 항상 하시는 말씀이에요. 옛날부터 지금까지 항상 그런 말씀을 해주셔요. 딱 70~80%만 차라고. 그 얘기를 듣고 정말 힘을 빼고 찼는데 공이 더 강하고 정확히 나가더라고요. 저도 조언을 듣는 입장인데, 그대로 시행했더니 정말 되더라고요. 그 친구도 마찬가지일 거예요. 분명 될 거로 생각해요. 제가 터득한 것도 있지만 ‘고쌤’ 역시 당신의 경험에 빗대어 말씀해주신 거라 믿고 하고 있죠. 충분히 위협적인 킥을 만들 수 있어요. 특히 아르헨티나같은 팀을 상대로는 세트피스로 골 넣을 확률이 높으니,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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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오늘(22일) 훈련 전 인터뷰에 이진현 선수와 이승모 선수가 함께 참여했어요. 이승모 선수에게도 한 마디 해준다면?
A. 이승모라는 친구는 수비형 미드필더죠? 정말 중요한 포지션입니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공격도 잘해야 하고 수비까지 해야 해요. 공격형 미드필더는 공격과 수비를 7:3 비율로 하면 되지만, 수비형 미드필더는 공수 간격을 정말 잘 조절해야해요. 좋은 패스를 줘야 하고요. 공격할 때 자기가 어느 정도 올라가고 내려갈지 파악해야 하죠. 공격과 수비의 중간 역할을 수비형 미드필더가 도맡아 하잖아요. 그 자리에서 얼마나 잘해주느냐에 따라 경기 흐름이 확 달라지기 때문에 정말 중요해요. 이진현, 이승모 선수 모두 중요한 역할이라 사전 인터뷰에 나온 것 같네요.

Q. 이진현 선수가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전해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A. 큰 경기를 앞두고 제가 꼭 하는 게 있어요. 제가 잘했던 영상을 찾아봅니다. 골 넣는 영상보단 프리킥 어시스트 영상을 찾아서 봐요. 저도 프리킥이나 코너킥을 많이 차잖아요. 그래서 잘 된 영상을 보고 이미지 트레이닝을 한 번 더 하죠. 다른 선수들은 골 넣는 걸 보지만 저는 제가 프리킥하는 영상을 봐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지 조금 더 생각하게 되죠. ‘프리킥을 찰 때는 몸이 틀어지지 않아야 하는구나…’라는 생각도 하고요. 그 친구한테 말해주고 싶은 건, 프리킥을 맡아서 찬다고 한다면 자기가 잘하는 영상도 좋지만 세트피스에서 키커로 나섰던 영상을 보는 걸 추천하고 싶어요. 그렇게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경기에 나가는 게 더 도움이 되거든요. 참, 그 친구(이진현) 뛰는 거 꼭 한 번 찾아봐야겠네요.(웃음)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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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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