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told] '젊은 피'가 당돌할수록 신태용은 웃는다

기사작성 : 2017-05-09 03:14

- 한국 U-20 대표팀 3-1 사우디 U-20 대표팀
- 백승호, "우리가 짠 세트피스를 감독님께 건의한다"
- 신태용 감독의 "신나는 축구"

본문


[포포투=정재은(파주)]

“태욱아! 태욱아!”

운동장에 정태욱을 부르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대답은 없었다. 정태욱은 골문 앞 공격에 골몰한다. 신태용호 센터백의 당돌한 움직임은 좌중을 폭소케 했다. 8일 저녁, 파주 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생긴 일이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사우디아라비아 U-20 대표팀을 만났다. 시원한 공격력은 초여름의 밤공기를 닮았다. 자율성, 창의력, 자신감 등이 그라운드 위 11인의 움직임에서 드러났다. 신 감독은 끊임없이 “잘했어!”, “그렇지!”를 외쳤다. 유쾌한 3-1 승리를 거뒀다.

Responsive image

# 정태욱이 돌아오지 않은 이유

전반 34분 한국에 코너킥이 주어졌다. 정태욱이 상대 진영 깊숙이 들어갔다. 상대 골키퍼가 공을 걷어냈지만 한국이 공격권을 가져갔다. 잠시 후 코치가 다급하게 정태욱을 찾았다. 세트피스가 끝났지만 정태욱은 여전히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는 골문 앞에 있었다. 볼을 간수하고 동료와 패스를 주고받으며 공격에 가세했다. 동료들은 그의 모습이 익숙한 듯 커버 플레이를 펼쳤다. 이유현이 중앙 수비로, 임민혁이 측면 수비로 위치를 이동했다. 정태욱은 공격권을 빼앗긴 후에야 제자리로 질주해 돌아갔다.

정태욱은 여러 차례 ‘공격수 코스프레’를 보였다. 신 감독의 특별한 주문은 없었다. “세트피스가 끝난 후에도 공격권이 우리한테 있을 때는 어차피 내가 위(공격 진영)에 있으니까 헤딩 경합 등을 했다. 그래서 계속 위에 있었다”고 자신의 움직임을 설명했다. 동료들의 커버에는 “앞에 있는 동료가 움직이면 뒤에 있는 동료들이 메꿔주는 연습을 많이 한다. 그 연습을 통해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덕분에 수비 밸런스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Responsive image

신 감독의 평소 생각과 비슷했다. “만약 풀백이 위치를 바꿨다. 그런데 자기 자리 아니라고 놀라서 돌아가는 건 정말 비효율적이다. 수비수 한 명이 공격 쪽으로 가 있으면 공격수는 미드필드로 내리고, 미드필드는 수비진으로 내리는 식으로 조금씩 위치를 바꿔 뛰면 된다. 그래야 효율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다. 이런 움직임은 세트피스 상황에서 특히 중요하다.”

그래서 신 감독은 정태욱을 나무라지 않았다. 오히려 “가슴 컨트롤을 왜 그렇게 하냐”며 전방 움직임을 짚었다. 정태욱의 플레이를 존중한 것이다. 또, “태욱이가 부상에서 회복하고 자신감이 무지 붙었다”며 “세트피스에서 자기가 올라갔으면 골을 넣고 내려 와야지”라며 ‘뼈있는’ 농담도 던졌다. 정태욱은 “창의적인 플레이를 펼쳐” 만족스러운 경기였다며 웃었다.

# 선수들이 만드는 ‘세트피스’ 그리고 생활

정태욱이 과감히 공격수 역할을 자처할 동안 백승호는 세트피스를 궁리했다. 그는 평소 동료들과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세트피스 상황을 만든다. 신 감독이 준비한 세트피스만 최소 10개다. 하지만 U-20팀은 그 이상을 생각 중이다.

백승호가 설명했다. “감독님이나 코치님이 지시하는 게 아니다. 선수들끼리 얘기하고 만들어본다. 괜찮은 게 나오면 감독님께 건의를 드려서 운동할 때 (세트피스를)해본다. 되면 좋고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거고. 그때그때 생각나면 또 만들어본다.”

Responsive image

역시 창의력을 바탕으로 한 모습이다. 선수들이 더 자신있게 뛸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신 감독은 “아직 우리는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선수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을 지켜보고, 건의를 받아들였다. 이날 치른 경기에 관해선 “우리 선수들의 몸놀림과 하고자 했던 경기, 템포, 골 결정력 등 전반적으로 다 잘 됐다”고 만족했다. 월드컵까지 약 열흘이 남았지만 조급함은 없었다. “우루과이와 세네갈 평가전이 끝나고 나면 선수들이 확실한 포메이션을 가져갈 것이다.”

하나 더. 선수단 생활 패턴에도 자율성을 부여했다. 정태욱은 “스스로 무언가를 해야 한다”라고 표현했다. 신태용호는 최근 오후 6시 30분부터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2017 FIFA U-20 월드컵 경기가 저녁에 열리는 것을 의식해 훈련 시간을 늦췄다.

그러다 보니 선수들의 생활 패턴이 바뀌었다. 오전 훈련 이후 쉬는 시간이 길어지고, 자연스레 잠자는 시간도 많아졌다. 정태욱은 “컨디션 관리를 잘해야 한다. 선수들도 나름대로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잠도 줄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시간을 활용할 방법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

언젠가 신 감독은 U-20 대표팀을 두고 “이전 한국축구에서는 보지 못했던, 신선한 맛을 느낄 수 있게끔 노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정태욱의 공격, 선수들이 직접 건의하는 세트피스 등은 신선한 맛을 내기 위한 레시피다. 신 감독은 월드컵까지 남은 열흘 동안 다양한 레시피로 맛을 최상으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신태용호를 쉽게 예측하거나 현실에 갇힌 편견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다.

사진=FAphotos
writer

by 정재은

축구를 좋아합니다. 축구를 통해 만나는 사람들은 더 좋습니다. @jaeun1230
트렌드
포포투 트렌드

[영상] 카메룬 대표팀은 왜 원피스 유니폼 입었나

포포투 트렌드

[영상] 송민규는 어떻게 30분만 뛰어도 눈에 띄냐..

Responsive image

2020년 8월호


[COVER] MORE THAN A HERO, MORE THAN A GAME
임영웅이 쓰는 영웅들의 이야기
[SPECIAL] 세계가 사랑하는 그 이름 브라질
히바우두, 베베투&호마리우, 호비뉴, 피르미누, 호베르투 카를로스, 마르타
[INTERVIEWS] 야프 스탐, 주니오, 팔로세비치, 이정협&이동준,
[READ] PHEONIX THE SNAGMU: 군팀 상무는 무엇으로 사는가+김태완 감독 인터뷰

[브로마이드(40x57cm)] 임영웅(2면), 리오넬 메시, 프란체스코 토티
주식회사 볕
07806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중앙2로 35(이너매스마곡2), 821호
구독문의 : 02-302-1442    카톡 : fourfourtwokr
대표이사 김도영 사업자등록번호 : 758-88-00295 통신판매신고번호 : 제2019-서울강서-2752호
Copyright © BYUTT.COM All rights reserved.
포포투코리아 웹사이트 제작 디자인 lo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