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told] 리비는 장사꾼이 아니라 구세주였다

기사작성 : 2017-05-02 01:48

- 한때 대니얼 리비는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는 구단주였다
- '선수팔이'에 앞장서는 냉혈한 경영인이라는 이미지
- 그런데, 지금 토트넘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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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Raj Bains]

대니얼 리비는 캠브리지대학교를 졸업했다. 첫 직장은 가족 사업체였던 ‘미스터 바이리트’였다. 이 회사는 2006년 ‘블루 Inc’로 이름을 바꾼 뒤에 비싼 값에 팔렸다. 리비는 수중에 들어온 돈 대부분을 부동산에 투자했고, 조 루이스와 함께 ‘ENIC’을 설립했다. 2001년 이후 토트넘 홋스퍼의 최대주주가 바로 ‘ENIC’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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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는 겉으로 나서길 꺼린다. 인터뷰도 대단히 드물다. 미리 준비한 입장표명문으로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하는 스타일이어서 베일에 싸인 인물이란 이미지가 강하다. 세상에 널리 알려진 축구 클럽의 구단주나 고위 인사와 다르게 리비는 사생활도 거의 노출되지 않았다. 예전부터 토트넘을 지지해 연간회원권을 갖고 있었다는 정도가 전부이다.

말보다 행동으로써 보이는 스타일 탓에 대중 사이에서 그는 돈벌이를 최우선시하는 구단주로 인식되었다. 토트넘을 빅클럽으로 키우기보다 싸게 산 선수를 비싸게 내다 파는 패턴에 집중하는 구단주라는 이미지다. 팬들 중에는 지금도 토트넘을 ‘셀링 클럽(selling club)’으로 치부하는 이가 적지 않다. 토트넘의 재정을 흑자로 돌리기 위해 내려졌던 과거 결정이 그런 인식을 부추겼다.

그러나 사람들은 중요한 사실을 간과한다. 2001년 2월 ‘ENIC’이 인수했을 당시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 12위였다. 한 시즌 내내 13승밖에 거두지 못하는 팀이었다. 38세의 젊은 최대주주 리비는 토트넘에 뿌리 깊게 자리 잡은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다. 당시 토트넘은 선수를 파는 일보다 사는 일에 주력하고 있었다. 리비의 노력으로 토트넘은 2005-06시즌(마틴 욜) 드디어 리그 6위권 진입에 성공했다. 프리미어리그 출범(1992) 이래 최초였다.

그라운드 안에서 성적이 향상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렸지만, 바깥에서는 리비의 체질 개선 경영으로 토트넘은 자생력을 되찾을 수 있었다. 인수 전까지 파산 직전에 몰려있던 토트넘은 2001년 ‘ENIC 시대’가 시작되면서 재정이 눈에 띄게 호전되었다. 이적시장에서 돈을 벌었고, 스폰서를 끌어들였으며 최신식 전용 훈련장도 갖출 수 있게 되었다. ‘야망 없는 구단주’라는 세평과 상관없이 토트넘은 최근 10년간 발전을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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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리비가 내렸던 모든 결정이 옳았던 것은 아니지만, 겉으로 드러난 ‘미친 결정’ 식의 평가는 명백한 오해라고 할 수 있다. 마틴 욜이 떠난 이후 리비가 영입한 감독들 중에서도 팀 셔우드를 제외하고는 딱히 반대할 만한 인물은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욜이 떠나는 방식에는 분명히 후회가 남지만, 당시에는 누가 보더라도 후안데 라모스가 욜보다 뛰어난 지도자였다. 해리 레드냅도 그때는 잉글랜드 국가대표팀 감독 후보 영순위로 꼽혔고, 안드레 빌라스-보아스도 신선했다.

빌라스-보아스가 가능성을 선사했고, 마우리시오 포체티노가 결실을 맺었다. 토트넘 아카데미는 눈부신 재능들을 배출했고, 중저가로 영입한 선수를 슈퍼스타로 만들었다. 무분별한 지출 없이 토트넘은 잉글랜드 축구 정상에 도전하는 팀으로 변모했다. 가레스 베일의 판매 결정을 놓고 빌라스-보아스와 리비의 관계가 틀어졌다는 소문이 있지만, 축구계 습성에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빌라스-보아스는 베일이 맹활약하던 시절, 헐크와 주앙 무티뉴, 윌리안을 원했다고 한다. 알다시피 리비는 아무도 영입하지 않았다. 시장성을 평가할 구석이 확실하지 않은 선수를 리비는 절대로 사지 않는다. 토트넘의 선수 영입 정책을 가장 간단히 이해할 수 있는 사실이 있다. 구단의 최대주주인 ‘ENIC’이 투자전문회사라는 점이다. 그 장점 덕분에 토트넘은 중위권에서 정상권으로 상승했고, 재정도 건전해졌다. 클럽의 투자는 전용 훈련장이나 신축 홈그라운드처럼 미래지향적이다. 지금 토트넘은 유럽 대륙을 통틀어서 가장 흥미진진하고 매력적인 클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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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IC’은 2001년 토트넘에 투자했다. 투자사는 ‘싸게 사서 비싸게 되파는’ 일에 집중한다. 리비의 경영 철칙과도 일맥상통한다. 잉글랜드축구협회가 시행하는 구단주 적격심사를 ‘ENIC’과 리비만큼 완벽하게 통과할 이는 없다. 그토록 단점이 많은 구단주라고 비난하기에는 리비 아래서 토트넘이 걸어온 길이 너무 눈부시다.

빅클럽은 더 많이 쓰고 덜 거둔다는 것은 잉글랜드 축구계의 전통이다. 동시에 리비와 토트넘의 방식을 비난할 수 없다는, 명백한 증거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리비와 토트넘 팬들 관계는 썩 행복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제 안개가 걷혔다. 그는 토트넘을 변화시켰다. 축구 팬들이라면 그 이상을 요구하지 못할 정도로.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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