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풋볼리그] ‘축구청춘’, 진짜 트레이닝을 경험하다

기사작성 : 2016-10-04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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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홍재민(파주NFC)]

보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무엇’이 있다. 갓난아기에게는 엄마의 체온이다. 사랑하는 커플은 서로의 존재다. ‘한정판’ 딱지는 신발 마니아를 흥분시킨다. 10월 첫 주말, 파주에 모인 청춘들에겐 축구공이 그렇다.

1일 토요일 아침.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훈련장인 파주NFC트레이닝센터에 버스가 도착했다. 여드름투성이 얼굴들이 졸린 눈을 비비며 내린다. 좁은 문을 지나 탁 트인 그라운드와 훈련용 콘, 골대, 축구화들을 차례대로 시야에 들어온다. 잠은 이미 멀리 달아나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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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학교사범대학부속고등학교(고대부고, 교장 윤병길)와 대원고등학교(교장 강신일)의 축구 동아리 학생들이다. 엘리트가 아니라 일반 인문계 학생들로서 ‘나이키풋볼리그(전국학교스포츠클럽축구대회)’의 서울시 결승전에 진출한 두 팀이다. 일주일 뒤, 이곳에서 두 학교는 서울시 챔피언 자리를 놓고 격돌한다.

결승전에서 만나기 일주일 전, ‘나이키’는 두 팀 학생들을 대상으로 축구 트레이닝을 실시하기로 했다. 엘리트와 달리 인문계 고등학교 축구 동아리는 제대로 된 트레이닝 기회가 없다. 방과 후 또는 주말에 모여 자기들끼리 연습경기를 뛰는 게 전부다. 재미있긴 하지만, 체계적 훈련 없이는 실력 향상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 축구선수가 되는 꿈

대원고에서는 한 명이 눈길을 끌었다. 길쭉한 팔다리, 곱슬머리, 약간 어두운 피부. 주인공은 켄슈 알라오(1학년)다. 나이지리아 아버지와 일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는 ‘글로벌한’ 학생이다. 1학년이면서도 팀의 주전 레프트윙이다. 훈련에서 유연한 드리블과 남다른 테크닉을 선보여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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켄슈는 축구만 생각하고 숨 쉰다. 축구를 얼만큼 좋아하느냐는 물음에 “축구선수가 되는 게 꿈이에요”라고 진지하게 대답한다. “토요일마다 외국인끼리 모이는 리그에서 뛰어요. 다들 어른이고 제가 제일 어려요. 나이지리아의 아카데미에서 이런 트레이닝을 받아본 적이 있는데, 한국에 와서는 처음이에요.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아요.”

트레이닝 중에서 나오는 폼이 네이마르(바르셀로나FC)를 쏙 닮았다. 혹시나 물었더니 켄슈도 “네이마르를 좋아해요. 바르셀로나 경기를 보면서 드리블을 따라 하고 해요”라고 말한다. 결승전 각오를 물으니 당연하다는 듯이 “우승할 자신 있어요. 왜냐면 우리가 잘하니까”라고 대답한다.

# 축구는 인생의 쉼터

상대팀 고대부고의 장찬우(3학년)는 축구 동아리의 주장을 맡는다. 김충기 체육교사(60)는 “풀백으로 뛰다가 경기가 풀리지 않거나 후반전이 되면 찬우를 미드필더로 올립니다. 저 녀석은 어디에서나 다 뛰어요”라고 칭찬한다. 이른바 멀티플레이어다. 속도 변화로 마크맨을 따돌린 뒤 아크 정면에서 슈팅을 때리는 메뉴를 정확히 수행해 코치들의 박수를 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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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조용한 성격 탓에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훈련 중에도 팀 안에 쏙 들어가 있다. 본인도 “원래 조용해요. 소심한 성격이라서”라며 수줍게 웃는다. 트레이닝을 받는 후배들의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는 모습이 주장임을 짐작하게 한다. “이런 트레이닝은 처음인데, 애들이 설명을 잘 알아듣지 못하는 것 같아요”라며 걱정한다.

장찬우의 얼굴에 표정이 생길 때가 있다. 축구공을 다룰 때다. 자기가 속한 조가 쉬는 동안, 혼자 볼리프팅을 하는 그의 얼굴에 미소가 퍼진다. 장난감을 손에 넣은 어린아이 같다. “축구요? 내 인생의 쉼터. 그냥 즐거워져서 스트레스가 풀려요. 성적이나 대학 진학이 스트레스인데, 축구를 하면 그런 걸 잊을 수 있어요.”

# 스스로 협력을 배우다

나이키풋볼리그(학교스포츠클럽)는 참가 학생들보다 학교 선생님들이 더 좋아한다는 게 흥미롭다. 고대부고 김충기 선생님은 “솔직히 축구 동아리가 없으면 아예 학교에 안 나올 아이들도 더러 있어요. 교내 징계보다 축구 동아리에 나오지 못하는 걸 더 걱정하죠”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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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원고 박세용 체육교사(47)도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에 대만족한다. “처음에는 자기들끼리 티격태격했어요. 그런데, 팀이 잘 안 되니까 서로 대화법이 좋아지더군요. 격려하고 칭찬해주기 시작했어요. 아이들 스스로 그런 걸 깨우쳤어요. 이런 기회가 있어서 정말 고마워요.”

정식 축구 트레이닝을 경험한 대원고와 고대부고는 10월 8일 결승전을 치른다. 그때면 중간고사도 끝날 테니 양 팀 모두 최정예 멤버가 나설 수 있다. 서로 “우승하겠다”라는 각오가 대단하다. 축구공 하나만 있으면 행복해지는 10대 청춘들. 결승전이 흥미진진할 것 같다.

사진=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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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재민

축구는 재미있어야 합니다. 하든 보든 쓰든 읽든 뭐든 @jaemin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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