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told] 미션 임파서블? 에미레이트에서 트로피 찾기

기사작성 : 2016-03-09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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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아스널 상황은 썩 나쁘지 않다. 근래 리그에서 주춤하긴 하지만, 여전히 우승 경쟁선에 서 있다. 3월 9일 새벽(한국 시간), FA컵 16강 재경기서 헐시티에 4-0 대승하며 8강에 진출했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도 아직은 남아있다. 

그에 반해 관중석 분위기는 좋지 않다. 팬들은 아르센 벵거 감독 경질을 바라고 있다. 심지어 아스널이 우승컵을 들어 올리더라도 벵거와 이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이 이토록 분노에 찬 이유는 무엇일까? 월드 No.1 풋볼매거진 <포포투>가 밝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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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승 실종

10년 전, 아스널은 하이버리 스타디움을 떠나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 둥지를 틀었다. 팬들 입장에선 충격이었다. 추억이 많이 깃든 구장이었기 때문이다. 아스널은 새 홈구장에서 우승컵을 더 많이 들어 올리겠다고 약속했다. “우리와 함께 가자. 새로운 경기장은 우승 트로피로 가득 찰 거다.”

팬들은 새로운 경기장에서 아스널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될 거란 기대감에 사로잡혔다. 완전히 속았다. 아스널은 경기장 이전 후 10년간 고작 두 번 우승했다. 그것도 FA컵(2013-14, 2014-15)에서만. 경기장을 이전하기 전 10년 동안 아스널은 리그서 우승컵을 세 번(1997-98, 2001-02, 2003-04), FA컵에서 네 번(1997-98, 2001-02, 2002-03, 2004-05) 들어 올렸다. 심지어 2003-04시즌에는 무패 우승을 했다. 

새로운 경기장에서 아스널은 우승 트로피가 아닌 돈을 가득 채웠다. 통장이 두둑하다. 축구 재정 블로거 스위스 램블에 따르면 아스널은 세계에서 가장 돈이 많은 구단이다. 그들은 팬들에게 사기를 친 거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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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정 없는 경기장 

아스널은 경기서 패배 횟수가 많아졌다. 홈 경기여도 별반 다를 게 없었다. 우승에 대한 희망도 점점 멀어져갔다. 팬들은 나날이 상처가 깊어졌고 실망감도 커졌다.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아스널 홈 경기가 끝나면 천 명이 넘는 팬들이 종종 아스널 역으로 향한다. 역 근처로 가면 하이버리 스타디움의 흔적을 볼 수가 있기 때문이다. 여전히 그곳을 그리워한다는 반증이다.  

하이버리 스타디움의 외관은 볼품없다. 그러나 뜨거운 경기 열기, 승리 정신이 하이버리 스타디움을 살아 숨쉬게 했다. 달랐다. 타 팀 팬들도(심지어 토트넘 팬마저) 매력 넘치는 하이버리 스타디움을 부러워했다. 그러나 누구도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는 부러움의 눈길을 보내지 않는다. 

팬들은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 애정을 갖기 힘들다. 그럴 수밖에 없다. 2014년 아스널이 FA컵 우승했을 당시, 아스널과 팬들은 깊은 교감을 가지지 않았다. 그저 대형 이벤트만 치러질 뿐이었다. 팬들은 환희에 가득 찬 함성보다 상실감이 컸다. 

축구에서 우승컵보다 더 중요한 건 무엇일까? 클럽과 팬들 간의 애정이다. 우승컵은 누구나 들어 올릴 수 있지만 그들만의 깊은 감정은 아무도 따라 할 수 없다. 아스널은 ‘영혼 없는’ 경기장으로 이전하며 팬들과 교감이 사라졌다. 팬들이 아스널 우승에 전처럼 환호하지 않아도 누구도 그들을 비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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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승컵은 언제?

아스널은 오랜 시간 동안 우승을 노렸다. 그러나 모두 실패했다. 올 시즌마저 아스널이 우승에 실패한다면 어떻게 될까? 팬들은 더는 참지 못하고 벵거 경질을 소리 높여 주장할 거다. 올시즌 아스널의 우승 희망은 어느 때보다 밝다. 늘 상위권에 있던 강팀들이 미끄러졌고, 경쟁 해볼 만한 팀들과 선두 자리를 다툰다. 

우승하기 위해선 라이벌 팀들이 주춤할 때 치고 나가야 한다. 그런데 아스널은? 그들과 함께 가려고 기다렸다. 정말 친절한 팀이다. 최근 리그서 3연속 무승(1무2패) 중이다. 최대의 라이벌 토트넘은 현재(3월 9일 기준) 2위다. 아스널에 3점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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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팬들의 상처 

팬들이 처음부터 벵거를 원망했던 건 아니다. 벵거는 트로피를 많이 가져다줬다. 뿐만 아니다. 팬들은 새 경기장을 지을 수 있었던 것도 벵거 덕이라고 한다. 실제로 벵거는 새로운 경기장을 만드는 데 공헌했다. 그러나 우승없는 경기장은 무용지물일 뿐이다. 그는 스스로 팬들의 사랑을 걷어찼다.

이제는 돌이킬 수 없다. 하이버리 스타디움이 무너지는 모습을 많은 팬이 지켜봤다. 그들이 사랑했던 공간이 사라진 것이다. 돌이켜 생각해봐도, 가슴 한쪽이 아려오는 일이다. 

아스널 팬들은 여전히 하이버리 철거에 대한 상처가 크다. 그들을 달래줄 방법은 우승뿐이다. 경기장 신축으로 인한 긴축 정책도 거의 끝났다. 팬들도 더는 양보하지 못한다. 아스널은 팬들과 약속한 ‘우승’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해야 한다. 

# 구단 고위층 문제 

경기장은 돌이키지 못해도, 아스널만큼은 과거로 되돌아갈 필요가 있다. 올 시즌 우승을 통해 팀을 정상 궤도에 올려야 한다. 

벵거와 선수단도 문제지만, 가장 큰 원흉은 구단 고위층이다. 팬들은 아스널 前 부회장 데이비드 데인을 그리워한다. 아스널에 대한 그의 열정은 대단했다. 데인은 문제가 생기면 즉시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헌신’이 무엇인지 몸소 보였다. 

그런 그가 구단을 떠난 뒤로 고위층들은 그야말로 ‘막장’이 됐다. 예를 들어, 티켓 값은 대폭 상승시켜 놓고 구단에 투자는 쥐꼬리만큼 한다. 수익 대부분은 은행에 꼭꼭 숨긴다. 그들이 아스널에 헌신한다고는 하지만, 팬들 눈엔 그저 눈 가리고 아웅하는 모양새로 보일 뿐이다. 

우승의 영예, 구단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직원, 팬들의 열광… 하이버리 스타디움은 정말 축복받았다.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은 그렇지 않다. 분노에 가득 찬 팬들의 아우성만 들릴 뿐이다. 아스널은 새 경기장에 따뜻한 애정이 가득 찰 수 있도록 하루빨리 우승 약속을 지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팬들의 실낱같은 기대마저 사라진다. 아스널의 시대가 저물 수도 있다. 아니, 이미 저물고 있을 지도.

에디트=정재은, 번역=정재영,  글=Chas Newkey-Burden, 사진=포포투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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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s Newkey-Burd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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