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ndes.told] 펩의 맨시티행, 잉글랜드 승? 독일 승!

기사작성 : 2016-02-0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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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이적시장은 휴화산 같다. 잠잠하다가 갑자기 터진다. 2016년 1월 이적시장도 그랬다. 조용하다가 막판에 펑 터졌다. 다들 신이 났다. 그런데 좀 이상하다. 주인공이 선수가 아니다. 바로 펩 과르디올라(45) 감독이다.

과르디올라 부임 소식에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의 홈페이지가 마비됐다. 잉글랜드 축구계는 ‘천재 감독’을 갖게 되었다는 사실에 흥분하고 있다. 하지만 더 재미있는 사실이 있다. 천재를 ‘잃은’ 독일 쪽도 기뻐하고 있다는 점이다. 화장실에서 나서는 이의 시원한 표정. 바로 그 표정이다. 도대체 왜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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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있거라, 분데스리가여 

지난해 12월 과르디올라가 바이에른 뮌헨(바이에른)을 떠난다고 발표했다. 행선지에 관해 많은 추측이 오갔다. 드디어 방점이 찍혔다. 올여름 3년 계약으로 맨체스터 시티(맨시티)로 향한다. 과르디올라는 2월 1일 오전 11시(현지시각)부터 약 두 시간가량 바이에른 훈련을 진행한 뒤 잉글랜드로 향했다. 약 세 시간 뒤, 그의 맨시티 부임을 공식 발표했다. 

과르디올라는 뮌헨 지역지 <TZ>를 통해 입장을 전했다. “더는 욕심이 없다. 이제 새로운 도전이 필요하다. (바이에른은) 나의 두 번째 팀일 뿐이다. 프리미어리그 경험 없이 (감독 경력을) 완성할 수 없다. 나는 새로운 도시와 분위기, 느낌을 원한다. 물론 위험도 따르지만, 즐기면 된다.”

과르디올라와 맨시티는 2012년부터 계약에 관해 협상했다. 바르셀로나 감독 당시 동료인 조안 패치, 치키 베히리스타인, 페란 소리아노, 로돌포 버렐이 현재 시티풋볼그룹(City Football Group; 맨시티, 뉴욕시티 등을 운영하는 지주회사)에 자리 잡고 있다. 맨시티와 과르디올라 만남이 놀랍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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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빨리 떠나시게, 과르디올라여

독일 뮌헨 지역지 <쥐트도이체차이퉁>은 그럴 줄 알았다는 입장이다. 공식 성명 직전까지 잉글랜드행 소문이 자자했던 탓이다. <쥐트도이체차이퉁>은 지난해 12월 18일, 과르디올라가 바이에른을 떠날 수도 있다는 소문에 ‘펩 과르디올라가 떠나도 바이에른에 큰 타격은 없다. 독일에 그런 (두터운) 스쿼드를 가진 팀은 없기 때문이다’라며 개의치 않았다. 

그들은 과르디올라의 업적과 선수단 관리를 비판한 적이 있다. 아르연 로번의 잇따른 부상으로 과르디올라가 그를 처분할 계획을 세운 사실이 전해졌다. 당시 로번은 <쥐트도이체차이퉁>을 통해 “화가 난다. 정말 수치스럽다”라고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맨시티는 과르디올라에게 무엇을 바랄까? 당연히 UEFA챔피언스리그 우승이다. 하지만 독일 주간지 <슈피겔>은 과르디올라에 의심의 눈길을 보낸다. ‘UEFA 챔피언스리그는 확신할 수없다. 잦은 부상, 정상에 오를 수록 빽빽해지는 경기 일정, 선수들의 스트레스 모든 게 감독 책임이다. 바이에른에서 충분히 느꼈을 거다. 과르디올라는 맨시티에서 이런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없을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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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다. 그래도 리그 우승은 보장할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그 확신도 이르다. 전 맨시티 선수 우베 뢰슬러는 독일 스포츠 전문지 <스포르트빌트> 인터뷰에서 “프리미어리그는 다른 리그와 다르다. 경기 패턴도 다르고 우승도 어렵다. 적응이 쉽지 않을 거다”며 염려했다. 프리미어리그를 먼저 경험한 위르겐 클롭은 기자회견에서 “그는 스페인과 독일에서 성공적인 나날을 보냈다. 하지만 잉글랜드에선 그러지 못할 거다”라고 전했다.

과르디올라를 향한 뮌헨 민심은 곱지 않다. 바이에른에서 남긴 결과 탓이다. 리그와 포칼은 논외로 해두자. 바이에른의 목표는 ‘언제나’ 유럽 챔피언이다. 그들은 이미 유럽의 정상에 오른 적이 있다. 2010-11시즌과 2011-12시즌 16강, 준우승을 거쳐 2012-13시즌 빅이어를 들어 올렸다. 당시 리그와 포칼에서 모두 우승해 트레블을 이룩했다. 

그리곤 과르디올라가 부임했다. 첫 시즌부터 충격적인 패배를 남겼다. 레알 마드리드에 합산 0-5로 대패하며 4강에서 떨어졌다. 2011-12시즌 레알을 누르고 결승전에 진출했던 기억이 무색해졌다. 

2014-15시즌도 마찬가지였다. 4강에서 바르셀로나에 3-5로 패하며 결승전 티켓을 놓쳤다. 과르디올라를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트레블 시즌, 바르셀로나에 7-0 대승을 거뒀던 바이에른이다. 과르디올라에 실망이 더 커질 수밖에 없었다. 두 시즌 연속 4강에서 멈췄으니 말이다. 그것도, 바이에른이 승리를 거뒀던 팀들에.

#  천재와 헤어져 시원섭섭? 아니, 그냥 시원

바이에른 팬들은 작별 인사에 한창이다. 손에 눈물 젖은 손수건이 있느냐고? 그 반대다. 큰 맥주잔을 들고 “Prost!(건배)” 하고 있을 거다. 그들은 늘 과르디올라가 떠나기를 바랐다.

그의 맨시티 감독 부임 소식에 “Endlich weg der pep(드디어 그가 간다)”, “Na und? Nachste saison kommt mit Carlo Ancelotti! (그래서? 우리에겐 카를로 안첼로티가 온다!)”, “Pep ist uberbewertet (펩은 과대평가됐다)”며 ‘3년’ 묵은 체증을 내렸다. 과르디올라가 몇 년 전부터 맨시티와 접촉했다는 사실에 실망감을 비추기도 했다. “신사가 따로없군! 현재 팀에 집중은 못할 망정!” 

바이에른 팬들은 유난히 선수에 대한 애정이 깊다. 오랫동안 몸담았던 선수면 더더욱 그렇다. 바스티안 슈바인슈타이거의 이적은 그야말로 ‘재앙’이었다. 슈바인슈타이거는 바이에른 유스 출신으로 약 18년 동안 바이에른에 몸담았다. 그는 바이에른을 대표하는 선수이자 살아 숨 쉬는 역사다. 

그랬던 그가 과르디올라 체제에서 바이에른을 떠났다. 그의 이적 발표에 각종 SNS에서 해시태그 #PEPRAUS(펩 나가)가 유행처럼 번졌다. 팬들의 분노는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PEPRAUS가 오프라인에도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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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 일간지 <테체>에 따르면, 팬들이 제베너 슈트라세(바이에른 트레이닝 센터)에서 “과르디올라와 루메니게가 우리의 정체성을 파괴한다”고 시위를 벌였다. 과르디올라는 순식간에 역적이 됐다. 

그런 선수를 떠나 보내고 과르디올라는 2015-16시즌을 맞이했다. 올 시즌 성적이 더욱 중요할 수밖에 없다. 바이에른이 원하는 건 하나다. 슈바인슈타이거는 이미 떠났으니 포기해야 한다. 그러나 절대 양보 못하는 게 있다. 유럽 무대 제패다. 다시 정상에 올라야 한다. 리그와 포칼 우승은 말할 것도 없다. 실패한다면? 그 뒤는 상상에 맡긴다.

현재 바이에른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부상자가 속출하고 감독과 선수 간 불화설도 있다. 어느 때보다 리더의 역량이 중요한 시기다. 맨시티 미래에 대해 고민하며 바이에른에서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한다. 과르디올라 본인도 박수받으며 알리안츠 아레나를 떠나고 싶을 것이다. 그 소망을 이루려면 지난 두 시즌동안 이루지 못한 업적을 이뤄야 한다. 적어도 ‘역적’ 타이틀은 떼고 가야지.

글=정재은,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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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재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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