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told] 펩, 잉글랜드 가면 고생문 열릴지도 몰라

기사작성 : 2015-12-22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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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펩 과르디올라 바이에른뮌헨 감독의 잉글랜드행이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차기 행선지로는 맨체스터시티(이하 맨시티),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아스널 등이 거론되고 있다. 

FC바르셀로나와 바이에른뮌헨이라는 강력한 팀을 이끌었던 그는 이제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는 그가 경험했던 스페인프리메라리가, 독일분데스리가와 다르다. 상대적으로 경쟁의 크기가 작다. 스페인은 바르셀로나와 레알마드리드, 아틀레티코마드리드가 지배하는 무대다. 분데스리가에서 바이에른을 막을 팀은 없다. 

반면 잉글랜드는 치열하기로 소문난 리그다. 2015-16시즌 성적만 봐도 알 수 있다. 레스터시티는 뜬금없이 선두를 달리고 있다. 좀처럼 내려올 생각이 없어 보인다. 디펜딩 챔피언 첼시는 강등 걱정을 하고 있고, 야심차게 위르겐 클롭 감독을 영입한 리버풀은 아직 중위권에 머무는 중이다. 

펩의 차기 행선지가 될 가능성이 가장 큰 맨시티는 22일(한국시간) 열린 아스널과의 17라운드에서 1-2로 졌다. 선두 레스터에 승점 6점 뒤진 채 3위에 머물고 있다. 펩이 단단히 각오하고 잉글랜드로 향해야 하는 이유다. 

저기로 가면 고생문인가?

# 기로에 선 펩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도 잉글랜드에서 고생했다. 2009-10시즌 프리미어리그와 FA컵에서 우승하며 더블을 달성했지만, 이후 성적은 나빴다. 2010-11시즌에는 맨유에 9점 뒤진 2위에 머물렀다. 그 다음 시즌 첼시의 순위는 6위까지 떨어졌다. 데뷔 시즌은 화려했지만, 안첼로티는 결국 초라하게 팀을 떠났다. 절대강자 없이 엎치락뒤치락 싸우는 리그에서 실패를 경험했다. 

내년 8월, 펩이 프리미어리그에 입성했다고 가정해보자. 아마 그는 바르셀로나, 바이에른에서 그랬던 것처럼 리그에서 압도적인 규모로 투자하는 정책을 활용하지 못할 것이다. 프리미어리그에는 투자하는 팀이 많다. 어느 한두 팀이 돋보이지 않는다. 맨시티를 비롯해 맨유, 첼시, 아스널, 리버풀 등의 차이는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펩이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다. 조제 모리뉴와 판할 맨유 감독도 올 시즌 매운 맛을 봤다. 

물론 펩은 나름의 색깔과 경쟁력을 갖춘 지도자다. 그가 모리뉴처럼 팀을 이끌 스타일은 아니다. 그래도 의심할 수밖에 없다. 분명 잉글랜드행은 펩에게 가장 큰 도전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그가 했왔던 것보다 한 단계 높은 레벨(축구 실력이 아니라 경쟁의 정도)에서의 싸움이라는 것만은 분명하다. 

독일 맥주 빠이!

# 펩의 맨시티행, 자연스럽긴 하지

지금까지 펩은 어렵지 않게 팀에 안착할 수 있었다. 중압감은 컸겠지만, 환경은 좋은 편이었다. 바르셀로나에서는 리오넬 메시, 차비 에르난데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등 세계 최고의 선수들과 처음부터 함께했다. 펩과 마찬가지로 바르셀로나 유스 시스템에서 성장한 선수들이다. 바이에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리그 내에 경쟁자가 없는 데다 이미 최고 수준의 선수들을 보유한 상황이었다. 감독으로서 팀과 리그에 적응하기에 큰 문제가 없었다. 

맨시티는 펩을 맞이할 준비가 된 팀이다. 이미 바르셀로나 출신 경영자인 페란 소리아노, 치키 베기리스타인 등을 영입했다. 최근 몇 년 사이 펩을 영입하기 위한 길을 밟아 왔다는 의미다. 비야레알, 레알마드리드, 말라가 등 스페인 클럽을 이끌었던 마누엘 펠레그리니 감독과 함께 스페인식 축구를 구사했다. 심지어 펠리그리니 감독은 지난 주말 “펩이 맨시티에 왔으면 좋겠다. 클럽에 매우 중요한 인물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지금 그림이라면 펩이 맨시티 감독이 되는 것도 자연스럽다. 

메시야, 같이 갈래?

# 독주여 안녕!

펩이 마주할 가장 큰 문제는 다음 시즌, 맨시티뿐 아니라 빅클럽 대부분이 과감한 지출을 예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스페인에서는 바르셀로나와 레알이, 독일에서는 바이에른이 유이, 혹은 유일하게 돈을 많이 쓰던 것과 다르다. 펩에게 가장 큰 시험이 될 것이다. 

더 이상 독주를 기대할 수 없다. 바르셀로나와 바이에른이 그랬던 것처럼 쉽게 리그 일정을 소화하고, UEFA 챔피언스리그에 전념하는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 펩이 처음 마주하는 경쟁 방식이다. 프리미어리그는 분데스리가에 있는 휴식기도 없다. 한 시즌을 보낼 때 필요한 힘을 적절하게 분배해야 하는데, 펩은 이 방식이 어색한 감독이다. 잉글랜드로 간다면, 치열한 경쟁을 감안하고 선택해야 한다. 

# ‘펩풍(風)’ 가능한가?

그래도 펩은 기대할 만한 인물이다. 펩의 성공 여부는 프리미어리그의 수준을 가늠할 척도가 될 것이라는 점도 흥미롭다. 경쟁이 더 치열한 무대에서 성공을 거둔다면 펩은 한 단계 더 높은 평가를 받을 게 분명하다. 아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건 선수에게나 감독에게나 쉬운 일이 아니다. 

펩의 프리미어리그 진출은 아직 결정된 게 없지만, 이미 잉글랜드는 떠들썩하다. 게다가 얼마 전 칼 하인츠 루메니게 바이에른 회장이 “나는 펩이 어디로 갈지 알고 있다”라고 말해 난리가 났다. 

어쨌든 펩의 잉글랜드행은 그에게도 긍정적인 도전이 될 것이다. 안첼로티가 경험했던 실패를 교훈삼아 새 팀에서 성공한다면, 그는 새로운 차원의 지도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 펩에게는 더 큰 세계로 가는 기회임에 틀림이 없다. 

에디트= 정다워, 글= Nick Ames, 사진= 포포투, 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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