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fiver] 프리미어리그 8R 다섯 가지 이야기

기사작성 : 2015-10-06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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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도 뜨거웠다. 감독 두 명이 떠났다. 한 명은 제 발로 나갔고, 다른 한 명은 등 떠밀려 나갔다. 더비 매치도 두 경기나 있었다. 한 경기는 치열하게 비겼고, 다른 한 경기는 시시하게 승패가 갈렸다.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가 리그 선두에 복귀했다. 옆 동네 클럽은 일주일 만에 그 자리에서 밀렸다. 하지만 누구인들 디펜딩 챔피언 첼시보다는 좋았다. 바르셀로나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로날드 쿠만에게 처절하게 당했다.
 
월드 No.1 풋볼매거진 <포포투>가 지난 주말 벌어진 2015-16 프리미어리그 8라운드가 만든 이야깃거리 다섯 개를 소개한다.
 
#1. 아드보카트는 빈손, 로저스는 두둑
 
딕 아드보카트가 선덜랜드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솔직히 너무 뻔해서 놀랍지 않다. 알다시피 아드보카트는 지난 시즌 리그 잔류 구세주로 박수받으며 떠나려고 했다. 하지만 엘리스 쇼트 회장이 매달렸다. 못 이기는 척하고 1년 더 있기로 했다. 그런데 팀은 여전히 엉망진창이다. 개막 8경기에서 /'/패패무무패패패무/'/를 기록하곤 사임(quit)했다. 자진 하차이니 잔여 연봉도 포기한다는 뜻이다. 선덜랜드에서 살기가 어지간히 싫었나 보다.
 
재미있는 우연을 발견했다. 선덜랜드의 최근 감독 3인은 아드보카트(2015.03~10), 거스 포옛(2013.10~2015.03), 파올로 디 카니오(2013.03~09)이다. 세 명 모두 선덜랜드 부임 첫 경기에서 패했고, 두 번째 경기에서 /'/철천지원수/'/ 뉴캐슬을 만나서, 세 명 모두 이겼다! 디 카니오는 3-0 승리(2013.04.14), 포옛은 2-1 승리(2013.10.27), 아드보카트는 1-0 승리(2015.04.05)를 각각 거뒀다.
 
아드보카트의 사임 소식이 알려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브렌던 로저스의 해임이 전해졌다. 머지사이드에서 1-1로 비긴 직후 리버풀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 감독 잘랐음"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차이점이 있다면, 아드보카트는 본인이 그만뒀고, 로저스는 이른바 /'/잘렸다(sacked)/'/. 계약 기간 잔여 임금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불룩해진 통장을 확인하며 여유로운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로저스.png

리버풀은 후임자를 찾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현지 스포츠 베팅업체에서는 위르겐 클롭과 카를로스 안첼로티 항목 배당률이 가장 낮게 형성되고 있다(확률이 가장 높다는 뜻). 참고로 스티브 맥클라렌과 조제 모리뉴가 낮은 배당률을 기록 중인 항목이 있다. 제목에 /'/다음에 잘릴 것 같은 감독은?/'/이라고 쓰여있다.
 
#2. 질문의 싹을 잘라주마
 
프리미어리그 축구 감독은 고달프다. 경기 이틀 전에 기자회견에 참석해야 한다. 경기 직전 TV 인터뷰, 직후에 TV 인터뷰, 하이라이트 중계권자 인터뷰, 라디오 인터뷰를 치르고, 취재 기자를 위해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해야 한다. 그들 입장에선 만나기 싫은 기자들에게서 듣기 싫은 질문을 받아 말하기 싫은 답변을 계속해줘야 한다는 뜻이다.
 
감독마다 듣기 싫은 질문에 대처하는 요령이 다양하다. 지난주 기자회견에서 아르센 벵거는 "그 건에 관한 질문을 당장 그만두지 않으면 지금 당장 기자회견을 끝내겠다"라고 윽박질렀다. 이 정도가 되면 감독 옆에 있던 클럽 홍보담당자가 "기자님, 그 정도만 합시다. 다음 질문하실 분?"이라고 끼어든다.
 
홈에서 사우샘프턴에 1-3으로 완패한 조제 모리뉴는 약간 다른 방법을 선택했다. 대답을 길게 해서 기자가 다음 질문을 할 시간을 아예 없애버리는 신종 기법이었다. 영국 내 TV 중계권자(스카이스포츠)의 리포터가 던진 질문에 모리뉴 감독은 무려 혼자 7분간 떠들었다. "나 그만 안 둬!", "나는 첼시를 사랑하니까!", "내가 그만두는 유일한 방법은 클럽이 나를 해고하는 거야!", "주심들은 좀 솔직해져야 해!" 등등 혼자 대폭발했다. 그런 다음에 "오케이? 땡큐!"라고 말하고 가버렸다.
 
무링요.png

#3. 잠자는 아구에로의 코털을 건들지 말라
 
개막 7라운드를 앞둔 프리미어리그의 득점 순위표를 보자. 로이 호지슨 감독을 흐뭇하게 해주는 제이미 바디(레스터)가 6골로 단독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해리 케인의 맹활약에 열광했던 /'/축구종가/'/ 팬들이 "연봉만 비싼 외국인 녀석들!"이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그런데 한 경기 만에 아르헨티나 스트라이커가 불쑥 나타났다. 세르히오 아구에로.
 
지난 주말 아구에로는 뉴캐슬을 상대로 혼자 다섯 골을 넣었다.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의 /'/9분 5골/'/ 기록에는 한참 모자라지만, 아구에로도 다섯 골을 집어넣기까지 2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알렉산다르 미트로비치가 /'/맨시티 별거 아니네/'/ 선제골을 넣자 화가 난 아구에로가 42분, 49분, 50분, 60분, 62분에 골을 넣어 세르비아 청년을 무안하게 만들었다. (그냥 대충 하고 0-2 정도로 지면 딱 좋았는데)
 
아구에로는 2011년 7월 맨시티에 입단했다. 이적료는 3,800만 파운드였다. 라힘 스털링보다 2,000만 파운드나 저렴한 골잡이 아구에로의 1경기 5골 기록은 프리미어리그(1992~) 역대 다섯 번째다. 리그 128경기 만에 80골 고지에 올랐는데, 이는 역대 3위 기록이다. 1위는 앨런 시어러(102경기), 2위는 뤼트 판 니스텔로이(122경기)다. 아구에로는 프리미어리그에서는 드문(!) /'/월드클래스/'/ 중 한 명이다.
 
아구에로.png

#4. 엘클라시코 출신들이 볼 좀 찬다
 
지난주 내내 아르센 벵거 감독은 화가 나 있었다. 주중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올림피아코스에 2-3으로 패한 탓이다. 조별리그 1, 2경기에서 내리 패한 데다 오스피나의 결정적 실수도 보태졌다. 현지 기자들이 가만히 놔둘 리가 없다. "골키퍼 왜 바꿨어요?", "그게 최선이었나요?",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하세요?" 등등의 질문을 던졌다. 앞선 소개처럼 벵거 감독은 공식 석상에서 화를 냈다.
 
상상할 수 있는 지옥의 시나리오는 홈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패하는 거였다. 그렇지만, 아스널은 경기 시작 19분 만에 맨유에 3-0으로 앞서며 /'/게임 오버/'/를 선언했다. 바르셀로나에서 온 알렉시스 산체스가 2골을 넣었고, 레알 마드리드에서 온 메주트 외칠이 1골을 보탰다. 괜히 /'/엘클라시코/'/가 아닌가 보다. 지난주 /'/리그 1위 등극/'/을 기뻐하던 맨유는 일주일 만에 선두 자리를 이웃에게 내줘야 했다.
 
기록을 찾아보니 아스널의 맨유전 3골 차이 이상 승리(리그 기준)는 17년 만이다. 1998년 9월 20일, 아스널은 옛 홈구장 하이버리에서 맨유를 3-0으로 꺾었다. 토니 아담스와 니콜라스 아넬카, 프레드릭 융베리가 각각 골을 터트렸다. 맨유는 후반 6분 니키 버트가 퇴장을 당하는 바람에 경기를 망쳤다. 하지만 그 시즌, 아스널은 승점 1점 차이로 맨유에 리그 우승을 내주고 말았다. 아! FA컵도 내줬다. 아! UEFA 챔피언스리그도. 아! 리그컵(캐피털원컵) 우승은 토트넘.
 
엘클라시코.png

#5. 이청용은 뛰어야 한다
 
지난주 이청용이 발목을 다쳤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훈련 중에 발목을 다쳐 2주간 쉬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하지만 크리스털 팰리스는 끄떡없었다. 셀허스트 파크에서 벌어진 웨스트 브로미치를 2-0으로 제압하며 리그 2연승을 달렸다. 개막 8경기에서 팰리스는 5승 3패 승점 15점으로 당당히 4위를 달린다. 팀 성적이 좋으니 앨런 파듀 감독으로서는 선발진에 변화를 줄 필요가 없다.
 
그렇다. 지금 이청용의 팀 내 입지가 우울하다는 뜻이다. 지난 시즌 도중 이청용은 볼턴에서 팰리스로 이적했다. 하지만 주전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2015년 이청용은 팰리스에서 리그 출전 수가 6경기(118분)에 그치고 있다. 선발은 한 번뿐이었다. 올 시즌만 따지면 리그 3경기 교체 투입(합계 27분)이 전부다. 리그컵 2경기에서 선발 출전해 210분을 소화했다.
 
최근 감독의 꾸중을 들었다고 해도 윌프레드 자하는 팰리스의 간판스타다. 얄라 볼라시에는 펄펄 날고, 제이슨 펀천도 제 몫을 충분히 해내고 있다. 현 상황이 이어진다면, 앞서 언급한 세 명에게 부상 또는 이적이 발생하기 전에는 이청용의 출전이 어려워 보인다. 지금 이청용은 벤치에서 기회를 기다려도 되는 유망주가 아니다. 27세다. 최전성기 나이다. 무조건 뛰어야 한다. 잉글랜드 외에도 유럽에는 좋은 리그가 많다. 한국 축구가 아니라 본인을 위해서 그게 좋다.
 
이청용.png

 
글=홍재민,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스카이스포츠>, <비비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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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재민

축구는 재미있어야 합니다. 하든 보든 쓰든 읽든 뭐든 @jaemin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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