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explained] '무링요? 카네이로? 언론?' 논란 정리

기사작성 : 2015-08-14 0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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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 프리미어리그(EPL)의 최대 강점은 무얼까? 아마도 /'/화제 만들어내기/'/가 아닐까 싶다. 작은 불(이벤트)을 붙인 뒤에 기름(이해관계자들의 의견 제기)을 마구 붓고, 바람(언론 보도)을 기막히게 조절해 큰불(대형 이슈)로 키운다. 그리고 거대한 확성기(영어)에 대고 전 세계를 향해 "불이야"라고 외친다.
 
지난 주말 새 시즌이 개막했다. 이제 막 출발했다. 38라운드까지 가야 하니 다들 슬슬 뛴다. 총 380경기 중 이제 10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EPL의 안방 잉글랜드는 일찌감치 불타오른다. 경기장 밖에서 벌어진 첼시의 감독과 팀닥터 간 불화가 이야깃거리다. 일을 부풀리는 잉글랜드 축구계의 능력은 실로 감탄스럽다.
 
카네이로.png

# 사건 정리
 
8일 첼시와 스완지가 시즌 1라운드 경기를 치렀다. 후반전 추가시간, 2-2 동점, 첼시 공격 상황에서 에당 아자르가 쓰러졌다. 첼시의 1군 주치의 에바 카네이로와 물리치료사 존 펀이 그라운드 안으로 들어갔다. 테크니컬 에어리어에 있던 무링요 감독이 멀어지는 두 사람을 향해 격노했다. 영상에서 그는 포르투갈어 욕설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를 낸 이유는 이렇다. 이미 티보 쿠르투와가 퇴장을 당해 첼시는 10명이었다. 아자르가 치료진과 함께 사이드라인으로 나오면 9명이다. 스완지보다 2명이나 부족하게 된다. 공격하다가 역습을 당하면 곤란해진다. 경기 후 무링요는 "팀 주치의라면 경기를 더 이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아자르가 스스로 일어나야 하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 반응과 사태 악화
 
언론과 대중은 /'/약자/'/ 카네이로의 편에 섰다. 선수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자기 소임을 다했을 뿐인데, 감독에게 강한 질책을 받았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카네이로는 프리미어리그 유일의 여성 주치의다. 상대팀 팬들로부터 공공연하게 성차별 폭언을 듣기도 한다. 태생적 약자가 공개석상에서 절대 강자로부터 비난을 받았으니 대중의 동정은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다음날(9일) 일이 커졌다. 카네이로가 페이스북에서 지지를 보낸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남겼다. 평소 페이스북을 거의 하지 않는 그녀였으니 포스팅의 의도가 /'/항명/'/으로 해석되었다. 그 결과, 첼시 내부에선 카네이로에게 보직 변경 지시가 떨어졌다. 카네이로는 1군 경기, 훈련은 물론 선수단 숙소에도 출입할 수 없게 되었다.
 
무링요.png

# 엇갈리는 의견
 
여론은 무링요 감독에게 비판적이다. 특히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다. 축구의사협회의 이몬 살몬은 "그녀가 부당함을 겪고 있다"라며 카네이로를 지지했다. 이들은 의사 윤리를 강조한다. 만약 그녀가 주심의 요청을 거부했다면 영국의사위원회(General Medical Council)의 징계를 받을 수도 있다. 주심의 요청에 대한 반응이라는 축구 규정도 카네이로 지지의 근거다. 당시 영상을 보면 마이크 올리버 주심의 요청에 카네이로와 펀이 그라운드 내로 진입했음을 알 수 있다.
 
무링요 감독을 지지하는 의견도 있다. 카네이로의 전임자인 랄프 로저스(현 NBA 의료자문)는 <데일리메일>과의 인터뷰에서 카네이로의 SNS 메시지가 상황을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클럽 주치의가 스타가 되어선 안 된다. 경기는 감독과 선수가 한다."라고 말했다. 은퇴 선수 케빈 킬베인도 <비비씨(B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잘못된 타이밍에 그라운드 안에 들어가는 스태프가 가끔 있다"라며 무링요 감독의 분노를 이해했다.
 
다른 시각도 있다. 무링요 감독의 이례적 공개 비난에는 저의가 담겼다는 추론이다. 지난 시즌 내내 디에고 코스타는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생했다. 무링요 감독은 카네이로 개인이 아니라 첼시 내 의료지원팀 전체에 대해서 불만을 품었다고 한다. 가뜩이나 미운털이 박힌 상태에서 카네이로가 빌미를 제공했고, 조직 관리에 있어서 타고난 재능을 지닌 무링요 감독이 물갈이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가디언.png

# 제3자인 우리의 해석은?
멀리 떨어져 있어 우리는 좀 더 객관적으로 사태를 바라볼 수 있다. 이번 이슈에서 영국 언론의 논조를 빼놓을 수 없다. 어쩌면 대단히 중추적인 기능을 하고 있다고 봐도 좋다. 예를 들어, 당사자 중 한 명인 펀(물리치료사)에 대해서 영국 언론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오직 무링요 감독과 카네이로의 대결 구도로 몰아간다.
 
왜 그럴까? 언론시장 경쟁의 결과물로 추측할 수 있다. /'/성(性) 대결/'/ 구도로 몰아가는 쪽이 기사가 잘 팔리기 때문이다. 영국에서는 약자 차별 이슈가 큰 시선을 끈다(한국에선 너무 공공연해서 큰 뉴스가 되지 못하지만). 인종차별, 성차별 등은 소위 /'/클릭 수/'/를 보장하는 주제다. 은연중에 /'/감독 vs 의사/'/가 아니라 /'/남자 감독 vs 여자 의사/'/ 식으로 판을 짠다. 그러니 남자인 펀은 이번 이슈에서 완전히 배제되어있다. 카네이로의 /'/SNS 항명/'/의 찬반 논쟁도 거의 없다.
 
사실 이번 건의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다소 뻔하다. 무링요 감독이 원하는 대로 정리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축구 구단 내에서 감독 입지는 절대적이다. 권좌의 주인이 /'/스페셜 원/'/이라면 더 그렇다. 그런데도 무링요 감독은 시간이 흐를수록 악인화(惡人化)되어간다. 펀의 존재, 카네이로의 항명은 안중에 없다. 분위기는 계속 그녀의 등을 떠민다.
 
글=홍재민,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가디언> 8월 13일자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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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홍재민

축구는 재미있어야 합니다. 하든 보든 쓰든 읽든 뭐든 @jaeminh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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