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상암] 서울v감바: 매우 단순하고 정직했던 결과

기사작성 : 2015-05-2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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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서울월드컵경기장] 경기 전에 각종 예상이 나온다. 겉으로 드러난 내용을 근거로 삼는다. 특정 선수의 출전 여부, 선수별 장단점, 최근 결과 등이 주요 고려 대상이다. 변수가 발생하지만 축구처럼 정직한 종목도 없다.
 
FC서울은 AFC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최종전 일본 원정에서 후반 추가시간 득점으로 16강에 올랐다. K리그에서도 이제 막 잠에서 깬 듯했다. 마음고생 컸던 박주영의 필드골도 나왔다. 분위기가 좋았다. 자신만만하게 감바 오사카를 환영했다. 이런, 뜀박질만 하는 줄 알았던 /'/그리코만/'/이 골까지 잘 넣을 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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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용수 감독은 쓰리백을 세웠다. 토너먼트인 만큼 실점 방지가 중요했다. 지난 시즌의 학습효과이기도 했다. 별다른 위기 없이 전반 45분을 넘겼다. 하지만 후반 들어 오른쪽 수비가 무너졌다. 후반 16분과 28분 연속해서 오른쪽 측면이 뚫려 2골을 내줬다. 후반 40분 우사미가 쐐기를 박았다. 후반 추가시간 윤주태의 골이 유일한 위안이었다. 1-3 완패였다.
 
시작 전부터 서울에는 큰 구멍이 두 개 뚫려있었다. 중앙수비수 김진규는 부상, /'/만능맨/'/ 오스마르는 경고누적이었다. 구멍을 메우기 위해 최용수 감독은 중앙수비수를 3명 세우고, 양 옆에 김치우와 차두리를 보탰다. 오스마르의 대역은 박용우였다. 이들이 엉망진창이었는가? 아니다. 나름대로 잘해줬다. 다만 패배를 막을 만큼 잘해주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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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실점은 상대 레프트백 후지하루의 크로스에서 나왔다. 센터백들이 골문 쪽으로 쏠렸다. 위험지역에 우사미 혼자 덩그러니 있었다. 슈팅 연습에서나 나올 법한 /'/완전한 자유/'/였다. 순간적으로 이런 생각이 들었다. 혹시 오스마르였다면 저 공간을 지켜주지 않았을까? 박용우와 고명진은 뒤에서 우사미의 선제골을 구경할 뿐이었다.
 
두 번째 실점도 후지하루의 크로스 작품이었다. 똑같이 서울의 오른쪽 측면을 깔끔하게 통과해 알맞은 크로스를 올렸다. 마무리한 선수는 라이트백 요네쿠라였다. 왼쪽 풀백이 올려준 크로스를 오른쪽 풀백이 논스톱 슛으로 골을 뽑아낸 것이다. 서울로서는 농락 당했다고 해야 할 실점이다.
 
경기 후 감바의 하세가와 감독과 후지하루는 모두 /'/차두리와 맞대결/'/이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고 밝혔다. 최근 후지하루는 일본 대표팀의 부름을 받아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게다가 이날 감바의 공격 방향은 차두리 쪽에 집중되었다. 노린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차두리는 전반전 공격에 공헌했지만 수비에선 낙제점이었다. 최근 그의 경기에서 낯설지 않은 모습이다.
 
오스마르를 대체했던 박용우는 정말 아쉬웠다. 기대 이상 잘하다가 순간적으로 우사미를 놓쳤는데 하필 그 장면에서 실점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그는 2015년 K리그 신인이며 백업 멤버다. 기량을 떠나 경험과 실점 감각 면에서 붙박이 주전 오스마르보다 떨어진다. 박용우를 나무랄 사람은 별로 없다. 다만 경기 기록지가 그를 엄하게 꾸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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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반격할 무기가 별로 없었다. 수비를 단단히 하는 만큼 전방에는 숫자가 줄어든다. 그곳에 있는 김현성과 윤일록이 볼 소유, 패스 연결, 몸싸움을 모두 해줘야 했다. 수비에 치중하느라 공격 전환 속도가 부득이하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동료들이 근처에 오기도 전에 볼을 빼앗겼다. 김현성은 둔탁했고, 윤일록은 원래 스트라이커 자원이 아니다.
 
홈경기에서 서울은 왜 완패했을까? 이미 알고 있는 문제들 탓에 패했다. 나름대로 대처했겠지만 역부족이었다. 약점이 고스란히 약점으로 드러나는 바람에 공략 당했다. 구멍 난 곳으로 골이 들어갔다. 걱정했던 빈공도 걱정한 대로 빈약했다. 반대로 감바는 이미 알려진 장점으로 승리했다. 엔도의 경기 조율, 후지하루의 활기찬 오버래핑, 우사미의 결정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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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에서 서울은 3골 이상 넣어야 한다. 일주일 만에 장단점이 변하기란 불가능하다. 1차전에서 드러난 장단점을 근거로 희미한 8강행 가능성을 잡아야 한다. 상대로 서울의 장단점을 잘 안다. 경기 후 하세가와 감독은 "한국 팀과 경기를 하면 몸싸움 같은 기본적인 부분을 더 확실하게 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최용수 감독도 잘 알고 있을 것 같다. 그것이 진부한 정신력 타령이든 투박한 /'/몸빵 축구/'/든 어쩔 수 없다. 새로 뽑을 카드가 없으면 들고 있는 카드를 더 세차게 흔들 수밖에.
 
글=홍재민, 사진= FAphot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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